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터널 굴착시 적용되는 굴착장비인 TBM(Tunnel Boring Machine) 핵심기술에 대한 국산화에 착수하며, 선진국에 도전장을 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국토해양R&D사업인 ‘TBM 핵심 설계·부품기술 개발 및 TBM터널의 최적 건설기술’ 연구단 사업(이하 TBM연구단)의 주관 연구기관으로 참여, 기계식 터널굴착장비인 TBM의 재활용과 TBM터널의 경제성 향상을 위한 핵심 기술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TBM이란 암반을 압쇄 굴착하는 터널 굴착기로서 다수의 디스크 커터를 전면에 장착한 커터헤드를 회전시켜, 굴진, 버럭(탄광에서 나오는 쓸모없는 잡돌 등) 반출, 지보(굴 따위를 팔 때 무너져 내리지 아니하도록 받들어 버팀) 작업을 연속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이 공법은 발파굴착에 비해 장대터널에 유리하다.
연구기간은 2015년 6월까지 총 4년 6개월로 연구사업에는 총 165억원(정부출연금 약 120억원)이 투입된다. 기술개발에는 건기연 주관하에 고려대, 동아지질, 삼표건설, 서울대, 호서대, 성균관대, 카이스트, 평화엔지니어링 등 총 23개 산·학·연이 참여하고 있다.
TBM은 전 세계적으로 도심지 터널, 장대 산악터널 및 장대 하·해저터널에서 적용이 일반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TBM 활용실적과 기술수준은 매우 미미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도심지 교통터널에서 TBM의 적용비율은 유럽의 경우 약 80%에 달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1% 미만에 불과하다.
◀ 사진은 TBM을 이용해 터널을 굴착하고 있는 모습.ⓒ국토자원경제
연구단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TBM의 가장 핵심부분인 커터헤드(cutterhead)의 설계·제작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100억~200억원대로 고가인 TBM의 재활용·재사용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배 연구단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TBM 장비 자체 개발이라기 보다는 100% 외국에 의존했던 TBM핵심 기술인 커터헤드, 커터, 세그먼트 라이닝 개발”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프로젝트에서 TBM의 직경은 단선 병렬 철도·지하철 단면크기인 직경 7~8m급”이라며 “연구 중간단계에서 전력구 등의 소구경 쉴드터널 공사에 적용되는 직경 3.5m급 쉴드TBM의 재활용도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발파굴착 방식으로 주로 이루어지는 나틈(NATM)터널 공사방식 대비 불리한 쉴드TBM터널 공사방식의 경제성과 적용성 향상을 위해 쉴드TBM터널 공사시 직접공사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공재료들(세그먼트 라이닝 등)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이를 통해 공사비 절감을 도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연구단은 TBM의 시공성과 적용성 향상을 위해서 공사 중 문제 발생을 사전에 예측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 기술 개발과 함께 TBM 재활용 비율의 향상을 위한 표준단면 제시, 공사로 인한 주변 피해, 공사기간 단축 효과 등 ‘복합요소를 고려하는 최적 발주체계’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배 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쉴드터널 공사시 직접공사비의 10% 이상을 절감함과 동시에 외국에 100% 의존하고 있는 TBM 핵심기술을 확보하게 되면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설계·검토되고 있는 대규모 TBM터널 사업의 국내 기업 수주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들어 수도권 광역 급행철도(GTX), 서울시 대심도 지하도로 등 대도시권의 지하공간을 활용하는 대규모 터널 프로젝트들이 심도 있게 계획·검토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관련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완수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강완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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