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 이임사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 이임사
  • 대한뉴스
  • 승인 2007.01.0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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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여러분께 작별인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장관으로 재직한 게 1년 남짓입니다. 강산이 변할 시간도 아니요, 여러분과 헤어진다고 멀리 떠나는 것도 아니건만, 큰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입니다.

 

석별의 정이라는 게 이런 건가 싶습니다. 그동안 많이 정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과천에서 보낸 사계절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의정활동을 통해서도 여러분과 만날 기회는 얼마든지 있을 것입니다. 오다가다 만나더라도, 혹시 제가 알아보지 못하는 일이 있더라도 개의치 말고 인사를 건네주세요. 직원 여러분이 너무나 반갑고 고마울 겁니다.

 

작년 이맘때 장관으로 내정되었을 당시, 이 자리가 저에겐 커다란 도전이었습니다. 유가, 환율, 원자재 등 우리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대부분의 변수들이 좋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도전이 있어야 응전이 있는 법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험한 파도를 넘으며 수출 3000억달러를 달성했고, 해외 자원개발에서도 큰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 직원들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고, 정도 많이 들었습니다.

 

여러분을 너무 고생시킨 건 아닌지 마음 한구석이 편치 못한 게 사실입니다. 저 또한 체력적으로 만만치 않은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고생을 해서 그런지 보는 사람들마다 안색이 안 좋다고 걱정들을 합니다. “잘 먹고 잘 살고 있다”고 안심을 시키지만, 실지로 하루하루가 무척 고됐던 건 사실이었습니다.

 

언젠가 “장관을 한 100년쯤 한단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말이 씨가 되었는지, 100년은 아닐지 몰라도 10년치 일은 한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고생이 공직자로서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년동안 우리는 많은 소득을 일구어 냈습니다.

 

지난해 12월초 해외출장중에 수출 3천억달러를 달성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너무도 기뻤습니다. 2006년 목표치인 3,180억달러마저 넉넉하게 넘어섰습니다.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었던 외국인 투자 유치에서도 그린필드형 투자를 중심으로 당초 목표인 110억달러를 초과달성했습니다.

 

고유가·환율하락·원자재가격 상승이라는 3중고속에서 이뤄낸 성과라서 더욱 뜻 깊다 하겠습니다.

 

경기악화와 국내외 정세불안으로 꽁꽁 얼어붙어 있던 국민들의 마음에 희망을 심어준 자랑스러운 성취였습니다.

 

에너지·자원분야에서도 괄목할만한 결실이 있었습니다.

 

대통령님을 모시고 나이지리아, 카자흐스탄 등 세계 각지의 자원부국을 누비면서 지난 수십년간의 실적에 맞먹는 자원외교의 성과를 올렸습니다. 유전개발펀드의 출범으로 자원개발을 위한 재원확보의 새 장을 열었습니다.

 

에너지 기본법 발효와 에너지재단의 설립으로 저소득층의 에너지 기본권을 보호하는 데에도 앞장섰습니다.

 

출자총액제한제도가 개선되고 있으며,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각지의 공단을 방문하여 기업애로를 해소하려는 노력은 큰 성원을 받았습니다.

 

차차세대 성장동력의 발굴·육성, R&D 지원체제 혁신, 부품·소재산업의 경쟁력 강화 등 미래의 먹거리를 마련하는 데 있어서도 커다란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취임과 함께 질 좋은 성장과 허리가 튼튼한 산업구조를 위해 중견기업 육성을 역설했습니다. 하지만 시급한 경제현안에 밀려 연말에서야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또한, 고유가에 취약한 경제·산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다양한 에너지절약대책을 내놓았지만, 획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산업자원 가족 여러분!

 

여러분과 함께 일한 1년이 제게는 큰 행복이었습니다. 어느 누구보다 근면하고 성실한 우리 직원들을 보면서 잔잔한 감동을 받곤 했습니다.

 

고향집 어둔 밤을 환히 비추던 반딧불처럼 과천의 우리 사무실은 밤을 잊은 것만 같았습니다. 해 저물녘이면 저녁식사를 해결하러 안내동으로 삼삼오오 가는 모습을 보곤 했습니다. 한편으로 미안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아 보였습니다.

 

저는 취임하면서 “접시를 깨는 한이 있어도 먼지가 앉게 놔두지 말라”고 주문했습니다. 제 걱정이 기우였다는 것은 금새 드러났습니다.

 

우리 직원들은 진취적이고 적극적이어서 자기 업무에 있어서는 마치 영업사원 같이 임하고 있습니다. 매사에 외형과 겉치레보다는 실질적인 성과를 중시하는 모습은 이른바 ‘관료주의’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시장을 개척하는 기업가와 같이 우리 직원들은 새로운 영역을 두려워하지 않고 개척해 낼 자세가 되어 있습니다. 저는 누구나 산자부를 보면 수요자들의 필요와 눈높이에 맞춘 행정이란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다고 자랑해 왔습니다.

 

군림하지 않고 순리에 따르며, 고여 있지 않고 쉼 없이 흐르는 것이 산업자원부의 정신이 아닐까 합니다. 국민에게 느껴지진 않아도 없어선 안되는 공기와 같은 존재가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본래 정치인입니다. 이제 행정업무를 접고, 정치라는 본업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정치가 우리 사회·경제의 ‘비용’이 아니라 생산적이고 유익한 ‘투자’가 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들어선 길입니다.

 

처음 입문한 이후로 “국민의 눈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나의 소망”이라는 간디의 말을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이 말을 떠올렸습니다. 그 덕분에 대과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퇴임하는 이 순간에도 저에겐 큰 도전이 기다리고 있는 듯 합니다. 국민을 위한 상생의 정치, 유능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산업자원가족 모두가 제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겠습니다.

 

참여정부에서 산업자원부는 어느 부처보다도 핵심적인 의제와 정책현안들을 주관해 왔습니다.

 

새로 오실 장관님과 함께 그 동안 뿌린 씨앗들을 잘 가꾸어 풍성한 수확을 거두시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산업자원부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산업자원 가족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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