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옥훈련’으로 만들어지는 무적 해병신화
‘ 지옥훈련’으로 만들어지는 무적 해병신화
  • 대한뉴스
  • 승인 2005.11.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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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병대 교육훈련단을 찾아서

경북 포항 해병대 교육훈련단. 이곳이 바로 '귀신 잡는 해병'의 신화를 만든 최정예 대한민국 해병을 양성하는 곳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대한민국 해병의 그 시작을 만드는 곳, 해병대 1,000기 시대를 맞은 교육훈련단을 찾았다.

“해병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 해병을 만드는 곳이 바로 해병대 교육훈련단입니다.” 해병대 교육훈련단 단장 양수근 준장의 설명이다.

해병대 교육훈련단은 지난 8월5일 358명의 새 해병을 만들어냄으로써 1,000기를 배출하는 경사를 맞았다. 1949년 경남 진해시 덕산 비행장에서 시작한 해병대 신병교육대 및 부사관 교육대에서 1기 303명을 배출한 지 56년 만의 일이다.

해병대 교육훈련단은 해병이라면 반드시 거쳐가야만 하는 해병대 유일의 신병훈련소. 민간인을 해병으로 만드는 신병교육 과정을 비롯해 초임장교 및 부사관 보수교육 과정 등 다양한 재교육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56년 간 병사 63만여 명, 장교·부사관 20만여 명을 배출했다. ‘해병대의 장래는 이곳에서 시작된다’는 부대 슬로건을 그대로 실천한 셈이다.

“해병대는 유사시 적 진영에 상륙해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 임무입니다. 적진에 깊숙이 침투해 작전을 펼치다 보면 고립될 수도 있죠. 이렇듯 최악의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해병대 훈련은 고되고 또한 타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 수밖에 없습니다. 신병훈련기간도 육군과 공군은 5주이지만, 해병대는 6주입니다.”

2003년부터 병사들의 전원 지원제를 실시하고 있는 해병대는 평균 3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대학 재학생이 전역과 복학 시기를 맞추기 유리한 시기에는 10대 1까지도 올라간다. 정훈과장 이윤세 대위는 “1990년대 후반에는 경쟁률이 24대 1까지 올라간 적도 있다”고 귀띔한다.

100% 지원제를 실시하기 때문에 생긴 해병대만의 독특한 제도가 5박6일간의 가입소 과정이다. 일종의 오리엔테이션 과정으로 해병대 지원자들은 정식 입소 1주일 전에 가입소해 정밀 신체검사와 함께 적성검사·인성검사 및 기본적으로 군인이 갖춰야 할 자세 등에 대한 훈련을 받는다.



■ 해병은 100% 지원병으로 구성

해병대가 가입소 과정을 두는 것은 정식 입소 전에 이른바 ‘맛보기’ 교육을 통해 진짜 해병이 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를 시험하는 것이다. 가입소 기간 중 가장 중요한 절차는 닷새 간의 약식 훈련 후 마지막으로 귀가 여부를 심의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기수당 통상 20여 명이 심경변화를 일으켜 집으로 돌아간다. 겉멋으로 해병대를 지원한 장정들은 대부분 이 과정에서 걸러지는 것이다.

귀가여부 심의가 끝나면 군복이 지급된다. 머리도 이날 깎는다. 비로소 병아리 해병대원으로 인정받게 된다. 이 가입소 과정까지 합치면 해병 훈련병이 실제로 훈련을 받는 기간은 6주가 아니라 7주에 해당하는 셈이다.

정식 입소한 병아리 해병을 기다리는 것은 강도 높기로 유명한 해병대 신병교육훈련이다. 양 단장은 “6주라는 짧은 기간에 해병대원이 실전에서 부닥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맛보기로 경험하게 하는 한편 훈련병들에게 극한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의지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해병대 훈련 중 목봉훈련이 있다. 길이 5m, 무게 300kg의 목봉(木棒)을 동기 12명이 일심동체로 들고 내리는 훈련이다. 이 목봉훈련은 해병대의 강인한 정신을 만들기 위해 해병대 교육훈련단이 창설 이래 고수하고 있는 훈련 중 하나다.

■ ‘인간 한계 넘는 강도 높은 훈련’ 유명

“목봉훈련은 훈련병들이 이구동성으로 꼽는 가장 힘든 훈련 중 하나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요령을 피우면 그 몫이 다른 동료에게 고스란히 전가되죠. 이를 통해 해병 훈련병은 해병대다운 체력과 단결심을 배우게 됩니다. 이 같은 훈련을 통해 한 기수 날짜 차이가 15일에 불과하지만 기수별 선후배 질서는 제대한 뒤에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뿌리 깊은 전통은 거기서 나오는 것이죠.”

첫주를 정신훈련으로 시작하는 해병대 훈련병 교육과정은 둘째주 공수기초훈련에 돌입하면서 조금씩 강도가 높아진다. 육군의 특전사나 특공대원처럼 높이 11.3m 막타워에서 뛰어내리는 훈련은 해병대에서는 기본이다.

해병대가 공수훈련을 받는 것은 해병대원은 지상·바다·공중을 가리지 않고 어떤 조건에서도 상륙전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고소공포증이 있던 훈련병도 육·해·공 어떤 상황에서도 적진에 투입돼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무적해병으로 거듭나게 된다.

6주 훈련의 절정은 4주차 3박4일간 실시되는 야지숙영(野地宿營)훈련과 5주차 극기주(克己週) 훈련. 야지숙영훈련 중 실시되는 상륙작전훈련 기간에는 3~4명씩 조를 이뤄 훈련병끼리 야외에서 직접 취사와 취침을 함께 하며 동료애와 전우애를 키운다.

5주차 월요일 아침에 선포되는 극기주 훈련은 실전에서 맞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훈련병은 1주일간 식사와 수면을 평소의 절반으로 줄인 상태에서 백병전을 위한 각개전투와 침투, 야간비상소집 등 훈련을 받는다.

극기주의 꽃은 5주차 마지막 날 실시되는 ‘천자봉 행군’이다. 훈련병들은 20kg 단독군장을 하고 해병대에서만 통하는 ‘천자봉’(471m)까지 왕복 40km, 산악구간이 8km나 되는 길을 뛰다시피 이동해야 한다. 적진 후방 깊숙이 침투해 벌이는 작전을 대비한 훈련이다. 해병 훈련병들은 이 천자봉에 올라야 비로소 해병이 된다는 전통이 있어 그 훈련을 이겨냈을 때 얻는 성취감 또한 대단하다고 한다.

천자봉 행군을 마치고 부대에 복귀한 훈련병은 그동안 달고 있던 노란 명찰을 떼고 해병대 고유의 빨간 명찰로 바꿔 단다. 병아리 해병대원에서 진정한 해병대원으로 신분이 전환되는 것이다.

해병대원들은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결코 해병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거침없이 말한다. 고통을 피하기보다는 즐기기 위해 해병대를 지원했다는 19∼20살의 젊은 청년들. 6주간 육체의 한계를 넘나드는 고된 훈련을 마치고 당당히 수료식장에 선 이들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엿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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