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송화 소설가의 삶과 문학...소설집 “구스타브 쿠르베의 잠”은 한편의 대하소설이다
강송화 소설가의 삶과 문학...소설집 “구스타브 쿠르베의 잠”은 한편의 대하소설이다
  • 권영이 기자 cow-two@hanmail.net
  • 승인 2017.06.03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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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뉴스=권영이 기자] 미국 유학중 의류점을 내고 사업가로 변신한다. 그 후 주유소와 편의점을 운영해 큰돈도 벌어보았다. 신문기자로, 보석전문가로 약 10년간을 보낸 후 삶의 회의를 느끼고 정신적으로 밀려오는 공허함을 극복한다는 심정으로 펜을 들었다. ‘구스타브 쿠르베의 잠’은 동성애문제를 테마로 쓴 첫 작품인데 미주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미국생활 수십 년간의 내공이 그를 소설가로서 이끌었다. 세계한인작가연합의 공동대표이기도 한 안혜숙 대표는 그녀의 작품을 대하고 무한 가능성을 대다보았다. ‘재미동포인 그녀의 삶에서 경험한 이야기만으로도 소설 재료가 많을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 적중하였다. 강송화 소설가는 귀국 후 정열적으로 글쓰기에 빠져 8편을 묶어 단편소설집을 출판하였다. 한국독자들에게 생소한 마약, 사기, 동성애, 그룹섹스, 살인 등 이민자의 애환이 단편소설집에 녹아있는 소재이다. 8편의 소설을 독파하면서 독자들은 교포들의 다양한 생활상과 이면의 세계를 생생히 묘사한 장편소설 한편을 읽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강송화 소설가ⓒ대한뉴스

강송화 소설가는 반듯한 외모, 의리와 지조를 덕목으로 하는 소나무와 같은 한국의 여성상을 두루 갖추었다. 그런 그녀가 미국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잘 그릴 수 있는지 의문이 갈 정도다. 단편소설 8편을 수록한 ‘구스타브 쿠르베의 잠’은 표지명이 된 첫 작품이다. 각각의 단편은 주인공의 이름도 다르고 테마도 다르다. 삶의 관계성의 많은 상처를 안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자아발견의 희열을 주는 재미있고 유익한 소설이다. 강송화 소설가를 강남 어느 일식집에서 근사한 점심을 하며 그녀의 삶과 문학을, 그리고 그의 작품을 해부해 보는 파워 인터뷰를 하였다.

 

고향은 어디시며 일찍이 사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경상남도 함양에서 7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대구에서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평택에서 보냈다. 미국 마이애미에서 우연한 기회로 의류사업 등 비즈니스를 하면서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과 한국 이민자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로부터 깊은 내면의 상처들을 들여다보게 된다. 마이애미 한인회와 상공회의소 이사로 일을 하면서 그 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폭넓은 세상을 통해서 많은 군상을 보게 된다.

 

보석공부 후 Orlando와 L.A에서 보석상을 하던 중 갑작스런 아버지의 폐암선고를 받고 한국으로 일시 귀국하게 된다. 하지만 얼마 후 아버지와 영원한 작별을 하게 된다.

 

어느 날 문득 ‘나는 무엇을 위해 왜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시작한 고뇌는 깊어갔다. 흔들리는 내 방황은 오랫동안 나를 힘들게 하였다. 그러던 중 소설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모든 것을 잊고자 글쓰기에 몰입했다.”

 

미국에서 소설가로 등단을 하게 된 어떤 계기가 있었나

“한동안 글쓰기에 열중하였다. 모아진 글들을 정리하다가 미주한국일보에서 문예작품공모전 공고를 보고 소설을 응모하였다. 예상치 못하게 일주일 간격으로 L.A 미주한국일보에서 가작으로 해외문학 소설부문에서 당선되면서 2007년에 등단하였다.”

 

그 당시 주위 분들이 글 쓰는 것을 말렸다고 하던데요.

“사업을 운영하는 주변 한인 분들이 내가 소설을 쓴다고 노트북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보석상 운영보다 소설에 몰입되어 있는 나에게 ‘그 나이에 소설을 쓴다고 유명작가가 되는 것도 아닌데 왜 스스로 골치 아픈 글을 쓰냐고, 편하게 살라’는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소설가 되는 것이 그리 쉽다면 나도 할 수 있겠다며 말렸다. 그렇지만 나는 소설가가 되지 않아도 좋았다. 그저 글을 쓰고 있으면 마음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운영하던 보석상은 어찌 하셨나요,

“사업보다는 글 쓰는 재미에 푹 빠져들면서 10년을 넘게 운영해오던 보석가게를 정리하게 되었다. 등단은 소설가로서 내가 얼마나 잘 해낼 수 있을지 두려움과 함께 고통으로 다가왔다. 한동안 글 한줄 쓸 수없는 중압감에 시달렸다. 그러던 중 한국에서 제대로 문학공부를 하기 위해서 사업을 정리하고 귀국을 결심했다.

 

한국에 돌아온 후 그 동안 써놨던 소설들을 정리하면서 2010년 ‘문학의식’을 통해 소설부문 당선을 통해서 등단을 하게 되었다. 문학의식 대표이며 소설가이신 안혜숙 선생께서 단편소설집을 출간하자는 제의를 받으며 ‘구스타브 쿠르베의 잠’이 발간되었다.”

 

-한국에서 문학의식을 통해 등단 후 본격적으로 문학 활동을 하게 되었네요, 어떤 작품을 발표했나요. 발표된 작품마다 그 작품세계에 대한 문학평론가들의 서평을 간략히 소개해 주세요.

 

“2007년 미국에서 미주한국일보를 통해 등단하고 귀국하여 문학의식에 2010년 소설집 '구스타브 쿠르베의 잠', 2014년 단편소설 ‘기억된 상실’ 동인지 발표. 2015년 단편소설 ‘그 여자네 집’ 펜문학 발표. 2015년 탈후반기 ‘살아있는 기호’ 동인지 시조 7편 발표. 2015년 4월 월간문학 시조등단 ‘여의도 벚꽃축제’ 2013년, 2014년, 2015년 문학의식 시조 발표. 2014년 계간문예 여름호 시조 발표. 아직 빛을 못 본 영화 시나리오 한 편과 장편소설 한편을 썼다.

 

작가라고 하기엔 부족함을 알기에 열심히 써야 되지만 생각처럼 건강이 따르지 못한다고 변명을 하고 있다. 저는 성격이 겉과 속이 거울처럼 투명하다. 조금은 바보처럼 살고 있다.“

 

-소설 ‘구스타브쿠르베의 잠’ 8편의 단편소설 평론을 중심으로 압축해 소개해 주면 독자들이 이해가 될 수 있겠네요,

 

“구스타브 쿠르베의 잠’은 일상을 벗어난 놀라운 신세계이다. 바로 레즈비언의 이야기를 처음 작가는 아무렇지도 않은 이야기처럼 끌고 나가다가 역시 긴장감과 추리력을 요구하는 기법으로 독자들을 끌고 간다.(미주한국일보 가작작품 2007년)

 

시대의 추이에 따라 사실주의 문학이 자리를 잡게 되자 로만스 문학적인 황당성이나 비현실적인 전개 방식에는 획기적 전환과 개선이 이루어졌지만 보통 사람들의 직접 체험과는 거리가 있는 그럴듯한 가상현실이 독자의 시선을 끌어낸다는 기본에는 큰 변화가 있을 수 없었다. 물론 아방가르드나 메타 픽션속의 실험적 작품은 이 담론에서 제외가 된다.

 

나는 삶의 과반을 미국에서 재미교포라는 신분으로 지낸 작가이다. 문단으로의 첫 등단도 미주 판 한국일보 신춘문예였고, 고국에서의 등단은 나중에 '문학과의식'을 통하여서 이루어졌다. 아무튼 한국계 재미 작가로서는 양쪽의 통과의례를 모두 마친 셈이었고 그의 작품 속에는 당연히 국내외의 이질적 요소가 인과의 법칙에 따라 아주 자연스레 엮어져 있다. 소설 문학의 제반 요소가 그의 작품에 숙명적으로 자리한 동기이자 재미와 가독성을 한껏 올려주는 원인이 된다.

 

그러나 그의 소설이 재미만을 추구한 것은 아니다. 산업사회의 저 통절한 속성, 소외와 그 극복에의 몸부림을 적나라하게 펼쳐 보여주어서 흔히 흥미 있는 이야기가 주는 경박함과 가벼움의 파도에 방파제가 되고 있다.

ⓒ대한뉴스

 

작품 하나하나를 짧게 열어보면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김유조 평론가>

-‘그곳에 꿈이 있었네’ 라는 소설은 어떤 내용이며 서평은 어떤가. 기타 작품에 대해서도 서평을 중심으로 간단한 소개를 해 주세요.

 

“미국에서 보석상을 하는 어떤 부인의 이야기이다. 어느 날 노숙자가 보석 비슷한 것을 들고 와서 돈 몇 푼과 바꾸자고 한다. 처음 외면했다가 나중에 몇 푼을 쥐어주고 바꾼 그 물건은 감정을 해보니 대단한 보석으로 판명된다. 그러나 그 결과는..., 바다 건너 먼 이야기가 우리의 실상에도 와 닿고 결말은 의외성을 갖고 와서 읽는 재미와 함께 깊은 상념을 준다.”<그곳에 꿈이 있었네> 서평 中

 

‘멈춰진 시간’은 여자관계가 좋지 않은 아버지에 대한 반감과 앞날이 보이지 않는 현상의 타개책으로 도미를 한, 한 여인의 이야기가 담담하게 시작된다. 초기 미국생활에서의 각고의 노력과 상당한 성공, 이어서 펼쳐지는 남편의 외도에 절망하여 여인은 충동적으로 귀국을 하는데..., 충격적인 결말이 다시 독자들의 마음에 잡힌다.<멈춰진 시간> 서평 中

 

‘부부’는 어쩌면 재미 교포 가정의 좌절과 재기의 기본 방정식이기도 모른다. 그러나 단순한 공식으로 그려진 것이 아니라 마약과 경매라는 하는 극적 배경이 자리하고 있어서 독자들은 아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마침내 그렇게 부정해 왔던 남편에 대한 사라의 회복이라는 휴머니즘이 독자를 안도케 한다.<부부> 서평 中

 

‘아메리칸 드림’ 역시 이민 가정의 통상적인 변모, 변천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담고 있는 것은 수많은 직업으로의 놀라운 자리바꿈과 거기에 따르는 소상한 묘사가 작가의 재능을 확인하는 재미를 준다. <아메리칸 드림> 서평 中

 

‘어떤 해후’에도 휴머니즘이 자욱하다. 고국 한국에서 IMF때 실직을 하고 이혼한 남자는 아들을 데리고 미국, 약속의 땅으로 간다. E-2 비자라는 설정이 처음부터 조마조마하다. 그 말썽 많은 신종 노비문서 같은 걸 갖고 미국으로 간 그는 얼마 되지도 않아서 또 얼마 되지도 않는 전 재산을 사기당하고 분한 김에 살인을 한다. 수많은 세월이 흐르고 다른 가정에 입양이 되었던 아들은 훌륭하게 성장하여 사형수인 아버지를 면회를 오게 되는데...,<어떤 해후> 서평 中(미주해외문학 단편소설당선작품 2007년)

ⓒ대한뉴스

 

‘출 에덴기’에는 아직도 다루지 않았던 주제가 있다고 궁금해 하듯 독자들에게 Here, Now!라고 외치는 작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바로 13살에 초기 유학한 부잣집 청년과 결혼하여 도미한 소라의 이야기가 그것이다. 마약과 섹스광인 남편과, 처절한 계기로 아메리칸 드림을 추구했던 행복이지만 결국 같이 타락해 가는 소라, 하지만 그녀는 마침내...,

 

‘파도타기는 끝났다’ 에서는 이제 이 땅의 가정에도 심상치 않게 등장하는 이혼이라는 화제의 전말을 그려놓고 있다. 영화에서나 본 미국 이혼 법정의 풍경이 소상하게 글발을 이루고 있다. 양육권에서 승소하고 잠시 귀국한 여인은 어릴 때 애비 없는 호로 자식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서 살았던 과거를 반추하게 된다.

 

모두 여덟 편의 단편은 각각 주인공의 이름이 다르고 전개의 설정도 다르지만 한편의 대하소설로도 읽힐 수 있겠다.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좁혀서 말하자면 재미 동포의 실상이 고국의 흙을 묻혀서 현실로 다가오게끔 그려 낸 이야기지만 따지고 보면 이 이야기들은 우리시대, 이 산업사회를 살아나가는 고독한 개인, 혼자뿐인 개체의 고민과 신산한 삶을 적어내고 있어서 우리 모두의 이야기에 다름 아니다.

‘무든 현대인은 유태인이다’라는 말도 있듯이 인간의 유대관계가 단절된 소외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또 다른 자아를 이 여덟 편의 이야기 속에서, 특히 그 주인공들에게서 발견하게 된다.”

 

앞으로 포부가 있다면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하고 싶어서 평소 여행을 하고 싶었던 꿈을 이루고 싶다.

전 세계 나라의 여행 계획을 하고 몇 년 전부터 실천을 하고 있다.

보석대학에서 보석을 전공할 때 반드시 보석에 관한 장편소설을 꼭 쓰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 쓰고 있는 장편소설이 곧 출간을 계획하고 있다. 그 작품이 영화로 상영되길 바란다.”

ⓒ대한뉴스

 

끝으로 작가의 인생관과 문학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 “나의 인생관은 바쁘게 살아 온 과거보다 앞으로 남은 노후를 문학을 통해서 그 동안 느끼지 못했던 삶의 본질을 인식하면서 실천하는 것이다. 앞으로의 삶은 가족들과 소통하며 넉넉한 노후를 건강하게 함께 보내고 싶다.

 

문학을 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문학은 자기성찰과 꾸준한 공부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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