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뉴스] 3년 전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11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홍콩 유력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인수한다고 발표했을 때, 많은 사람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홍콩이라는 배경을 바탕으로 언론의 자유를 수호해 온 SCMP도 이제 중국 본토의 손아귀에 들어갔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SCMP 편집권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수차례 강조했다. 과연 SCMP는 어떻게 변했을까.
일단 최고경영자(CEO)부터 파격적인 인물로 교체됐다. 전통 미디어 근무 경험이 없는 30대 초반 구글 출신이 CEO로 발탁됐다. 게리 류 CEO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난 대만계 미국인이다. 유년 시절을 미국, 대만, 뉴질랜드 등에서 보냈다.
그는 2017년 1월 33세의 나이로 1903년 창간된 홍콩의 대표 신문 CEO로 선임됐다.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구글 세일즈 부서에서 근무했다. 이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유명한 스포티파이(Spotify) 랩을 총괄한 경력을 쌓은 후 디그(Digg)라는 뉴스 제공 플랫폼을 창업했다.
지난 7일 포르투갈 에스토릴에서 열린 제70회 세계신문협회(WAN-IFRA) 총회에 참석한 게리 류 CEO는 기자와 만나 "중국에 대해서 다루는 매체는 많이 있지만 제대로 다루는 매체는 거의 없다"며 "SCMP를 중국을 제대로 보여주는 언론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SCMP 사이트는 아이러니하게도 중국 본토에서의 접속이 막혀 있다. 하지만 그 어느 매체보다도 중국 관련 소식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하고 있다. 특히 최근 북한과 관련한 중국 움직임에 대해서 많은 특종을 쏟아내고 있기도 하다.
알리바바그룹이 인수했기 때문에 중국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이에 대해 게리 류 CEO는 "알리바바그룹의 인수 후에도 중국 기사를 유심히 봤다면 그런 전망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SCMP와 같은 전통 미디어가 주력해야 하고 차별화할 수 있는 중요한 것은 칼럼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CMP는 지난 3월 중국과 관련된 뉴스레터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보내주는 뉴스 플랫폼인 잉크스톤(Inkstone)을 새롭게 론칭했다. 중국에 대해서 꼭 알아야 할 여섯 가지를 선택해 제공하는 일종의 큐레이션(편집) 뉴스 앱이다.
중국 관련 뉴스는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지만 반드시 알아야 할 이슈 위주로 정리해준다는 점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SCMP는 또한 아바쿠스(Abacus)라는 서비스를 론칭해 중국의 기술 산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뉴스를 제공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은 SCMP를 인수한 이후 온라인 구독료를 폐지하고 무료로 전환했다. 이런 조치에 따라 사이트 방문자는 3배 증가했다. 그렇다고 수익성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좀 더 장기적인 포석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게리 류 CEO는 "편집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서도 수익성을 지켜야 한다"며 "광고 모델에만 의존할 수 없고 멤버십 제도 등을 통한 다양한 수익성 확보 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알리바바그룹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은 광범위한 빅데이터 활용이다. 마윈 회장은 "알리바바의 자원과 데이터, 네트워크를 통해 SCMP는 정확한 정보를 독자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기사제휴=홍콩수요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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