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이사장 : 최석식)이 시상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8월 수상자로 생체 신호 전달 과정에서 단백질 복합체가 분자적 스위치에 의해 생리 활성을 정교하게 조절하는 새로운 매커니즘을 규명한 포항공과대학교 서판길(徐判吉, 55세) 교수가 선정됐다.
서판길 교수는 각종 장기에서 대사를 조절하는 성장 호르몬이 자신의 수용체와 결합하면 포스포리파제 씨-감마1(Phopholipase C-γ1, PLC-γ1)이 잭2(Jak2)라는 타이로신 인산화 효소(tyrosine kinase)에 의해 활성화 되어 세포의 성장을 유도함을 규명하였다.
이후 포스포리파제 씨-감마1이 탈인산화 효소 PTP-1B와 결합하여 잭2와 자신을 탈인산화 시킴으로써 성장 호르몬의 신호전달을 비활성화 시키는 분자적 기작을 밝혔다. 이것은 포스포리파제 씨-감마1을 매개로 하는 분자들의 다중 결합체 형성은 성장 호르몬 신호를 정교하게 조절하는 새로운 신호전달 조절 장치임을 밝힌 것이다. 또한, 포스포리파제 씨-감마1은 성장 호르몬의 신호전달에서 스위치 역할을 하며, 성장 호르몬으로 인한 세포의 생리 작용을 정확히 조절할 수 있는 단백질임을 밝혔다.
서 교수는 신호전달에서 포스포리파제 씨-감마1이 세포막 인지질을 분해하여 이차 신호전달물질을 만듦으로써 활성화 과정에서 핵심효소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연구하면서 포스포리파제 씨-감마1이 탈인산화 효소를 끌어들여 세포 내에 활성화된 신호를 비활성화 시키는 신호전달 과정에서 스위치 역할을 하는 것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포스포리파제 씨-감마1에 의한 신호전달의 새로운 조절 기작을 밝힌 것은 물론, 하나의 분자가 신호전달 과정에서 신호를 켜고, 끄는 스위치로써 생리현상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이 결과는 생리현상의 분자적 규명이나 해석에 널리 활용될 것이며, 이 분야 연구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 연구는 성장 호르몬의 신호전달 과정에서 비활성화 조절 기작을 분자 및 세포 수준에서 밝혀 구체적인 분자 모델로 제시한 첫 번째 발견이라는 점, 신호전달 기작의 해석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러한 핵심 조절 기작은 성장 호르몬뿐만 아니라 다양한 성장인자, 사이토카인(cytokine)등에 의한 세포 신호 전달 기작 해석에도 적용시킬 수 있는 근원적인 모델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으며 성장 호르몬조절 이상으로 야기되는 대사성 질환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을 뿐 아니라, 대사성 질환 치료제개발을 위한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 수상업적 관련 연구성과는 Nature Cell Biology 온라인판에 게재(‘06.11)된바 있음
□ 신호 전달
세포 외부에서 특이적인 신호(signal)의 변화가 일어나면 세포막에 존재하는 특별한 수용체에 인지되어 세포 내 단백질들에 일련의 체계적이고 역동적인 변화를 야기 시키며, 이들이 조합되어 신경 전달 물질의 분비, 유전자 발현, 세포분열, 세포이동 등의 여러 가지 반응들을 나타나게 된다. 이와 같이 세포 내 분자들 간의 network을 따라서 신호변화가 전파(propagation)되는 과정을 신호 전달(signal transduction)이라고 부른다.
□ 수용체
세포막에 존재하는 막 관통성 단백질로 세포 밖에서 오는 여러 가지 호르몬, 영양분, 약물 등의 물질을 인지하여 세포 밖의 신호를 세포 안으로 매개하는 역할을 한다.
□ 성장 호르몬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하나로 체내에서 뼈, 연골 등의 성장뿐만 아니라 지방 분해와 단백질 합성을 촉진시키는 작용을 하는 물질이다. 기능으로는 청소년기 및 성장기에는 뼈의 길이 성장과 근육의 증가 등 성장을 촉진하는 작용을 주로 한다. 필요에 따라 왜소증 치료에 사용된다.
□ 탈인산화 효소
단백질에 인산화된 인산기를 제거하는 효소로써 세린, 쓰레오닌, 타이로신 아미노산 잔기에 인산화된 인산기를 떼어 낸다. 타이로신의 인산기를 떼는 효소를 타이로신 탈인산 효소(tyrosine phosphatase)라고 한다.
수 상 업 적
□ 수상업적 : 성장 호르몬 신호전달 과정에서 핵심 매커니즘 규명
□ 업적요지
세포의 외부의 자극에 의해 활성화된 신호(ON regulation)는 정상적인 조절 과정을 통해 비활성화(OFF regulation) 되어야 한다. 만약, 이러한 체계(ON/OFF regulation)가 비정상적으로 조절되면 다양한 질병을 유발시킬 수 있다. 특히 세포의 성장 및 대사 작용에 핵심 인자인 성장 호르몬의 조절 이상은 당뇨 및 암 등의 대사성 질환을 야기하기 때문에 신호 전달의 조절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성장 호르몬에 의한 신호 활성 기작은 일부 알려 지고 있으나, 신호에 의해 활성 기작이 ON된 후, 신호 전달의 비활성(OFF) 기작에 대한 연구는 미진한 실정이었다. 본 연구에서는 포스포리파제 씨-감마1 (PLC-γ1) 단백질이 활성화된 성장 호르몬 신호를 정교하게 조절하는 분자 스위치라는 새로운 개념을 정립하였고, 인체의 성장 등 다양한 생리현상을 조절하는 성장 호르몬의 신호전달 과정을 조절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규명하였다. 이를 통해 성장 호르몬 조절 이상으로 야기되는 질병 치료에 대한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
□ 업적내용
성장 호르몬은 뇌하수체에서 분비하여 몸 안의 대사 작용을 가속화 시키고 여러 장기에 작용을 나타나게 한다. 이것은 일련의 신호 전달 과정(signal transduction)의 정확하고 정교한 조절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다. 만약, 이러한 조절 과정에 이상이 생기면 여러 가지 질병을 야기 시킨다.
본 연구팀은 성장 호르몬을 매개한 일련의 신호 전달 과정 중 핵심효소인 포스포리파제 씨-감마1이 다른 단백질과 상호교신을 하면서 탈인산화 효소인 PTP-1B와 결합하여 PTP-1B가 세포 내로 전달된 신호를 끄게 하는 스위치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혔다. 지금까지 많은 과학자들은 신호전달 과정에서 신호가 켜지는 기전을 규명하고 있다. 만약 켜진 신호가 오래 지속된다면 다른 신호에 대한 반응을 할 수 없게 되기도 하고 생체 항상성이 깨져 질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므로, 신호를 끄게 하는 기전도 정상적인 생리반응을 위한 매우 중요한 조절 과정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지금까지 신호를 활성화 시키는 기작에서 중요하다고 알려진 포스포리파제 씨-감마1의 새로운 기능을 규명하였고, 신호를 끄는 분자적 기전을 새롭게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신호전달 과정에서 포스포리파제 씨-감마1은 세포 내 이차 신호 전달 물질을 만들어 다양한 신호전달 단백질들을 활성화 시키고, 세포의 성장 및 분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판길 교수 연구팀은 포스포리파제 씨-감마1이 세포막 이온통로 조절 및 전사 조절에 중요한 생리적 역할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 생물학 분야 권위지인 "네이쳐 (Nature)", "셀 (Cell)" 등에 발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인체 성장 조절을 담당하는 성장 호르몬의 조절 기작 과정에 포스포리파제 씨-감마1이 활성화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이러한 신호 전달 과정에서 포스포리파제 씨-감마1의 역할을 규명하였다. 성장 호르몬의 조절 기작은 성장 호르몬 수용체의 양을 조절하거나 다른 단백질이 성장 호르몬 신호 전달 과정을 억제한다는 보고가 있었을 뿐, 신호 전달의 초기 반응을 어떻게 조절하는 지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었다. 서판길 교수 연구팀은 포스포리파제 씨-감마1 단백질이 성장 호르몬 초기 신호를 받아 활성 되지만, 그 활성으로 인해 이후의 신호 전달을 억제할 수 있고, 이는 성장 호르몬 신호 전달의 분자 조절 스위치 (switch)로 작용될 수 있는 새로운 매커니즘을 규명하였다. 이번 연구로 포스포리파제 씨-감마1 단백질의 새로운 기능을 밝히게 됨으로써 기존 성장 호르몬 신호 조절 이상으로 야기되는 당뇨, 암 등을 연구하는 새로운 연구 가설은 물론, 새로운 개념의 질병 치료제 개발 가능성도 함께 제시됐다.
□ 향후 계획
신호전달 과정에서 분자 및 세포 수준에서의 일어나는 지금까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동물 모델을 개발하여 생체 내에서 그 기능을 규명하고, 이를 신약 발굴에 활용할 계획이다.
□ 파급효과
성장 호르몬이 인체 성장과 노화를 관장하고 생체 기능의 많은 부분에 관련되어 있다는 점만으로도, 그 작용 조절 메커니즘은 모든 과학자에게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본 연구팀은 성장 호르몬의 조절 기작에서 포스포리파제 씨-감마1이라는 분자가 핵심 조절 인자로서 신호 전달 과정을 억제한다는 중요한 발견을 하였다. 또한, 이것은 분자 스위치라는 개념, 생체 신호 전달이라는 개념이 있어야만 설명할 수 있는 연구 결과이기도 하다.
신호전달 기작은 단순한 일련과정이 아닌, 분자들의 상호작용에 의해 신호를 활성화시키거나 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하며 이를 제어하는 스위치 분자가 존재한다는 새로운 개념을 정립하였다. 이것은 성장 호르몬의 핵심 조절 기작을 구체적인 분자 모델로 제시한 첫 번째 발견이라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또한 성장 호르몬조절 이상으로 야기되는 말단 비대증, 당뇨, 암등과 같은 대사성 질환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을 뿐 아니라, 나아가 포스포리파제 씨-감마1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대사성 질환 치료제의 개발에도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 기타 업적
서판길 박사는 생명현상을 이해하는 기본개념으로 대두되고 있는 생체신호전달 기전에 대한 왕성한 연구를 수행하여 세포의 신호전달 관련 단백질의 정체, 신경세포에서의 신호전달 기전, 성장인자에 의한 암 발생 기전을 규명하여 지금까지 180 여 편의 논문을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에 발표하였으며, 이들 논문은 세계 과학자들의 논문에 총 6000회 이상 인용되었다. 또한, 매년 각종 국제 학술대회에 기조 연사로 초청받은 사실만으로도 그의 연구 결과가 높은 의의와 신뢰성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간의 창조적이고 적극적인 연구 활동을 통해 신호 전달 분야의 대가로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서판길 박사는, 성장 호르몬의 신호 전달과정을 조절하는 분자 스위치를 최초로 발견하여 세계적 권위의 ‘Nature Cell biology'에 발표함으로써 학술적 의의를 드높이고, 나아가서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김남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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