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칼럼> 제천시 VS 허수아비
<김병호칼럼> 제천시 VS 허수아비
  • 김병호 기자 kbh6007@hanmail.net
  • 승인 2016.05.1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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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뉴스=김병호 대기자]아직 가을은 멀었는데, 누런 황금들녘에 참새 떼가 줄지어 날아다니고 허수아비가 가을바람에 너풀너풀 춤을 춘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앵무새 때가 연일 허수아비의 춤사위 따라 쫑알거린다.

 

220만원씩 앵무새들은 월급도 받는다. 주인 격인 허수아비가 내 따라하면 그렇게 주겠노라고 앵무새주인을 찾아가 읍소한 결과물이라고 전해진다.

 

그 앵무새들은 주인이 바뀌면 토라앉아 비난하고 있다가 또 220만원씩 주면 쫑알거린다. 새로운 주인이 나타나 220에서 ‘더블’하면 더 쫑알거리겠지. 앵무새의 노랫말 따라 제천시는 허수아비와 함께 추수도 못해보고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지 않겠나.

 

온갖 미사여구와 립 서비스의 전문가인 허수아비는 ‘가을이여 영원히’를 외치겠지만 ‘엘니뇨’와 ‘라니냐’현상으로 겨울은 빨리 찾아오겠지. 그 허수아비는 입술에 650마력 트윈터보엔진을 얹었다 하더군.

 

지난시절 대형가수 윤 아무개 씨의 노랫말이 생각나, “내가만약 외로울 때면 내가 내가 너의 벗되리.” 하고 노래하던 그 가수가 생각나. 누가 알았나? 허수아비인줄. 그 노래제목이 ‘여러분’인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지난 이른 봄 경남 산청에서 지리산 정상을 향해 첫 발을 옮길 때 중산리 벚꽃터널을 지나 산행하던 때가 생각나. 법계사 길목 순두류까지 운행하던 버스가 있던데, 자기가 무슨 산악인 행세를 한다고 중산리에서 정상까지 갔다.

 

내려오는데 양다리에 마비증세가 오고 무릎이 아파서 콧물 눈물 함께 흘리며 하산하고 보니 열 시간이 넘게 걸렸다. 환갑, 진갑 다 지난 나이에 팔자에 없는 산행을 계속하고 있다. 다음 주는 덕유산 산행이 예정돼 있다.

 

산악인들이 필자를 보고 허수아비 춤추네 하지 않겠나? 젊은이들에게 감히 전하고 싶은 말은 “사람은 겪어봐라”이 말만 꼭 전하고 싶다. 온갖 미사여구와 립 서비스를 한다 해도 겪어보지 않고서 속단하지 말기를 부디 전하고 싶다.

 

미국 하버드대를 나왔다 해도 학교를 그렇게 나왔지 인간됨됨이가 하버드대를 나온 것은 절대 아니다. 인생 육십에 깨닫고, 세상지혜를 말하고 싶다. 교과서에 적힌 고급단어만 나열해서 독자들로 하여금 공감대를 형성한다 해도 필자의 체험담이 더 우선이지 싶다.

 

누렇게 익은 곡식을 참새 떼가 덤벼들어 망칠까 두려워 세워놓은 허수아비가 참새 눈에 사람같이 보여서 과연 참새가 도망 다닐까? 요즘참새는 꾀가 많아서 허수아비를 허수아비로 밖에 보지 않는다는 것.

 

그런데 참새만도 못한 필자는 허수아비를 사람으로 본 것이 ‘낭패’가 됐다. 점점 침몰해가는 제천시를 어떻게 하나. 소백산 산행 길에서 하산하다 보니 단양시가지는 온통 관광객들로 붐비고 쏘가리 낚시대회가 열려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제천 이마트 입구에 들어서니 을씨년스런 도시의 분위기가 침체의 늪에서 한 치 양보도 없이 퇴보하는 기류가 필자의 양어깨를 짓누르는 안타까움을 어찌 할꼬.

 

어서 가을이 오기 전에, 앵무새가 더 쫑알거리기 전에, 누런 황금들녘을 지나 허수아비 없는 들판에 서고 싶다. 제천시민들은 제발 립 서비스 전문가인 허수아비 춤에 더 이상 현혹되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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