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에 빠진 사회가 만들어 낸 사기극
뉴스와 화제의 초점은 단연 신정아 사건이다. 그녀의 행적은 놀랍고도 대담했다. 특히 그녀의 화려한 포장술이 혀를 내두르게 했다. 미국 캔자스 주립대에서 서양화와 판화를 전공하고 이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예일대에서 미술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냥 일류대학 유학파 박사가 아니고 미술과 경영학`사학을 다양하게 관통했다. 사실이라면 대단한 인재다.
그 다음은 그녀의 문화`지식 사회를 향한 거침없는 하이킥이다. 허우대만 멀쩡하고 속은 부실하기 짝이 없는 지식사회와 그 관료적 시스템을 마음껏 유린했다. 사설 미술관은 그렇다 하더라도 국립 미술관, 유수의 대학, 아시아 최고를 지향한다는 비엔날레까지. 그뿐 아니라 속 허한 언론계까지 주무르고 비웃었다. 가히 문화지식 산업계의 장영자라 할 만하다.
학벌 지상주의, 외제 선호사상, 형편없는 검증 시스템 등 사회병리학적 다양한 지적과 분석이 있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문제의 핵심은 자기 자리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화려함만 좇는 엘리트들의 허영과 위선이다. 외양에 집착해서 비싸고 화려한 것만 찾는 졸부들의 행태와 다를 바 없는 저급한 문화 지식인들, 이들의 무책임이 이런 사회 풍토를 만들었다. 그들은 정작 새로운 세계를 열어갈 신진 엘리트 선발에 유능할 수가 없다. 부실한 기성 문화계가 또 다른 부실을 끌어들이는 법이다.
가짜 박사는 알게 모르게 무수히 많다. 어제도 괌에서 미국 대학의 가짜 학위를 받은 사람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의 도전을 어떻게 할 것인가. 가짜 비슷한 진짜들은 가짜를 구별해낼 수 없다. 진짜는 진짜답게 끊임없이 내실을 다져야 한다. 이것이 신정아 사건이 주는 교훈이다.
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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