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뉴스=김병호 대기자] 황진이는 연산군 말기에 태어나 중종17년쯤 ‘절세가인’이란 애칭과 함께 숫한 남정네들의 애간장을 녹인 조선시대 명기였다. 그녀의 시조 ‘동짓달 기나긴 밤을’등은 초·중·종장까지 임을 그리는 애타는 마음을 전했다.
그 일화중에 황진이의 미모에 홀딱 반해 상사병으로 신음하다 죽음까지 이른 총각의 넋을 달래주기 위해 속옷까지 벗어 총각의 상여에 걸쳐준 황진이의 도량 또한 후세사람들에게 널리 회자되고 있다.
조선시대 4대 기향 특색으로 서울기생은 돈 쓸 줄 아는 남자, 대구기생은 남자인품, 평양기생은 재산정도, 개성기생은 멋진 남자를 확인했다고 한다.
평양기생에 빠진 남자들 치고 알거지가 되지 않은 사람이 드물었다. 황진이는 개성기생답게 돈이나 권력을 보고 남자를 택하지 않았다. 자기 맘에 와 닿지 않으면 천금을 가져와도 사절했다고 한다.
당대 이름 꾀나 있는 선비들에게 교태를 부려 그 ‘허명’을 깨트리는 개성기생답게 돈, 권력, 외모보다 멋을 중시했다. 황진이는 자기 멋과 조화가 되는 상대를 ‘포지셔닝’ 한 것 같다.
조선 최고 ‘완판녀’인 황진이는 오늘날까지도 기품과 절개를 갖춘 수준 높은 만능 ‘엔터테이너’ 로 각인되고 있다.
현실은 황진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정형술 발달로 웬만하면 전부 황진이다. 이제 애간장을 태울 일도 알거지가 될 일도 사라져 버렸다. 도시의 밤거리를 주시해 보면 누가누군지 얼굴만 보고 식별하기조차 힘들 지경이다.
이렇듯 정치인의 정치행보도 이와 유사한 점이 있다. 그 얼굴에서 나온 말이나 저 얼굴에서 나온말이나 식별하기 힘든다. 더욱 배꼽을 잡게 만드는 것은 자신의 족적은 뒤로한 채 남의 족적을 보고 폄훼하기 일쑤다.
실적이 없는데 돌아서면 허언부터 한다. 작금의 제천지방 정치풍토가 코미디 같다. 민선5기때 제2산단분양률이 이미 85%였다는 사실을 시민들은 다 알고 있다. 당시 주무과장으로 있던 과장이 지금 국장자리에 있다.
그러나 제천시장은 모 인터넷 매체 인터뷰에서 민선5기때 50%대였던 기업유치를 민선6기에 100%달성했다고 허언을 하고 있다. 또 교동벽화마을 관광객이 한 달에 3천명이나 몰려든다고 했다. 무슨 자료를 바탕으로 시민을 우롱하는지 기가 막힐 노릇이다.
차라리 황진이의 ‘포지셔닝’을 한 수 배우고 나서 선비마음을 조작하는 ‘마케팅’을 모방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싶다.
인간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자기 미화를 하고 남에게 아름답게 보이려는 본능에 가까운 면이 누구에게나 있다. 그렇지만 너무 지나치게 과대포장하거나 허언을 하면 사람같이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황진이 방법의 ‘유니크’한 리더로 재탄생하되 평양 기생들처럼 재산정도를 보고 거래를 하는 속검은 짓은 후일을 기약하기 어렵지 않나. 자신을 추켜세우지 않아도 사실에 근접하면 남이 먼저알고 콜을 보내는 것이 현실이다.
비전은 앞으로 나가야할 방향제시라고 보면 된다. 제천시 정책비전이 불투명하고 허언이나 늘어놓는 리더가 있다면 시민의 불행으로 귀결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불행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권력다툼과 수탈에 눈먼 관료상이 아닌 시민과 괴리가 발생하지 않는 지방자치행정시대가 뿌리를 내려야 한다. 행정에 눈뜬장님이 각자의 능력을 구체적으로 현실화 할 수 없는데도 측근이라는 이유로 기용하여 허송세월을 보내게 해서는 안 된다.
‘민심이 천심’이라고 이미 시민들 마음은 시정에 대한 불신과 불만으로 서서히 멀어져 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레인메이커’를 요구하고 있다. 즉 시장의 직위는 시민을 위해 높은 매출실적과 우량고객을 끌어들이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분야가 시장이 하는 일이고 기업으로 말하면 CEO가 책임질 분야, 다시 말해 ‘레인메이커’가 되어야 한다. 황진이가 벽계수를 유혹하듯 시장도 시민에게 인정을 받으려면 성과물을 내놓아한다. 입으로 만리성을 쌓아봐야 빛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는다. 차라리 ‘명월이 만공산 할 제 쉬어 간들 어떠리’로 끝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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