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 앞을 모르는 인생
한치 앞을 모르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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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0.1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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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뉴스] 사람들은 오늘도 세상 돌아가는 것을 다 알고 있는 양 의기양양하게 뭔 일이야 있겠느냐는 듯 거리를 활보한다. 신라의 고도 경주가 5.8의 강진에 마구 흔들리더니 이후 430회를 돌파한 여진에 주민들이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불국사가 흔들려 기왓장이 벗겨져 깨지고 천년을 버텨온 첨성대도 흔들거렸다. 지진은 남의 나라에서나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하고, 일본에서 2011년 9.0의 대지진으로1만 5천여 명의 사망자와 2500명의 실종자를 내고 후쿠시마 원자로가 파괴되어 죽음의 땅으로 변해가는 것을 보고도 설마 우리나라까지 지진이 날 줄은 누가 예측할 수 있었겠는가. 이런 천재지변 앞에 인간은 왜소하기 만하다. 성경에 보면 ‘민족이 민족을, 나라가 나라를 대적하여 일어나겠고 처처에 기근과 지진이 있으리니 이 모든 것이 재난의 시작이니라’라는 주의 임하심과 세상 끝 날의 징조가 기록되어 있어 창조주의 재림의 날을 다시 생각해 보기도 한다.

 

대한뉴스 권영이 부회장ⓒ대한뉴스

몇 년 전에 서울 강남 도심에 104년 만에 하늘이 뚫린 것 같이 쏟아지는 무서운 폭우를 보았다. 천둥 번개가 내리치며 물 폭탄으로 순식간에 자동차가 둥둥 떠내려가는 것을 상상이나 했겠는가. 어느 누가 자기 자동차가 물에 잠겨 떠내려가는 것을 꿈이나 꿨겠는가. 우리들의 쉼터로 늘 아침마다 오르던 푸른 강남의 우면산이 인간들의 겁 없이 파헤치는 오만함에 그토록 화가 나서 거센 물살로 나무를 뽑고 바위를 굴려내려 늘 안전하리라던 고급아파트 창문을 사정없이 뚫고 들어와 평온하던 거실에 황토물의 거센 흙더미가 바위를 굴려 처 들어와 목숨을 앗아가고 사람을 혼비백산하게 만들 줄을 상상이나 했겠는가. 우면산 기슭 공기 좋고 물 좋은 길목, 넓은 잔디밭에 아름다운 조경으로 값나가는 나무를 심고 집을 지어 천년만년 살고지고 근심 걱정 없던 평온한 고급 주택가로 상상도 못하던 큰 장대비가 급물살로 지하실에 물이 넘쳤다. 이에 놀란 안방마님이 내려가 뭔 일인가 지하실 문을 열다가 사정없이 밀려오는 쓰나미 같이 흘러내리는 흙더미에 묻혀 참으로 애석하게 유명을 달리하였다. 신문기사를 읽으며 나는 한참동안 파노라마와 같은 여러 상념에 빠져 정신을 놓은 적이 있었다. 아침에 정성껏 밥을 차려주고 잘 다녀오시라고 배웅하던 아내가 저녁에는 말없이 병원 영안실에 누워 있다면 그 남편의 참담하고 황망함을 어찌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그 망연자실함에 아내의 활짝 웃는 얼굴의 영정을 놓은 영안실로 바로 들어가지 못하고 털석 영안실 입구에 놓인 의자에 주저앉아 “이럴 수야~!”하고 외마디를 한숨같이 내뱉으며 한치 앞의 일을 모르는 인생의 연약하고 무지함에 ‘그렇구나!’하고 고개를 숙였다. 어디 그뿐이던가. 장학퀴즈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아나운서가 뭔 일인지 몇 년간을 소식도 없이 한참을 안보이더니, 느닷없이 조선일보 ‘WHY?’ 주말 토요섹션에 노란 개나리꽃을 배경으로 활짝 웃는 모습으로 얼굴을 보였다. “모처럼 걷는 덕수궁 돌담길에 개나리가 활짝 피었다. 봄비를 머금어 더욱 선명한 나무들의 연둣빛 새순을 차인태는 감동어린 눈빛으로 바라봤다”라는 사진의 설명과 더불어 “눈물로 푼 내 인생의 ‘장학퀴즈’이제야 활짝 웃는 법 배웠죠.”라는 제하에 그 선배가 2년간 암 투병을 하고 이제는 다시 20년 만에 마이크를 잡았다는 인터뷰 기사를 꼼꼼하게 읽어보았다. 선배는 의사가 림프암 선고를 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말을 듣고 “왜, 지금 나여야 할까. 지나온 삶을 생각하며 구순의 노부모를 떠올리자 심장이 비틀어지는 듯 아팠고 화가 낫다.”라고 말을 꺼내며 길고도 고통스러운 암투병기를 잔잔하게 풀어간 이야기를 읽어 본적이 있다. 그가 내 가슴을 때리는 한마디를 하였다.

 

“나 또한 자연 앞에 얼마니 하잘것없는 인간인가. 퇴원 후 친구를 만나러 가는데 내 손으로 와이셔츠 단추를 모두 채우고 나서 울었다. 야, 차인태! 니가 와이셔츠 단추를 혼자 채웠어. 칭찬하면서 울었다.”라는 고백에 사람들은 얼마나 큰 시련을 맛보아야 인간의 나약함을 깨달을까? 오늘도 고급 레스토랑과 주점에 이 저녁에 마시고 웃고 떠들며 내일을 모르며 천정부지로 솟구치는 나약한 인간들의 만용과 욕심을 본다. 가을이면 전국에서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오는 경주의 유스호스텔 주인이 지진을 겪고 넋이 나간 듯한 얼굴로‘올 가을에는 수학여행 오는 학생들 얼굴이나 보겠느냐’는 자조적 탄식이 한순간에 재난지역으로 변하여 관광 산업으로 먹고살다가 살길을 걱정하는 경주 상인들의 탄식소리로 들린다. 내일일은커녕 한치 앞의 일도 모르는 나약한 인생임을 깨달은 겸손한 마음이 되어, 지금 살아있음에 가을창공을 바라보며 숨을 들이쉬는 것도 감사한 이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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