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의 삶의 증언이나 고백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절망이 아닌 희망을 선사하며 아름다운 그 배후를 보게 하는 화백이 있다. 석채화로 잘 알려진 김기철 화백이 그 주인공. 그의 작품은 가장 순수한 인간의 내면을 담고 있어 자유로움과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다는 큰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림을 여러 차례 봐도 질리지 않고 보면 볼수록 작품의 가치를 더해가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그윽한 향기를 내고 있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마음으로 그리는 화가로 잘 알려진 ‘석채화 화가’, 김기철 화백>
인생의 향기가 묻어있는 작품
김기철 화백의 화실에 들어서자 빼곡한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섬세하면서도 인간적인 작품에 매료됐다. 그의 작품을 보니 그가 어떤 사람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점잖고 선한 인상을 가진 마음 따뜻한 신사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짐작은 그를 보는 순간 확신으로 바뀌게 되었다. 어느 작품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 그는, 작품 하나, 하나 마다 혼을 불어 넣기 때문에 그의 손에서 인물, 자연은 재창조되고 있었다.
특히 김기철 화백은 석채화(돌에서 나오는 다양한 색채를 이용해 가루를 내고 접착제를 섞어 물감대신 사용해 그림을 완성하는 것)를 그리는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석채화를 그리는 사람이 거의 없어 그의 작품은 이색적으로 다가오고 있으며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엄두조차내기 힘들다. 김기철 화백의 작품이 더욱 값지게 느껴지는 것은 돌가루를 소재로 그림을 그렸기 때문만은 아니다. 또한 작품이 정교하고 화려해서도 아니다. 단순히 보고 즐기는 작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그의 작품은 작가의 혼이 살아 숨 쉬고 있다. 다른 작가들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혼을 실어 작품 활동을 한다고 말하며 반기를 드는 이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품 하나에 자신이 살아 온 인생, 삶의 철학,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하고자 하는 작가의 마음을 실은 작품은 그리 흔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의 이름 앞에는 마음으로 그리는 화백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특히 기억에 남는 관람객에 대해 묻자, 김기철 화백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계시는 모습을 작품으로 만들었고 그 작품에 담겨 있는 의미에 대해 관람객들에게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설명을 듣고 계시던 할머니 한 분이 눈물을 흘리시더라고요. 눈물을 흘리는 연유에 대해 묻자 할머니는 ‘내 생각으로 하나님의 십자가를 바라봤지 단 한번도 내 생각이 아닌 하나님의 생각으로 십자가를 바라보지 못했습니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라고 말했다. 김기철 화백의 작품은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 진정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는 사실이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면서 김기철 화백의 작품은 더욱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김기철 화백의 작품을 통해 삶의 희망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그는 한시도 작품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작품을 통해 관람객과 소통한다.
언제부터 작품에 자신의 생각, 사상, 감정을 이입하게 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기철 화백은 “저는 자살을 6번 시도한 사람입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자살을 결심하고 고향에 내려갔고 거기에서 새벽에 청소하고 계시는 청소부 아저씨를 보게 되었는데 ‘아저씨가 가족들을 위해 한 달동안 열심히 일하면 그 가족들은 얼마나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문뜩 들면서 그 아저씨의 삶이 무척이나 아름답고 가치있게 느껴지더라고요. 또 우연하게 만난 사람에게 저의 자살결심에 대해 털어놓게 되었는데 그 사람이 저에게 ‘당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해본 적이 한번이라도 있습니까’라고 묻더라고요. 저는 항상 죽는 게 옳다고 생각했을 뿐 단 한번도 그 생각이 틀렸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물음에 대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김기철 화백은 항상 ‘맞다’고만 생각하던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자살결심을 접고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악인은 그 길을 불의한 자는 그 생각을 버리고 여호와께로 돌아오라. 그리하면 그가 긍휼히 여기시리라. 우리 하나님께로 나아오라. 그가 널리 용서하시리라.(이사야 55:7절) ”라는 성경말씀을 통해 생각을 바꾸니깐 인생의 모든 것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김기철 화백은 자신이 생각을 바꿈으로써 변화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자기 자신의 잘못된 생각에 빠져서 살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자신의 삶이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듣고 인생이 달라진 것처럼 자신 또한 시름에 빠져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다시 작품활동에 매진하게 되었다.
그는 “생각의 어둠속에 갇혔을 때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생각의 어둠에서 벗어나자 빛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라며 “그동안 저의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려주고, 그 생각을 바로 잡아줄 인생의 조언자를 만나지 못했던 거죠. 좀 더 빨리 저의 잘못된 생각을 바꿔 줄 수 있는 조언자를 만났더라면 저의 인생은 더 많이 변해있겠죠? 제가 그동안 경험하고 느꼈던 것들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삶의 진정한 가치를 높이는데 도움을 주고 싶은 게 저의 작은 소망이며,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닌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은 저의 숙명 과제이자, 제가 평생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또 한가지 김기철 화백의 작품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특징 중 하나는 보통 작품 밑에는 작품 제목이 붙여 있지만 그의 작품에는 작품제목이 붙여 있지 않다는 점이다. 김기철 화백은 전시회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작품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에 대해 일일이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처럼 사람들이 좋아하고 선호하는 인기 위주의 작품이 아닌 하나님이 내려 주신 소명을 담아 작품활동을 하고 그러한 작품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길 바라고 있다. 그가 죽음의 갈림길에 섰을 때 하나님이 희망의 빛을 선사했듯이 그는 자신의 작품 속에 하나님의 마음을 담고 있다. 삶의 무게를 내려놓은 듯 보이는 김기철 화백의 편안 미소는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의 평온하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었다. 삶의 무게가 힘겹게 느껴질 때 김기철 화백과의 소통하는 그림감상을 통해 마음의 위안과 삶의 희망을 찾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취재/남윤진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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