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지역아동센터 운영비 중 냉난방비는 일차적인 서비스 비용이 되어야
<칼럼>지역아동센터 운영비 중 냉난방비는 일차적인 서비스 비용이 되어야
  • 대한뉴스
  • 승인 2012.08.0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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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펄펄 끓는다. 엄동설한도 무섭지만 폭염은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 온 몸으로 실감하고 있다. 폭염주의보가 정말 공연한 헛말이 아닌 것이다. 혹시 아이들이 바깥 놀이라도 하다 병이라도 얻지 않을지, 놀이터에 놀러나가 놀이기구를 만지다 화상이라도 입지 않을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점심시간 이후 땡볕이 내리쬘 때에는 아이들도 밖에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하지만 교사들이 먼저 나서서 아이들을 나가지 말고 안에서 놀도록 미리 단속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지역아동센터가 전적으로 쾌적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물론 전국적으로 여름철 전력 소비량을 감당하기에는 전기수급량이 턱없이 모자란다는 보도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으므로 냉난방을 절제해야 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좁고 환기도 잘 되지 않는 단칸방에서 제대로 잠도 못자고, 방학이라 이른 아침부터 아침밥도 거른 채로 지역아동센터를 찾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 아이들을 좀 더 잘 보살필 수 있는 어른들의 지혜가 참으로 아쉽기만 하다.

특히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지역아동센터의 운영보조금과 관련해서는 더욱 그런 지혜가 필요하다. 지역아동센터 운영보조금은 지역아동센터가 정부를 대신하여 지역사회의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아동과 청소년들을 돌보는데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보조해준 것이다. 따라서 정부입장에서는 이 보조금이 대상자가 되는 아동이나 청소년들에게 직접적인 서비스 비용으로 많이 지출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운영보조금의 20%는 부조건 프로그램비로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는 것이다. 즉 운영보조금의 20%가 프로그램 강사비나 프로그램 재료비 혹은 문구나 도서비 등으로 지출되면 이로 인해 지역아동센터의 돌봄 서비스 질이 보다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재미있고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할지라도 불볕더위 아래서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선풍기 한, 두 대를 돌려놓고 이십여 명의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있어야 한다면 천하 없는 프로그램도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큰맘 먹고 에어컨을 켜놓으면 어느 새 그 앞을 떠나지 못하는 아이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는 오히려 정상적인 현상인 것이다. 심지어 단칸방에 남아있던 어린 동생들이나 보호자들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시원한 지역아동센터의 한 칸 덕을 보러 오기도 한다. 그러니 이보다 더한 직접적인 서비스 제공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기후가 바뀌면 생활방식이 바뀌어야 하는 것처럼 정책적 패러다임도 변해야 한다. 사시사철이 아니라 뚜렷한 여름철과 겨울철 두 계절과 그 사이의 간기(間氣)같은 봄, 가을이 슬쩍 지나가는 식으로 바뀌고 있는 우리 주변의 환경 변화를 깨달아야 한다. 그러므로 이런 상황에서는 난방비와 냉방비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본적 비용으로 매우 주요하게 책정되어야 한다. 우선 춥지도 덥지도 않고 배고프지 않도록 하면서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기본인 것이다. 이런 기본을 다할 수 있도록 운영보조금의 지출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 인건비나 운영비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해놓고 무조건 프로그램만 돌리라고 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처사다. 그런 식으로는 복지부가 의도하는 돌봄 서비스의 질 개선도 이루어질 수 없다.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우선적으로 쓸 수 있도록 보조금의 지출구조를 합리화하는 것, 그것이 지금 정부가 가난한 아이들 곁에서 입을 벌리고 있는 이 더위를 쫓을 수 있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다.


성태숙 (사)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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