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 사르코지 당선에 환호작약하는 조중동
프랑스 대선, 사르코지 당선에 환호작약하는 조중동
  • 대한뉴스
  • 승인 2007.05.08 1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사회민주당은 조선일보 <프랑스는 '성장과 친미' 선택했다>, 중앙일보 <'성장을 통한 강한 프랑스' 선택>, 동아일보 <"더 일해 더 벌자">. 오늘자 각 신문들의 1면에 실린 이 같은 기사 제목은 프랑스 집권 우파 대중운동연합의 니콜라 사르코지(52) 후보가 6일(현지시각) 대선 결선투표에서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53)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자 이들 보수언론들이 내뱉은 일성이다. 프랑스 대선 구도를 성장과 분배의 대결로 몰아 성장의 압승을 찬양하고, 미국식 체제와의 친화가 대세라는 점을 굳히려는 의도라고 했다.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좌파 진영(사회당, 공산당, 녹색당, 트로츠키주의 정당 등)은 지난 1969년 이래 가장 낮은 36%를 득표하는 데 그쳤는데, 사르코지 후보는 혼자 31%를 얻었다. 그의 승리는 프랑스 유권자의 우경화를 반영한 것이다. 물론 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극우 국민전선의 활약은 눈부신 것이었다. 이번 대선에서는 사르코지가 이들의 표를 상당부분 흡수했다는 점이 차이다.



이와 관련,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 중의 하나였던 국가 정체성 문제를 보자. 사르코지는 '이민과 국가정체성'부를 신설하여 이민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았다. 2005년 방리유 소요사태 당시 내무부 장관이었던 그가 방리유 젊은이들을 ‘인간 쓰레기’라고 표현했던 것은 우발적이지 않았다. 그는 대선을 염두에 두고 계속 이민자와 치안에 대한 강경 발언을 쏟아내면서 극우파 지지표를 끌어오려고 노력했고,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또한 사르코지의 성공에는 프랑스 제1텔레비전 등 방송과, 언론 출판 매체의 90%를 쥐고 있는 라가르데르 등 미디어 재벌의 영향이 컸다. 그들은 지난 수년간 사르코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갖가지 노력을 기울였다. 프랑스 주류 언론들은 사르코지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 전부터 ‘사르코지 대통령’을 외쳐댄 것이나 다름없다. 그의 언론 노출은 다른 예상 후보에 비해 압도적이었고, 때문에 사르코지는 ‘저녁 8시 뉴스의 새로운 진행자’라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사르코지의 승리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프랑스 좌파가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을 돌아보아야 한다. 사회당은 오랫동안 좌파적 노선에서 벗어난 '개혁주의자'들의 주도 아래 있었다. 이들은 신자유주의에 투항하며 중도적 이미지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세골렌 루아얄 후보도 복지는 양보할 수 없다며 35시간 노동제를 옹호했지만, 과거의 전통적 좌파 후보들에 비해 기업 친화적 정책을 내세웠다. 때문에 사회당 왼쪽의 좌파들 중 상당수는 결선투표에 앞서 세골렌 루아얄에 대한 지지가 아닌 반 사르코지를 외쳤던 것이다.



한국사회당은 사르코지의 승리를 ‘성장지상주의’와 ‘미국추종주의’의 승리로 과장하여, 한국 대선에서의 의제 설정과 판도에 일정한 영향력을 끼쳐보겠다는 조중동의 노골적이고도 불순한 의도를 경계한다. 물론 프랑스 대선 결과가 좌파에게 주는 교훈은 더욱 구체적으로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남규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강서구 양천로 400-12 더리브골드타워 1225호
  • 대표전화 : 02-3789-9114, 02-734-3114
  • 팩스 : 02-778-6996
  • 종합일간지 제호 : 대한뉴스
  • 등록번호 : 서울 가 361호
  • 등록일자 : 2003-10-24
  • 인터넷신문 제호 : 대한뉴스(인터넷)
  • 인터넷 등록번호 : 서울 아 00618
  • 등록일자 : 2008-07-10
  • 발행일 : 2005-11-21
  • 발행인 : 대한뉴스신문(주) kim nam cyu
  • 편집인 : kim nam cyu
  • 논설주간 : 김병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미숙
  • Copyright © 2024 대한뉴스. All rights reserved. 보도자료 및 제보 : dhns@naver.com
  • 본지는 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 요강을 준수하며, 제휴기사 등 일부 내용은 본지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