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안동시, 퓨전명품 월영교(月映橋)
[김병호 칼럼] 안동시, 퓨전명품 월영교(月映橋)
  • 김병호 기자 kbh6007@hanmail.net
  • 승인 2023.01.15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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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호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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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물 위에 황포돛배 띄우고 천공에 걸린달 품 안에 간직한 채 연인 손 감아쥐며 월영교에 회한을 내려놓는다. 몽환적 아우라는 작위적 분위기가 아닌 장르로 넘나든다.

태양이 지고 나면 달과 별이 만물을 비추는 게 세상의 이치인데, 사랑의 그러데이션은 월영교의 백미다. 네덜란드 잔 강변 풍차 마을 잔세스칸스 처럼 엷게 무리 진 실안개가 난간에 기댄 필자 틈새로 살포시 다가온다.

불제 취궐재(佛濟 臭厥載) 건너야 할 때 그 강을 건너지 않는다면 모처럼 배에 실은 물건들도 썩고 말 것이다. 해야 할 때 일을 하지 않으면 자기의 책임을 완수할 수 없다.

사랑도 타이밍이다. 손을 잡았으면 놓지 말고 죽도록 사랑하시라, 사랑에 국경이 없듯이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퇴계(이황)가 단양 군수 시절 단양에서 이름난 관기 두향을 만나 사랑에 빠진 장회나루란 곳이 있다.

그러나 퇴계는 열 달 만에 풍기 군수로 자리를 옮겼고, 두향과 애달픈 이별을 하게 된다. 두향은 장회나루 건너편 강선대에 초막을 짓고 이황을 그리워하며 여생을 보내다가 퇴계가 타계하자 강선대에 올라 거문고로 초혼 가를 탄 후 자결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그 시대 이황이 월영교에 왔다면 후세에 어떤 전설이 전해질까, 안동시가 이렇게 아름다운 목교(木橋)를 지금에 설치한 것이 한스럽다. 목교 아래 황포돛배가 지나가고 건너편 찻집에는 안동서만 맛볼 수 있는 식혜가 관광객 입맛을 자극한다.

월영교를 가기 전 좌측으로 돌아보면 ‘헛제삿밥’ 식당이 있는데, 필자 동기가 강 건너에서 ‘까치구멍집’을 운영하다가 사세 확장으로 현재 식당을 운영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헛제삿밥’이란, 유교 문화가 발달한 안동 지방에서 마치 제사 지낼 때 음식처럼 만들어서 관광객들에게 평소에 제공하는 안동 특유의 음식을 말한다.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안동 월영교에 가보시라, 영국의 극작가이자 소설가 버나드 쇼는 자신의 묘비명에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는 말을 써서 시간의 소중함을 강조했는데, 연인 손 잡으려면 월영교가 안성맞춤이다.

지금은 기찻길이 옮겨져 볼 수 없지만, 강 건너에서 저녁나절 길가 의자에 앉아 있노라면 숨 가쁘게 달려가는 청량리행 기차도 강변의 추억으로 자리한다. 그 길은 안동 지방 향학도 들이 서울 학원가를 맴돌 때 필수적으로 애용하던 길이다.

요즘은 아기 대신 가슴에 개도 안고 다니면서 쭐쭐 빠는데 사람으로 가는 길목에 무슨 낭패가 있으랴만, 가급 적 아기 안고 다니는 모습이 참모습이 아닐지, 부모님 요양원 가시기 전 정중히 모시고 월영교 강바람 쐬 드리는 것도 효도하는 길일 터이다.

안동시, 퓨전명품 산책길 월영교, 이 지역에 살던 이응태 부부의 아름답고 숭고한 사랑을 영원히 이어주고자 먼저 간 남편을 기리며 애절한 사랑을 승화시키기 위해 아내의 머리카락으로 만든 한 켤레 미투리 모양을 다리 모습에 담았다고 기록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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