권영이 칼럼, 북한의 아킬레스건 (Achilles 腱)
권영이 칼럼, 북한의 아킬레스건 (Achilles 腱)
  • 권영이 기자 cow-two@hanmail.net
  • 승인 2015.10.1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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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뉴스=권영이 기자] 북한군이 비무장지대 아군 순찰로에 목함지뢰를 매설해 우리군 하사 2명의 중상으로 촉발된 남북의 군사적 대치상황은 전쟁 일보 직전까지 치달았었다. 저들은 시한을 못 박아 대북 확성기 방송을 ‘선전포고’라고 주장하며 중단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고 위협하였다. 한편으로 북의 확성기 포격도발에 우리 군도 29발의 대응포격을 가하고 "북 도발 때는 현장에서 대응 타격하라"는 박 대통령의 확고한 지시와 최고의 경계태세를 명령하였다. 이런 와중에 북의 김양건 당 중앙위 비서가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현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개선의 출로를 열기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라고 하는 사실상의 백기를 들었다. 이를 계기로 군사대결 상황이 회담국면으로 2대2 최고위급의 지루한 회담에서 공동합의문을 발표함으로 일단 긴장상태가 정리되었다.

 

권영이 부회장 / 시인

그러나 국민들이 그 합의문을 그대로 믿을까. 북한은 1991년에도 “남북 간 화해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를 교환하고 거창하게 화해분위기를 잡았으나 추진시늉만하다가 흐지부지한 전례가 있다. 그리고 이번 공동합의문을 발표하고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북한 원자력 연구원장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과 적대세력들이 무분별한 적대시 정책에 매달리면 언제든지 핵뢰성(核雷聲)으로 대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면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시사한 뒤 하루 만에 제4차 핵실험을 하겠다고 도발하였다.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한반도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핵 협박으로 축포를 쏘며 도발할 것이 예견된다.

 

북한은 참 뻔한 거짓말을 하는 알 수 없는 집단이다. 하기야 그들은 앞에서는 화해운운하면서 뒤로는 잠수정을 침투시키는 위장전술로 우리 측을 곤경에 빠뜨렸던 전과자다. 목함지뢰를 몰래 설치하고 앞길이 구만 리 같은 대한민국 두 청년의 발목을 날려버리고,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확성기를 조준 타격하겠다며 인근에 포탄을 날려 포격도발을 하고는 쏘지 않았다며 ‘오리발’을 내미는 국가랄 것도 없는 비겁하고 한심한 집단이다. 이번 확성기 방송 재개는 그들의 ‘최고 존엄’ 김정은의 아킬레스건인 치명적 약점을 건드렸다. 고모부를 비롯하여 수많은 측근을 고사포로 시체까지 훼손하는 극악한 숙청 등 인권 말살적인 실정과, 굶주림을 피해 탈북한 난민들이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 유리걸식하며 여자들이 몸까지 팔며 연명하는 소식이 성능이 좋은 확성기로 북한 군인과 인민들에게 퍼져가는 것을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누가 확성기 방송을 보복수단으로 제안했는지 국가적 포상을 내릴만한 수훈갑의 조치였다. 왜냐하면 그들은 확성기 방송에 오금이 저리고, 정권의 뿌리를 흔들어버리는 핵폭탄 같은 위력이었다. 북한은 무박 4일 동안의 피를 말리는 납북고위급 회담에서 북측의 확성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얼마나 큰지 평소의 북한대표들 같았으면 진즉에 회담을 깨고 나갈 상황이 여러 번 있었지만 아마도 회담 진행상황을 CCTV로 김정은이 보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의 아킬레스건을 팽개치고 뛰쳐나가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고사포 숙청이 기다리고 있음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북 대표들은 확성기 중단문제를 이틀간이나 끌면서 확성기 방송만 중단하면 박대통령의 여러 제안도 받아들일 수 있다며 확성기 완전철거를 앵무새처럼 주장하였다. 그러나 박대통령의 확고부동한 도발사과와 재발방지책을 강구하라는 지시에 도발주체도 불분명한 유감표명으로 아리송하게 합의문을 끝냄으로 우리의 가공할 심리전 무기인 확성기 방송만 중단하게 되었다. 물론 협상에는 상대가 있는 만큼 합의에 평가절하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궁지에 몰린 북한의 목을 더욱 조일 수 있는 상황을 놓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정은의 아킬레스건인 대북 확성기 방송을 협상무기로 양보함 없이 더욱 밀어붙여 북한의 도발의지를 완전 제압할 결정적 기회를 놓친 것이 정말로 아쉽다.

 

이번 사태를 돌아보면 확성기 방송 중단에 매달리고 방송심리전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것이 노무현 정권초기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것은 적을 돕는 이적행위로서 참으로 한심한 결정이었다. 북한의 전쟁협박은 확성기 방송 중단을 위한 협상용이었지 실제적으로 전쟁을 할 의도는 아예 없었다고 보인다. 그 당시 한미연합훈련 중이었고, 중국도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전승절 행사에 북한의 도발을 경계하고 있었음으로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상황은 아니었다. 그리고 지뢰와 포격도발로 남남 갈등을 유발하고자하는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박근혜 대통령의 확고한 전쟁불사 의지와 모처럼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고, 북한의 도발에 맞서 자발적으로 전역을 연기한 장병이 86명이나 나온 것 등이 북한을 압박하고 있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북이 겁먹은 것은 국민의 단합된 모습이었고 연일 전쟁협박을 해도 생필품 사재기는커녕 이번에는 본때를 보여주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러한 단합된 힘이 박 대통령의 흔들림 없는 원칙주의에 힘을 실어주고 전쟁협박에도 의연히 대처하여 사과를 받아내고 깡패정권의 암묵적 패배를 인정하게 한 깔끔한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의 표리부동한 술책을 잊지 말고, 이번 사태를 통해 김정은 정권이 북한주민들에게 진실이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대북확성기가 큰 위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합의서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면서 “비정상적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이라는 조건을 달았기 때문에 북이 어떤 “비정상적 사태”를 유발하면 언제든 방송을 재개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여 사실상 재발방지 효과를 낼 수도 있음이 다행스럽다. 남북은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하였고 추석을 맞아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것이다. 어느 정도 남북화해 국면이 도래하면 어떤 도발을 해 올지 예측 불가능한 집단이란 것을 염두에 두고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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