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댓시네마, 흥행의 다리를 놓다, 채윤희 대표
올댓시네마, 흥행의 다리를 놓다, 채윤희 대표
  • 대한뉴스
  • 승인 2006.05.1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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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 년 전 우리나라에는 영화 홍보마케터란 직업이 없었다. 그저 신문과 잡지에 기대어 입소문을 바라던 그 시절 - 그 불모지를 처음 개척한 사람이 바로 올댓시네마 채윤희 대표이다. <쉬리>,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친절한 금자씨>, <매트릭스>, <킹콩>, <뮌헨> 등 우리가 기억하는 수많은 화제작들 대부분은 그의 손을 거쳐갔다.

그를 만나러 간 오후는 유난히 맑았다. 비가 내린지 만 하루만이었다. 막 빨아놓은 듯한 하얀 구름과 시원한 바람. 사간동의 올댓시네마 사무실에서도 봄이 느껴졌다. 이사하고 처음 기자를 맞는다는 채대표는 그만의 편안함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어떤 계기로 영화 홍보에 몸담게 되었나

영화 홍보는 우연처럼 시작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바로 인연이 아니었나 싶다. 내 첫 직장은 영화사가 아닌 출판사였다. 문예출판사를 거쳐 태멘에 있었는데 1986년 당시 영화법 개정으로 많은 영화사가 설립되었다. 그때 영화사 양전흥업 기획실장으로 간 것이 영화와의 첫 인연이었다. 출판이든 영화든 장르만 다를 뿐 하는 일은 비슷할 것 같았고, 그렇기 때문에 다른 영역으로 나아간다는 거부감은 없었다. 이후 삼호필름 기획이사로 일하다가 결혼과 함께 휴식하던 중 삼성영상사업단으로부터 ‘컬러 오브 나이트’ 홍보마케팅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고심 끝에 영화 홍보란 걸 제대로 해보자 해서 영화전문 홍보마케팅 회사인 올댓시네마를 창설하게 되었다.


올댓시네마를 청설했을 때 지금 같은 성공을 예견했나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웃음) 물론 이 일이 내게 딱 맞고 재미있지만 나 혼자 힘으로 지금의 올댓시네마를 만든 게 아니다. 올댓시네마가 있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그리고 나와 함께 험난한 길을 선택해준 우리 직원들에게도 고맙다. 그들이 없었다면 올댓시네마의 성공도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다른 인터뷰에서 ‘사람이 재산이다.’라고 얘기한 걸 보았다

그렇다. 내가 이 일을 하면 할수록 ‘사람이 재산이다.’ 라는 생각을 더욱 확고히 하게 된다. 그 신념이 나는 물론이고, 나와 일했던 사람들과, 나를 거쳐 간 사람들에게 다 긍정적으로 통한 것 같다. 올댓시네마 창립기념일 파티 때는 다른 곳으로 옮겨간 직원들까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참석해줬다. 이곳을 친정처럼 대하는 그들을 보며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일을 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무엇 이었나

가장 먼저 ‘쉬리’가 떠오른다. 그야말로 영화사에 많은 기록과 이슈를 남겼으니까. ‘쉬리’ 이전에는 뉴스나 신문의 사회면에 실렸던 영화는 없었다. (웃음) 프랑스 영화 ‘네프 므와’도 기억에 남는다. ‘네프 므와’의 개봉 당시 일주일 간격으로 ‘네프 므와’의 리메이크 버전인 ‘나인 먼스’가 개봉된다는 것이었다. 잠깐 고민하다가 오리지널 영화인 점을 들어 홍보했더니 나름대로 성공을 거뒀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영화를 좋아하나

‘데드 맨 워킹’, ‘브로크백 마운틴’처럼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하고, 감동적인 영화가 좋다. 공포영화는 잘 못 보는 편이다. 일로써 영화를 고를 때에도 공포영화를 볼라치면 난감하다. (웃음)


영화를 고르는 기준이 있는가

사실 영화제 같은 곳을 가면 모든 영화들이 다 잘 될 것 같고, 재밌어 보인다. 그 중에서 좋은 영화를 고르는 건 쉽지 않다. 한국영화 같은 경우에는 시나리오가 우선이지만 제작 전 작품에 대해 시중에(영화 관련자들 사이에서) 떠도는 이야기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영화제작 의뢰를 많이 받은 걸로 아는데

난 내가 하는 영화 홍보 일을 전문분야로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영화를 제작하는 일도 전문분야이다. 하나의 분야를개척하고 유지하기도 힘든데 다른 분야까지 해낼 자신이 없다. 난 내 일에 만족한다. 영화 제작은 그쪽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가장 좋을 것이다. (웃음)


영화 홍보마케터가 되고 싶은 많은 사람들이 본인이 역할모델로 삼고 있다. 알고 있었나

그런가? (웃음) 얼마 전 문화 커뮤니티 쪽에서 강의를 부탁해 온 적이 있다. 바쁘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해서 거절했으나 워낙 완곡하게 말씀하셔서 강의에 섰다. 문화 마케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야기와 영화 홍보가 무엇인지에 대해 말했다. 강의실이 빼곡하게 찼는데 평소 수강 인원보다 5~60명이 더 왔다고 한다. 나도 그것을 보고 사람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음을 느꼈다.


왜 영화 홍보마케터 중에 여자의 비율이 높다고 생각하는가

우리 올댓시네마도 남자 직원 한 명을 제외하곤 모두 여자이다. 사람을 뽑을 때도 이력서의 70%가 여자다.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이곳에서는 남녀 성에 따른 차별이 없다. 오직 능력에 대한 차별만이 있을 뿐이다. 나 역시 일하는 여성으로서 이것이 큰 메리트로 느껴진다. 또한 일의 특성 상 트렌드를 앞서나가거나 쫓아가야 하는데 여성이 그쪽에 더 강한 것 같다.


영화 홍보마케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이 일을 하려면 데이트를 포기해야 한다. (웃음) 그만큼 퇴근 시간이 불분명하다. 영화 홍보 마케터를 하려면 아이디어, 글재주, 제2외국어 실력, 순발력과 협상력 등이 필요하지만 가장 필요한 건 끈기와 체력이다. 시도 때도 없이 이어지는 밤샘 작업과 1년에 20편 이상씩 영화를 홍보하려면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일 하지 않는 시간에는 무엇을 하나

축구를 본다. K리그에서 프리미어리그까지 새벽까지 지치지 않고 본다. 축구장도 자주 간다. 한 동안 상암 월드컵경기장 근처로 이사를 갈까 심각하게 생각했을 정도다. (웃음) 개인적으로 박지성 선수의 팬인데 작년 영국에 갔을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를 보고 나서 모자에 싸인도 받았다. 너무 흥분되고 좋았다. (웃음) 박지성 선수만큼 박주영 선수도 좋다. 이번 독일 월드컵에서 두 선수의 활약이 무척 기대된다.


영화 홍보를 시작한지 횟수로 14년째로 알고 있다. 그 동안 각종 매체가 늘어나고, 세대도 짧아지고 다양해지는 등 많은 것이 변하고 또 변했다. 그 중에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영화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최대한 이끌어내어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영화 홍보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꿈이 있다면

영화 홍보마케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성공적인 사례와 귀감이 되고 싶다. 아직도 할 일이 많다. 내가 걸어온 길만큼 가야할 길도 먼 셈이다. 이제 영화 홍보마케팅은 생소한 개념이 아니다. 그러므로 더욱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가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이번 독일 월드컵에 가서 축구도 보고, 틈틈이 많은 여행을 하고 싶다. (웃음)


취재_임규남ㆍ최유리 기자/사진_정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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