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나라당 황진하 국제위원장은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이산가족상봉, 6.15행사, 8.15축전, 남북정상회담 등을 놓고 한나라당에 대한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 예측된다”며 “이런 의도가 불순한 의도라는 것을 경고하면서 국민을 안심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전형적인 대결지상주의 대북정책 기조를 언급했다.
정형근 최고위원은 여기에 한술 더 떠 9일 대선필승대회 및 정책세미나에서 6.15까지 1단계 화해모드, 8.15까지 짝퉁 도발모드, 대선까지는 극적반전의 화해모드라는 가공의 시나리오를 꺼냄으로써 아직도 공작·밀실형 대북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당내 냉전적 남북관계 시각은 그저 의원 개개인의 돌발성 발언으로 간주할 수 없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김용갑 의원이 ‘북한정권의 대변인’, ‘광주는 해방구’라고 비하하고 나섰고, 일부 의원들은 ‘무조건 퍼주기’, ‘색깔론 시비’를 앵무새처럼 반복해 왔다.
한콘들은 남북 화해와 협력, 평화의 제도화라는 동아시아 신질서가 새로이 시작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시대착오적 대결주의·전쟁불사주의라는 색안경을 쓰고 낡은 냉전의 틀로 왜곡해서 보고 있다.
한나라당, 공동번영을 위한 동아시아 신데땅뜨를 주도해야
최근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동아시아 신데땅뜨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탈냉전 이후 남북한 UN 동시가입, 미국의 세계전략의 변화, 한반도 주변국가들의 경제적 교역 증대, 국경을 초월한 인적·물적 교류가 강화되었다. 한중·한러 외교관계의 정상화 등이 실현되었고, 이제는 북미·북일 관계의 정상화까지 논의되고 있다. 이처럼 정치경제적 상호의존과 협력을 바탕으로 동아시아 신국제질서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요청이 되고 있다.
또한 90년대 초부터 노태우정부는 세계사적 흐름에 부합하는 남북기본합의서를 탄생시키고 남북 이산가족상봉을 성사시켰다. 2000년 6.15 공동선언 이후 김대중 정부는 남북정상회담 및 남북경협으로 발전시켜 남북통일 논의의 전기를 마련했다. 이러한 흐름은 노무현 정부의 평화번영정책으로 이어져 신국제질서와 함께 동반성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북핵 해결을 위한 2.13 6자회담 타결이후, 한반도 평화협정 논의, 북미 관계 정상화 등을 통해 동아시아는 지난 반세기만에 가장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는 베트남전으로 경색된 중미관계를 해소한 70년대의 데땅뜨 이후 동아시아 질서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거대한 시대사적 변화의 시작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처럼 급변하고 있는 동아시아 신데땅뜨 흐름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당헌에 명시되어 있는 ‘호혜적 상호공존 원칙, 유연하고 적극적인 통일정책, 남북한 공동발전, 진취적인 교류협력과 인도적 지원 확대, 한반도경제공동체”를 실현할 대안을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국민들은 한나라당이 당헌에서 목표로 한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고 남북한 공동발전을 도모하며 역동적인 통일 한반도시대”를 열고자하는 진정성이 있는지 한나라당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또한 대선 주자들 역시 2·13 합의-남북장관급회담-북·미 1차 협상으로 이어지는 동아시아 평화의 거대한 밑그림을 읽지 못하고 한민족의 통일을 위한 능동적 대안이나 민족의 번영을 담보하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과 대북 전문가들도 한나라당이 대결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으며, 국민들은 대선후보에게 전향적인 비전과 실천가능한 정책제시를 기대하고 있다. 이제 민족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대선예비주자들이 앞장서서 제2의 데땅뜨라는 동아시아 질서 변화를 능동적으로 주도해야 할 때이다.
한나라당 대선예비후보 5인의 공동방북을 제안한다
반세기만에 찾아온, 한민족 번영의 분수령이 될 신 데땅뜨라는 숲을 보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정쟁의 도구로만 간주하여 우물 안 개구리의 시각으로 이 상황을 맞이한다면 민족의 통일과 동아시아 평화를 주도할 수 없다.
최근 가시화 되고 있는 남북 정상회담과 평화협정 체결 등 급격한 남북관계의 변화를 정부와 여당이 독주한다는 단순한 비판 제시를 넘어서야 한다. 대선 예비후보들은 동아시아 신질서를 주도하는 비전과 정책 제시, 한반도 평화전략에 대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공개 토론에 나서는 등 국민이 바라는 대안제시에 진력을 다 해야 할 때이다.
이를 위해 한나라당 대선 예비주자 5인이 참여하는 ‘한나라 평화특사’를 구성하여 평양을 방문할 것을 제안한다. 북한의 지도자급 인사들과의 회담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의 정례화, 평화협정 논의, 남북 의회회담 성사, 이산가족 상시 면회 등을 논의하여 민족의 통일을 선도해 나아가는 역사적인 발걸음을 함께 하고자 제안하는 바이다.
이해찬 전총리의 방북을 정치공작의 일환으로 해석하는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나 반세기 만에 찾아온 평화의 기회를 전향적 시각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대북정책을 주도해야 한다.
남북통일과 동아시아 평화는 특정정파의 이해관계가 아닌 온겨레의 합창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여야 초당적인 협력과 평화에 대한 국민적 의견수렴을 통해 방북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한나라 평화특사의 방북을 계기로 한민족 통일에 대한 의지와 대한민국이 동아시아 평화와 공동번영을 주도하고 있음을 전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평화는 산소이다. 국민들은 지난 반세기동안 가로막힌 남북의 장벽을 넘는 산소같은 시원한 바람을 기다리고 있다. 부시와 네오콘도 대화와 교류를 통한 동아시아 평화신질서에 나서는 상황에서 한나라당만 엇박자 행진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한나라당과 대선후보들은 탈냉전 신국제질서의 행진에 동참해야 한다. 대선 예비주자 5인의 방북을 출발점으로 남북 정상회담의 정례화, 평화협정 체결을 선도하여 국민의 희망이자 겨레의 바램인 평화의 제도화를 실천해야 한다.
아울러 대선 예비주자들은 통일을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38선을 넘나들었던 김구선생의 민족의 장래를 내다본 깊은 뜻과 지혜, 그리고 용기를 승계한다는 각오를 국민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김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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