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것 복원하며 선조의 지혜 배우다.”
“옛 것 복원하며 선조의 지혜 배우다.”
30년 전통 목공예 외길, 울산 지역 대표 작가로 명성
  • 대한뉴스
  • 승인 2008.05.0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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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는 전통공예 기능의 계승발전과 우수공예품의 상품화를 유도하기 위해 구·군 추천을 받은 22개 업체 가운데 서류심사, 현지 확인 등을 거쳐 10개 업체를 ‘2008년 울산광역시지정 공예업체’로 선정했다. 선정된 업체를 분야별로 보면 도자공예 3, 금속공예 2, 한지공예 2, 섬유공예 2, 목칠공예 1개 업체 등이다. 이번에 선정된 시 지정업체는 오는 7월 4일부터 6일까지 울산시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리는 제11회 울산광역시공예품대전 전시회 기간 동안 시민(관람객)을 대상으로 향토성과 현대적 디자인이 결합된 우리지역의 우수한 창작공예품을 선보이게 된다. 또 오는 10월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리는 ‘제38회 전국공예품대전’ 참가자격이 부여된다. 본지에서는 이들 중 지난 30여년간 전통 고가구의 복원 및 재현에 심혈을 기울이며, 마침내 고가구 분야 명인(名人)으로 칭송받는 한얼고가구(울산 울주군 삼남면 교동리)의 김종필 대표를 만나보았다.


17세 때 목공예 입문, 산전수전 다 겪은 최고 장인(匠人)

한얼고가구의 김종필 대표는 17세에 목공예에 입문하여 평생을 나무와 함께 살아온 말 그대로 장인(匠人)이다. 당시 대다수의 가정에서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가난했던 시절, ‘대학에 진학하지 못할 바에야 기술을 배우는 게 낫다.’며 집을 뛰쳐나와 목공예를 시작한지 어언 30여년이 넘었으니 김 대표의 집념도 참으로 대단하다. 김 대표는 부산과 진주 등지에서 약 7년간을 유명하다는 목공예 기술자를 찾아다니며 기술을 배웠다. 그러던 중 우리 전통의 멋이 고스란히 담긴 고가구에 관심을 갖게 되고 고가구 복원·제작 업체를 창업하였다. 창업 초기 김 대표의 기술이 알려지며 일본에도 제품을 수출하는 등 승승장구 했으나, 1987년 뜻하지 않은 자금난에 부딪히며 부도를 경험하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장인(匠人)을 제대로 대접하지 않던 사회 풍조가 있었기에 포기할 만도 했지만, 김 대표는 ‘우리 전통 공예가 갈수록 사라지는 시점에서 나 하나라도 이를 보전하고, 알려야 하지 않겠나’ 하는 심정으로 그 길을 포기하지 않았고, 그 결과 90년대 중반에 들어 재기에 성공하였다.


2007 울산광역시 공예대전 대상 수상

현재 한얼고가구는 우리 전통 목가구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널리 알리도록 연구, 노력하고 있으며, 옛날 조상들의 훌륭한 작품을 그대로 재현하는데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울러 골동품 수리 및 전통인테리어(전통찻집)도 진행하고 있으며, 안방가구도 주문제작하고 있다. 한얼고가구는 고려, 조선시대 옛 가구의 모습 그대로 재현하며 현재 시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모습으로 재창출함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사용하는 모든 재료 구입을 옛 물건에서 훼손되고 파손되어 못 쓰는 가구의 재료(느티나무, 해송, 육송, 참죽, 먹감, 포구나무 등) 중 재활용 가능한 것들만 모아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옛 선조의 얼을 작품에 담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대추나무소반과 먹감나무애기장 등이 있는데, 대추나무소반은 우리 조상의 얼과 선비의 굳건함을 상징하며, 상판은 연꽃을 형상화 하여 생명 연장을 의미한다. 다리발은 선비의 절개를 뜻하는데, 강직하고 온화함에 있어 대추 다드미 재료를 사용하였으며, 나무가 고재임에 있어서 뒤틀림도 없다. 전혀 취색을 하지 않고 기름만으로 문질러 자연스러운 은근한 색감이 느껴진다. 김 대표는 소반 작품을 주로 제작하고 있는데, 지난 ‘2007년 울산시공예대전’에 연꽃을 상징하는 ‘연화소반’을 출품하여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느티나무에 상감기법으로 무늬를 넣은 연화소반은 상판은 직선에서 곡선으로 구성했고, 연화와 함께 부드러움을 강조했다. 운각은 직선으로 표현했다. 재료는 느티나무를 사용하여 틀림을 방지하고, 옻칠을 해서 질감을 좋게 했다. 상판은 죽절과 당초무늬를 넣어서 생명을 연장케 하였다. 김 대표는 “소반이라는 소재는 평범하면서도 우리 조상의 삶과 선비의 기상을 담기에 부족함이 없어서 작품으로 주로 제작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힌다. 한편, 먹감나무애기장은 작품 전체에서 동양화, 산수화 같은 정취가 느껴진다. 문짝은 동산에 범나비가 앉은 모습을 형상화했고, 알판은 들판을 상징한다. 이를 통해 선조들이 가구 하나에서 깊은 뜻을 담았던 사실을 견주해 볼 수 있다.


“생활 공예로 우리 전통 계승 앞장 설 터”

김 대표는 사람들이 전통 공예품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 아쉬워한다. “전통 공예는 과거 우리의 생활 그 자체였으며, 기능면에서나 디자인면에서도 서양 공예품과 견줄 때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사람들이 전통 공예품을 어렵게 생각하는 것은 전통의 멋을 상술로만 이용해 고가 상품만을 양산하는 일부 업자들의 행태에도 문제가 있습니다.”라고 지적하며 “우리의 멋이 진정 사람들에게 널리 사랑받게 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쉽게 구입하고, 애용할 수 있도록 생활 공예품이 많이 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향후 김 대표는 전통 목공예의 활성화를 위해 자신의 기술을 널리 보급하는데 주력할 뜻을 밝히며, 책자도 출간하여 자신의 노하우를 후진에게 남기고자 하는 포부를 밝혔다. “유능한 기술자들이 많이 나와서 좋은 제품들이 사람들에게 널리 퍼져는 것이야말로 우리 전통의 멋이 사라지지 않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라고 밝히는 그의 말을 통해 진정한 장인(匠人)으로서의 깊은 사명감과 무한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취재/송대원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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