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에서 ‘고려인’ 학생들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귀 기울여야
교육 현장에서 ‘고려인’ 학생들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귀 기울여야
이중언어 커리큘럼, 학생 맞춤형 자율교육제도를 갖춘 ‘고려인 학교’ 설립 필요
  • 오영학 기자 ohyh1952@naver.com
  • 승인 2022.10.0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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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뉴스=오영학 기자] 구한말 가난을 피해 소수의 농민이 연해주로 이주한 이래 1910년 일제에게 나라를 뺏기며 일제의 감시를 피하고 독립운동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연해주로 향했다. 연해주에 정착한 교민 수가 20만명에 이르며, 1914년 자치촌인 신한촌을 건설하기도 한다. 일제 강점기 연해주는 우리나라 독립운동가들의 전진기지였다. 독립운동가 홍범도, 이범윤, 안중근 등은 연해주 한인사회의 지원에 힘입어 지속적인 대일 투쟁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독립운동의 대부라 불리는 최재형 선생의 항일투쟁 지원이 대표적이다.

권은희 의원 ⓒ대한뉴스
권은희 의원 ⓒ대한뉴스

1937년 9월부터 두달동안 소련 정부는 연해주의 한국인 17만여 명을 40일동안 6천킬로의 거리에 있는 중앙아시아 황무지로 강제이주 시켰다. 소련 정부가 군사작전을 할 때 일본인과 한국인이 구별되지 않는다는 명분이었다. 소련이 한국인들을 화물열차에 짐짝처럼 실어 강제 이주시키는 과정에서 1만명이 넘는 한국인들이 숨진 것으로 전해진다.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서 토굴을 지어 겨울을 나며 벼농사를 지었다. 우리는 이들을 ‘고려인(러시아어 카레이스키)’라고 부른다. 이들의 후손인 고려인 3세와 4세들은 다시 우리나라를 찾아오고 있다. 고국에 대한 정체성, 그리움, 경제적 자유 등 저마다 이유는 각기 다양하지만, 고향 땅으로 돌아오는 고려인들을 두팔벌려 환영하고 감사해함이 마땅하다. 2019년을 기준으로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고려인은 약 8만 3천여 명으로 추산되며, 앞으로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지로부터 입국하는 ‘중도입국 고려인’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그리고 최근에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여파로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던 고려인들도 속속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정부는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2019년, ‘재외동포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외국 국적 동포의 손자녀(3세대)’에서 ‘직계비속(모든 세대)’ 까지 재외동포로 인정하면서 그동안 재외동포로 인정받지 못하던 고려인 4세들도 안정적으로 체류하며 한국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은 대부분 초·중·고 취학 나이대에 해당하여, 우리나라 공교육 체계에 꾸준히 편입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어 구사 능력이 부족한 고려인 학생들은 교육 현장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문화 학생들의 적응을 위해 ‘한국어 학급’을 운영하고 있지만, 일부 한국어 학급의 경우 1학년과 6학년이 한 학급에 편성되기도 하는 등 학생들에게 필요충분한 적응교육이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현장의 교사들 역시 러시아어를 주고 사용하는 고려인학생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뿐 아니라 많은 행정지원 업무 때문에 조기 전출하는 교사들도 있다. 현장 교사들은 전문 행정 인력을 확충해 한국어 학급 교사들의 업무를 분담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권은희 의원은 고국으로 돌아오는 고려인들을 두팔벌려 환영하고 감사해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담고, 교육현장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고려인 학교 설치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외국인 학교 모델을 참고하여, 학생 맞춤형 자율교육제도와 이중언어 커리큘럼을 갖춘 유수의 학교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가칭 고려인 학교는 국가 또는 지자체가 설립 및 운영의 주체가 되는 ‘국·공립형’으로 설립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권은희 의원은 “특별한 교육수요에 대한 맞춤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그들의 고난과 희생의 역사를 기리는 것은 당연하며, 고려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우리 사회가 반드시 개선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도입국 고려인 학생을 비롯한 다문화 학생들이 입학 전 사전 적응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한국어 학급 지원 방안을 비롯한 현행 다문화 교육체계의 문제점을 더욱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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