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팸, 이대로 좋은가?
가출팸, 이대로 좋은가?
가출이 조직화되면서 점점 사회문제로 대두
  • 대한뉴스
  • 승인 2011.05.2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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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족을 떠나 새로운 가족을 찾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바로 가출팸(가출패밀리의 약자)의 이야기이다. 가출팸은 가출한 청소년들이 모여 공동으로 생활하는 조직을 뜻한다. 가출의 원인이 단순 일탈행동이 아니라 부적절한 가정으로부터 도피하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는 요즘 가출팸이 가출청소년들에게 따뜻한 가족의 울타리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결속력이 약하다보니 여러 가지 부작용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누가 이들을 거리로 내몰았는가?

가출청소년들은 비행을 일삼는 문제아라는 인식이 전반적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들을 ‘피해자’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회여성가족위원회 최영희 위원장은 여성가족부의 2010년 실태조사 결과 청소년의 13.7%가 가출을 경험했으며 그 주요 원인은 가족해체·폭행과 같은 가정 내 불화라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가정을 떠나야만 했던 청소년들은 다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의 서보람 연구원 역시 소년 가출원인의 64%가 가족으로 파악된다며 집에서 ‘쫓겨난’ 아이들이 유해한 사회적 환경 속에서 안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자구책을 찾은 방법이 ‘가출팸’이라고 설명했다.


조직적 가출로 조직적 범죄 자행하는 위험한 아이들

가출청소년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어느 세대에서나 존재해왔던 사회 문제의 하나로 일각에선 사춘기의 통과의례 마냥 가볍게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이 점점 조직화되고 규모가 커지면서 범죄의 늪에 빠지는 경우도 늘고 있다. 최근의 경향을 살펴보면 아이들은 집을 떠나 길 위에서 새로운 집단을 형성하고 때로는 아예 처음부터 같이 가출할 사람을 모집한 후 가출을 실행에 옮기기도 한다. 아이들은 이렇게 모인 집단을 패밀리(가족)라고 부르고 서로 의지하며 함께 행동한다. 문제는 범죄 역시 함께 집단화 되는 것이다. 가출청소년들은 길거리 생활을 하면서 의식주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같은 또래 학생들에게서 금품을 갈취하기도 하고 편의점 등에서 식료품을 훔치기도 한다. 더 나아가서는 금품을 훔쳐 숙박비와 유흥비를 마련하기도 하는데 여럿이 함께 행동하게 되면서 범죄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특수절도혐의로 김모(15세)군 외 3명이 구속되고 나머지 2명이 불구속 입건되었는데 이들은 서울 시내 일대에서 금은방과 편의점에서 귀금속과 현금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김모군 일행은 망을 보는 사람과 절도를 실행하는 사람 등으로 나누어 역할 분담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절도 외에도 가출한 청소년들이 숙박비 충당이 어려워 남녀 여럿이 혼숙을 하면서 성폭행, 성매매 등의 성범죄 또한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실제로 수원에서 가출 여중생을 폭행한 뒤 원조교제를 시킨 가출 청소년 이모(18)군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렇게 위험성이 높은데도 가출청소년이 집단을 이루어 생활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혼자서 생활하면 외롭기 때문’이고 그밖에 ‘여럿이 생활하면 생활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 ‘혼자서 생활하면 위험하기 때문’ 등이 있다.



단편적인 관심보다는 적극적인 행정적 지원 필요

모든 가출 청소년들이 가출생활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어쩔 수 없이 거리로 내몰린 현실에서 다른 대책방안을 찾지 못해 가출생활이 장기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출청소년의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도와줄 기관과 프로그램의 부족이 문제이다. 전국적으로 쉼터가 설치되어 있어 숙식과 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는 있지만 이용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 청소년들이 이용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출기간 중 가출청소년들의 63.5%가 도움 요청 방법을 몰라 요청하지 못하였다고 응답했다. 게다가 쉼터 같은 특수기관을 제외한 곳에서는 청소년 교화 프로그램이나 심리 상담을 시행하는 곳을 찾아보기 어렵다. 사정이 이러하니 설령 가출청소년이 스스로 집으로 돌아갔다 하더라도 다시 거리로 나서기 일쑤다. 가출청소년을 보호 관찰해야하는 경찰당국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지난 4월

가출청소년인 A(14)·B(14)양이 버스에 무임승차하여 지구대에 인계되었다. 그 후 경찰은 지구대에 찾아와 A양과 B양을 자신의 친구의 딸이라 주장하는 C(45)씨에게 넘겨주었다. 경찰은 C씨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 연락처 등을 파악했을 뿐 이 남성이 여중생들의 실제 보호자인지는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는데 알고 보니 이 남성은 소녀들과 전혀 관계없는 성추행 전과범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부정적인 상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에서 위기의 청소년들을 구제하기 위한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 용인시에서는 청소년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청소년통합지원체계(Community Youth Safety Network, 이하 CYS-Net)'를 운영하고 있다. CYS-Net은 가정· 학교 등 보호망을 이탈해 잠재적 위험에 처한 청소년과 현재 긴급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위기청소년을 대상으로 상담·보호·자활을 지원하는 민관 협력 사회안전망이다. CYS-Net은 심리검사와 상담, 교육과 의료지원, 멘토 학습지원 등 청소년에게 직접적으로 이루어지는 지원 외에도 청소년이 속한 위기 가정을 찾아가는 상담자 파견서비스를 실시하여 호응을 얻고 있다. 여성가족부에서도 가출이나 가출을 조장하는 정보가 인터넷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것을 확인, 이를 방지하고자 사이버모니터링센터를 가동하여 제지에 나섰다. 여성가족부 사이버모니터링 센터는 지난 한 달 동안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점검을 벌인 결과 자살정보 169건, 가출정보 93건 등 모두 262건의 유해정보를 확인하고, 삭제나 정보접근차단 조치를 취했다. 이러한 시도들이 반갑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누구 하나가 움직여서 될 일이 아니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위기의 청소년들을 지키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함께 상처 입은 청소년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 줄 학교 및 주위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요구된다.


임성희, 최은시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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