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 법원은 지난해 10월 발 냄새가 지독하다는 이유로 룸메이트와 말다툼 끝에 상대방을 칼로 찔러 살해한 한 남성에게 징역 35년의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이 남성은 자신의 행동이 정당방위였다고 항의하며 고함을 쳤다고 한다. 어이없는 참극이기는 하지만, 발 냄새가 얼마나 지독했으면 그랬을까?
을지병원 피부과로 부터 발냄새에 대한 모든것을 알아보았다.
피부의 특정 부위에서 땀으로 인해 냄새가 나는 것을 의학적으로 ‘취한증’이고 한다. 발에서 냄새가 나는 ‘취한증’은 지나치게 발에 땀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 하지만 본래 땀은 누구나 나는 것인데 왜 특정인에만 냄새가 나는 것일까?
우리의 발바닥은 620여 개의 땀샘이 있는데, 활동이 많은 낮 시간 동안에는 신발 속에서 밀폐된 상태로 있기 때문에 땀이 많이 나게 되고 이러한 상황에서 세균이 번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마련된다. 또한 신발, 양말, 발가락 사이에 축축하게 땀이 차면 피부 맨 바깥층인 각질층이 불게 되고 세균은 땀에 불은 각질을 분해하면서 악취가 나는 화학 물질인 ‘이소발레릭산’을 만들어내게 된다. 이때 발바닥의 각질층에 무수한 작은 구멍이 나는 소와각질융해증이나 무좀 등의 피부질환이 동반되기도 한다. 그러나 땀이 많다고 해서 모두 발 냄새가 심한 것은 아니며 개인마다 각자의 몸에서 발생한 ‘이소발레릭산’ 등의 화학 성분이 얼마나 큰 휘발성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서 냄새의 정도가 달라진다.
발바닥 땀, 감정에 의해서도 유발
무좀과 발 냄새가 함께 있는 경우도 있지만, 발 냄새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무좀이 있는 것은 아니다. 발 냄새는 세균에 의한 것이고 무좀은 곰팡이균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또한 발 냄새는 땀이 많은 여름철에 가장 심하지만, 꼭 계절을 타지 않고 사시사철 계속된다. 왜냐하면 발바닥에 땀이 나게 하는 요인은 온도의 자극과 감정에 의해서도 유발되기 때문이다.
발 냄새는 대부분 땀이 과다하게 분비되는 경우 잘 발생하는데, 때문에 일반적으로 활동량이 많은 남자가 여자보다, 그리고 10대와 20대가 30대 이상보다 발 냄새가 심하다.
이런 이유 외에도 다른 질환으로 발 냄새가 악화되거나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 즉 다한증과 같이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리는 질병 뿐 아니라, 지나친 긴장이나 스트레스, 운동 등도 다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당뇨병, 갱년기 증후군이나 갑상선 기능항진증과 같이 내분비 질환이나 결핵, 간질환, 비만, 폐경, 뇌손상 등도 다한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식은땀을 많이 흘리면 결핵을 의심할 수 있고, 땀을 흘리고 난 뒤 속옷이 누렇게 변해있으면 간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발 관리가 발 냄새 없애는 비결
발 냄새가 심한 경우 땀구멍을 수축시켜 땀이 덜 나오도록 하는 염화알루미늄 클로라이드 로션을 바르거나 발바닥 부위에 약한 전기를 통해주는 전기영동치료를 하는 방법이 있지만, 일반적인 경우에는 발 관리를 잘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평소 항생제가 포함된 비누로 발을 깨끗이 잘 씻어준 다음 발가락 사이까지 깨끗하게 건조시키도록 해야 한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각질이 불어 잡균이 번식하기 쉬운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발은 가급적 따뜻하게 유지하고 외출할 때는 파우더를 발라주어 땀을 조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양말은 땀 흡수가 좋은 면 소재의 양말을 신는 것이 좋으며, 신발도 여러 개를 번갈아 신는 것이 좋다. 회사원이라면 사무실에서는 슬리퍼로 갈아 신고 신은 구두는 안쪽을 알코올로 닦아주고 해가 들지 않는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건조시키면 냄새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이밖에도 스트레스나 긴장감 또한 땀 분비를 촉진시키므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체질적으로 땀이 많은 다한증이나 비만, 갱년기 증후군, 갑상선 기능 항진증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는 다한증 수술이나 내과적인 치료가 선행되어야 한다.
여현미 객원기자
OFF Line 내외대한뉴스 등록일자 1996년 12월4일(등록번호 문화가00164) 대한뉴스 등록일자 2003년 10월 24일 (등록번호:서울다07265) OnLine일간대한뉴스 등록일자 2008년 7월10일 (등록번호 :서울아00618호)on-off line을 모두 겸비한 종합 매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