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한곳 없는 제천시가 4백여억 원이나 투자한 제천예술의 전당을 일회성 영화 스크린매장으로 둔갑시킬 모양새다. 국제오페라 공연이나 국내 대형 뮤지컬이 아니더라도 코미디 ‘방구석뮤지컬’이라도 유치해 불경기에 지친 시민들 심신을 달래줄 줄 알았는데 존경하는 맹꽁이님들은 개 운동장만 만들 줄 알았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행사만 하고 있다.
노숙인에게 은수저 줘 봐야 사용처가 불투명한 것은 사실이듯, 청풍면 개 운동장이나 기웃거릴 위인들에게 예술의전당이 못 먹게 하는 개고기 같은 신세로 전락할까 두렵다. 예술의 전당 인지, 무술의 전당인지 종국에 제천지방 민속 국악 무대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요즘 팔자 좋은 개는 온천 스파 하면서 털도 전문 미용사가 가위질해 주는 세상까지 왔다.
뒤돌아보면, 제천 일부 시민들은 개만도 못한 삶에 허덕이는 시민들이 즐비하고, 화산동 천원 식당 앞에 줄지어 늘어선 어르신들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것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무엇이 세계 10위권 경제국으로 진입했다고 너스레를 떨고 있는지, 생각이 잠시 아련해짐은 어쩔 수 없는 노골적 현실이다.
‘콜럼버스의 달걀론’인지, 아니면 제천지역 우매한 정치꾼들의 농간 인지, 판단은 시민들 몫이지만, 극장 한곳 없는 문화가 조성된 곳에서 왜 국제음악 영화제가 필요한지, 아무리 달걀을 세우려 해봐도 쓰러진다. 쓰러지는 달걀을 세우는 방법은 지금 제천시가 사용하고 있는 무지함일 게다. 아예 ‘국제’ 자를 빼고 그 자리에 ‘제천’ 자를 넣으면 조금 위로가 될 것이다.
황량한 가을 들녘에 허수아비 서 있는 몰골로 추락해버린 ‘국제음악영화제,’ 현재 제천시청 앞에 모 시민이 예산집행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제천시장을 비난하는 현수막이 수십 일째 걸려 있다. 재론하지만, 20여 년 동안 영화제로 인해 무엇이 파생되었나, 배우 한 사람 배출된 사실이 있나, 가수가 한사람 배출된 사실이 있나, 그렇다고 문화·예술 쪽 사업이 활성화되었나, 흡사 청풍호에 창궐하고 있는 ‘녹조라떼’ 처럼 ‘영화제 라떼’ 가 돼버렸다.
막대한 시민 혈세 40여억 원만 탕진하고 있다. 그 예산이면 어림잡아 회전교차로 20여 개는 만들고 남을 것이다. 왜 이런 무모한 행사를 집행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특정인을 위한 아바타 행사인가, 아니면 기쁨조 탄생인가, 중앙시장에 나가면 이 혹서에 80이 넘어 보이는 할머니가 생파 한단 묶어놓고 수건으로 연신 땀을 닦으면서 8000 천원 아닌 1500원에 생파 좀 사 가라고 호소하고 있는 모습을 본다.
야심과 욕망은 끝이 없다. 권력과 재력은 잠시 인생의 보루(堡壘)가 될지 몰라도 절대 영원하지 않다. 정치사를 돌아보면 그들 최후를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을 터이다. 민심 이반 한 자들의 최후를 볼 때, 그 아집과 편협함을 볼 때, 분명히 다가오는 것은 ‘비참함’일 것이다. 결과를 번연히 알면서 이를 동조하는 세력도 ‘무지몽매’ 하고 가성비 떨어지는 일을 추진했다고 볼 수 있다.
베를린 예술대학 한병철 교수는 “신자유주의는 자유 자체를 착취하는 매우 효율적이고 영리한 시스템이다. 이제 정치는 자본의 하수인이 되고, 자유로운 개인은 자본의 성기로 전락한다.” 고 자신의 저서에 피력하고 있다. 또 “억압 대신 친절로, 금지 대신 유혹으로 개인들을 조종하는 신자유주의적 심리 정치의 탄생”이 도래했다고 설파한다.
시대정신에서 멀어져 가는 제천시, 무능을 능력으로 치부하는 시민들, 맹꽁이를 다람쥐로 착각하는 시민들 이제 바탕이 슬슬 드러나니 여기저기서 둘러앉아 탄식하고 있지만, 20여 년을 일주일 사이에 40여억 원씩 꿀꺽해도 말 한마디 못하는 위인들의 ‘자업자득’이다. 시내 점포는 텅텅 비어 가고 시민들은 보따리 싸는데. ‘국제음악영화제?’ 제발 정신 차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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