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 자유, 희망의 기록
한국전쟁시 유엔군의 흥남철수와 함께 14,000명의 민간인의 고귀한 생명을 구해냈던 미국의 메러디스 빅토리(Meredith Victory)호의 선장, 승무원, 그리고 한국전쟁 참전국가에 대한 기념공원이 건립될 계획이 발표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의 기습으로 유엔군과 흥남에 거주하고 있던 북한 피난민들을 배에 태워 안전하게 자유의 땅 남한으로 구출한 미국의 화물선인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기념공원이 미국 뉴저지주 서섹스 카운티 뉴튼시에 소재한 뉴튼수도원 경내에 조성된다.
■ 기적의 배, 매러디스 빅토리호
미국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의 이야기는 최근에 많이 알려진 이야기로, 한국전쟁 당시, 1950년 12월 흥남에서 도시는 적의 포화에 의해 화염에 싸여 있었고 다가오는 대포 사격과 공습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탈출이 매시간 위태로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행기용 제트 연료를 가득 적재한 미국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 호는 포위하고 있는 적군에 의해 생명을 위협받으며 해안에 남아 있던 북한 피난민 모두가 승선할 때까지 포화가 쏟아지고 있는 항구에 정박해 있었다.
1950년 12월 한국전쟁의 흥남철수당시 마지막으로 흥남을 떠난 배 중 하나인 일반 화물선인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레너드 라루 선장을 포함한 47명의 선원들은 14,000명의 북한 피난민을 구출한 세계역사상 가장 위대한 해상 구조의 하나를 성공적으로 완수 하였다.
그들은 용기, 지략, 투철한 승무원 정신, 선장과 선원, 승무원들의 인도주의적인 희생과 사랑을 배경으로 한 팀웍으로 물도, 먹을 양식도, 의료진이나 통역관도 없고, 심지어 화장실도 없는 상황에서 적군의 기뢰를 뚫고 3일간의 항해 끝에 북한 공산 정권을 탈출하여 거제도에 도착하기까지 항해 도중 5명의 아기가 태어나고, 승선한 피난민들 중 단 한명의 사망자도 없었던 기적적인 피난민 구출작전이었다.
흥남철수는 용기와 지략의 위대한 해상 구조작전으로서 중공군의 공격으로 장진호에서 포위되었던 미군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대규모 철수작전이었다.
당시 흥남항 일대에는 장진호에서 철수해 온 미 해병 1사단을 비롯하여 미육군 보병 3사단, 보병 7사단, 한국군 1군단 등 유엔군 약 105,000여명과 98,100여명의 북한피난민이 집결해 있었는데 한국군 1군단, 미육군 3사단 등 부두에 있던 피난민들이 자유세계로 탈출할 수 있게 되었던 의미깊은 철수작전이다.
■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평화정신 기억해야
이러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한 재미교포 사업가가 주축이 되어 결성된 월드피스 밀레니엄 파크 건립위원회가 구성되었고 이는 100,000여명의 민간인의 생명을 구출한 당시 흥남철수작전의 구출작전 중, 인도주의적인 사랑과 희생의 상징인 메러디스 빅토리 호의 선원들, 피난민들이 안전하게 구출될 수 있도록 후방을 방어하다 전사하거나 부상당한 유엔군들, 철수작전을 지원한 모든 구조대원들과 피난민들의 생명, 희망, 자유, 사랑에 대한 열정을 세상에 알리고 기록하여 생명구출작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가슴깊이 되새기기 위해서이다.
월드피스 밀레니엄 파크 건립위원회는 한국전쟁당시 흥남에서의 불가능에 가까웠던 고귀한 생명의 구출은 길이 기억되어야 하며 나아가 새로운 인류 공영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위원회는 모두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평화로운 세계를 향한 메시지를 위해 흥남의 피난민 구출 성공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으며 나아가 새천년 세계평화공원(World peace millennium park)의 건립을 통해 전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남북한의 하나됨을 미리 보여주는 상징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고 밀레니엄의 화두인 세계평화의 초석이 한반도에서 시작됨을 알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세계평화공원의 탄생은 지난 세기 폭력과 억압, 갈등과 분열에서 용서와 화해와 평화로 나아가는 시점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하나가 되어 묵은 때를 씻어버리는 역사의 용광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한반도의 평화와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새천년 세계평화공원을 메러디스 빅토리 호의 레너드 라루 선장이 한국전쟁 후 1954년부터 수도자로 일생을 봉헌하고 타계한 미국 뉴저지주의 뉴튼수도원 경내에 건립한다는 취지를 밝혔다. 또한 생명구출작전에 참여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고 전쟁의 고통과 비참함을 통해 평화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북한 피난민 구출은 14,000명으로 ‘한 척의 배로 가장 많은 인명을 구출한 세계기록(The greatest rescue operation by a single ship)’으로 2004년 9월 기네스북에 등록 되기도 하였다.
■ 역사의 아픔 잊지말아야
이러한 이야기를 엮어 메러디스 빅토리 호의 상급선원이었고 1950년 당시부터 지금까지 모든 자료와 정보를 수집하고 보관해온 로버트 러니씨의 기록을 중심으로 작가 빌 길버트에 의해서 집필된 ‘메러디스 빅토리 호’의 영웅적인 이야기인 ‘기적의 배’에서 흥남철수 당시 네드 엘몬드 미육군 10군단 사령관의 부관이었던 알렉산더 헤이그 전 미국 국무장관은 당시의 상황에 대하여 이렇게 증언했다.
“우리는 흥남 해안으로부터 군 병력과 피난민 모두를, 즉 미국인들과 적국인 북한의 많은 남녀노소를 데리고 나왔습니다. 그들이 적국의 국민이라는 사실은 우리들 중 어느 누구에게도 특히 미 해군과 상선의 선원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거의 10만 명의 피난민이 구조를 요청하는 믿기 어려운 광경을 보고 그들을 안전하게 승선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을 때 어느 누구도 피난민들의 국적이나 정치 성향을 문제삼지 않았고 신분증을 요구하지도 않았다고 전해진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메러디스 빅토리 호의 선원은 이렇게 증언한다. “그들은 전쟁의 죄 없는 희생자들이었습니다. 더구나 그런 것을 조사할 시간조차 없었습니다. 오직 구출해야 할 생명들이 있었을 뿐입니다. 피난민들을 탈출시키기로 한 결정의현명함에 대해 나는 어떠한 의문도 품지 않았습니다. 그 일은 세상의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인간생명의 문제라는 것이 저의 확신이었습니다”
그는 또한 만약 우리가 조금이라도 절대자의 존재를 믿는다면 그 불쌍한 사람들을 그 지옥 같은 상황에서 탈출시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그 일에 대해서 단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다고도 증언했다.
■ 이념을 초월한 박애정신 계승해야
당시 메러디스 빅토리 호의 선장인 레너드 라루 선장(1954년부터 가톨릭의성 베네딕토회 마리너스 라루 수도사로 봉헌)은 당시의 어려움을 극복한 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저는 때때로 그 항해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작은 배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태울 수 있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한 사람도 잃지 않고 그 끝없는 위험들을 극복할 수 있었는지 생각합니다. 그러면 그 해 크리스마스에 황량하고 차가운 한국의 바다 위에서 하느님의 손길이 제 배의 키를 잡고 계셨다는 명확하고 틀림없는 메시지가 저에게 옵니다”
메러디스 빅토리 호의 상급선원이었던 로버트 러니 변호사는 이 책에서 “우리는 한국인들의 극기와 용감함에 깊은 인상을 받아 승무원들 각자 한국의 모습을 마음과 영혼 속에 담아 가지고 왔습니다. 저는 아직도 그들이 놀랍습니다”라고 증언하면서 더 이상 전쟁의 고통과 상처가 없는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덧붙였다. “역사를 서술하는 일은 지나간 사실의 조각을 하나씩 하나씩 모아서 마치 모자이크처럼 옛 기억을 되살리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리 그 기억을 제대로 되살린다고 해도 당신의 그 아픈 기억들을 고스란히 되살릴 수는 없을 것이다. 모자이크를 아무리 잘 한다고 해도 조각들 사이의 아주 작고 섬세한 틈을 완전히 메울 수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