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사 보인스님, 자연환경 보존과 인간愛(사랑)의 표상
용문사 보인스님, 자연환경 보존과 인간愛(사랑)의 표상
  • 김남규 기자 wolyo@korea.com
  • 승인 2017.03.1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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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뉴스=김남규 기자]서기 913년, 신라 신덕왕 2년 대경대사가 창건한 용문사는 고려 우왕 4년(1378) 지천대사가 개풍 경천사의 대장경을 옮겨 봉안한 곳이며, 조선 태조 4년(1395) 조안화상이 중창한 역사 깊은 사찰이다. 특히 경내에는 권근이 지은 보물 제531호 정지국사부도 및 비와 지방유형문화재 제 172호 금동관음보살좌상, 천연기념물 제 30호 은행나무가 있는데, 이 중 은행나무는 특별히 양분을 공급하지 않고 다만 음력 3월 3일에 나무에 막걸리 한 잔을 줄 뿐임에도 불구하고 그 수명이 상당히 긴데, 이는 생명이 원래 긴 은행나무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자연재해로부터 영향을 덜 받는 명당의 터 덕분이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태풍 등의 자연재해로부터 비교적 피해를 받지 않는 양평군에서도 산자락에 위치한 용문사는 나무에게 가장 중요한 물이 바로 옆 계속에 흐르고 있으며, 그 뿌리가 계속에 닿아 식물이 살기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또 용문사의 은행나무는 절간을 피해 뻗은 다른 쪽의 뿌리가 화장실 쪽으로 닿아 있어 흙으로 된 정화조에서 지속적으로 양분을 흡수하기에 자연과 함께 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명당’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이다.

 

ⓒ대한뉴스

터의 보존과 자연경관 유지에 힘 써

 

이처럼 좋은 터와 오랜 역사를 지닌 용문사를 관리하는 보인스님은 최근 주변에 전철역이 개통됨에 따라 관광객이 늘어났기에 사찰의 유지와 관리, 그리고 관광객들의 편의를 증진시키는 데 힘쓰고 있는데, 이에 보인스님은 “전철역이 최근 개통되고, 만65세 이상은 입장료가 무료이기에 평일에 연로하신 분들이 부쩍 많이 찾고 있는데, 대부분은 절 주변의 잘 보존된 자연풍경을 만끽하기 위해서 오시고 있습니다” 고 말하면서 “특히 용문사는 100만 평의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를 약 1,000여 년 동안 완벽하게 자연상태로 보존하여 개인이나 큰 기업체가 운영했다면 이미 개발로 모두 없어지고 말았을 자연환경과 천연기념물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고 강조했다. 즉, 일반인이나 영리기업과 달리 스님들은 부처님이 계신 곳은 절대 건들지 않으며 영리를 추구하지 않으니,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 가급적 자연 상태를 보존·유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불교의 자연보존 원칙을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산의 자연을 지킨 것은 ‘불교’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인스님은 또 “불교가 위대한 이유는 자연과 어우러진 그대로의 경관을 유지하며 이와 더불어 생명을 사랑하고 불교 교리에 입각해 최소한의 개발만을 진행하는 데 있습니다. 이러한 원칙은 비단 용문사 뿐만 아니라, 모든 사찰이 그럴 것입니다” 고 이야기 하며 “불교는 어떻게 보면 조상님들이 후손들에게 남겨준 ‘역사 속의 생명의 가치가 있는 것들’ 이라고 볼 수 있지요”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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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몇 몇 스님들은 절이 지어지는 터는 대부분 좋지 못한 자리라고들 하는데, 보인스님은 이러한 편견들에도 불구하고 스님들의 절실한 기도가 있다면 좋지 않은 자리도 좋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생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가 없듯, 스님이 좋아서 시작한 사찰 생활

 

서울에 소재한 건국중학교를 다니고 한양공고를 졸업한 뒤 20세가 되자마자 사찰생활을 시작한 보인스님은 15살 즈음 한 시간을 걸어 학교를 갈 때면 반드시 건국대학교 내에 위치한 호수를 지나야만 했다. 보인스님은 이 호수를 지나갈 때 마다 아무 이유 없이 ‘인생은 무엇인가’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고, 이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성찰을 하게 되었다. 이후 학교도 가지 않고 밥만 먹으면서 일주일 동안 호수를 보고 있자니 문득 “도를 닦고, 스님이 되는 것이 나의 길이다” 라는 생각을 하여 무작정 사찰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다.

 

보인스님은 당시를 회상하며 “집안이 불교도 아니고 당시 스님이 되기로 결심한 데에는 정말 별다른 이유가 없었습니다. 제 단짝친구에게 고민을 말하며 제 자신이 스님이 될 경우 엄마에게 옷을 가져다 주라고 부탁까지 했습니다” 고 이야기 하며 “그렇게 찾아간 곳이 경기도 청평에 위치한 슈퍼마켓이었고, 이후 절을 물어 개울을 건너고 배를 타 한 절을 찾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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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절에 계시던 연륜 있어 보이는 할머님은 저에게 너무 어려서 중이 될 수 없으니 돌아가라 하셨고, 이에 집에 돌아가 어머님에게 이러한 사실을 고하자 크게 분노하신 적도 있었죠” 라고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스님이 되고 싶었던 보인 스님은 고등학교 2학년이 되고 혜인사로 다시 찾아갔으며, 이 당시 교무스님은 보인스님에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졸업장을 들고 오라”는 말씀을 했는데, 이에 보인스님은 졸업장을 들고 정말로 혜인사로 찾아가 본격적으로 스님 생활을 하기 시작한다.

 

이후 쌀도 씻고 설거지를 하는 등 잡일로 사찰생활을 시작한 보인 스님은 법주사에서 공부를 하면서 1991년에 티베트를 다녀오기도 했는데, 보인스님은 또 “당시 티베트 전체에 자동차가 5대 밖에 없을 때인데, 그곳을 다녀와서 티베트 불교의 신비함을 많이 느끼고 왔습니다. 특히 염불을 외는 소리는 이승에 있는 사람이 아닌 것 같이 저음으로 내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고, 염습한 시체를 독수리의 밥으로 쓰도록 내버려두는 장례 풍습 역시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죽음을 대하는 태도가 문화에 따라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죠” 라고 말했다.

 

지역사회 발전과 소외된 이웃을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 제시

 

양평에 온 뒤 종합사회복지관을 10년 넘게 운영 중인 보인스님은 지역 사회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면서 단 돈 10만 원 이라도 교육환경 개선이나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용문사 은행나무 앞 소원지에서 나온 관광객들의 기부금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심하는데, 이는 2014년 11월에 보인스님이 주지스님이 되고 15년 1월 1일이 되어 은행나무 앞에 노란 종이를 붙여 템플 스테이 참가자들이 이곳에 소원을 적고, 소원지를 거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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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계속해서 관광객들이 소원지를 달라고 요구하는 탓에 보인스님을 6개월간 고민을 거듭한 뒤 소원지 대량생산을 제의해서 관광객들로부터 일정 수준의 금액을 받기로 하고, 이렇게 관광객들로부터 받은 기부금을 모두 지역사회 발전에 사용하기로 결심한다. 물론 기탁된 돈은 모두 지역사회 발전에 사용될 것이라는 명시를 미리 해 두어 오해를 사지 않도록 했으며, 이를 통해 보인스님은 1년 동안 700만 원 정도의 기부금을 보아 일주일 마다 통장을 통해 이를 지역사회에 기탁해 왔다. 여기에 보인스님의 사비 300만 원을 더해 기탁하였는데, 이렇게 돈을 기탁하면서 보인스님은 여러 사람의 소원이 담긴 깨끗한 돈을 좋은 목적에 사용하니 모두가 좋은 일인 것 같다면서 앞으로 기부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처럼 평생을 자연 보존과 지역발전, 소외된 이웃을 생각하며 살아온 보인스님. 그는 스님 생활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냐는 질문에 “다른 직업은 가져본 적이 없으나, 모든 직업은 흥미를 느끼면 성공하게 됩니다. 저는 스님이 재미있고, 그래서 후회 없이 이 곳 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억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듯 무언가가 되는 것도 좋지만, 후에 어떻게 남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말하여 특유의 철학을 내비치며 이야기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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