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커 경영학이 한국경제에 시사하는 점은 무엇인가?
드러커 경영학이 한국경제에 시사하는 점은 무엇인가?
  • 김용진 newsboy@dhns.co.kr
  • 승인 2005.11.29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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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경영학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 타계

현대 경영학의 대부로 널리 알려진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F. 드러커교수가 지난 11월 11일(현지시간) 숙환으로 96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이번 칼럼에서는 요즘 대기업의 비자금 조성사건과 관계하여 피터 드러커가 생전에 강조했던 인본주의 기업경영에 대해 제고해보는데 지면을 할애해야 할 듯하다.

■현대 경영학의 대부 ‘피터 F. 드러커’

피터 드러커는 현대 경영학을 창조했다는 평을 듣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클레어몬트 대학의 교수이다. 그는 1909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나 1937년 미국으로 이주해 당시로서는 갓난아기에 불과했던 경영학이라는 학문의 토대를 쌓은 그야말로 경영학의 “대부“이다.

그는 평생 35권의 저서와 수천건의 논문을 남겼는데 그는 본인을 스스로 사회생물학자라 칭하면서 역사, 철학, 경제, 종교등 많은 분야에서 두드러진 업적을 남겼다.

또한 그는 한국의 경제성장을 지켜보면서 한국경제에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 그것은 한국경제가 그가 제창한 지식경영이라는 화두로서 성공하였기 때문이다. 드러커 교수는 한국은 부존자원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교육과 지식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산업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 빠른 속도로 발전해 온 이유로서 한국을 높이 평가했다.


■대기업의 비자금 사건

요즘 대기업 비자금 문제로 나라 안이 시끄럽다. 얼마 전 불거져 나온 두산그룹 경영진의 계열사를 통한 비자금 조성에 대한 소식은 많은 기업인과 경제인들에게 드러커 철학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주는 사건이다.

이번 비자금 사건으로 국세청은 두산그룹 총수 일가가 3~4개의 위장계열사를 설립하여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탈루해온 사실을 확인하고 조사에 들어갔으며 이와 같은 세무조사는 두산그룹 전체에까지 확대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역설적으로 두산그룹 계열사 주가가 한때 강세를 보였는데 이는 지배구조 개선에 의한 경영투명성 확보가 기대되는 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와 맞물려 이른바 경영권을 놓고 진흙탕 싸움을 하던 두산그룹 형제들은 검찰 조사에서 불구속 기소가 결정되었다. 이는 사회지배계층에 대한 봐주기식 수사라며 시민단체들은 심각한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또한 IOC위원 등 두산 일가가 국제적으로도 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관행적으로 내린 검찰의 결정이라는 항간의 소문에 시민사회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두산 일가는 공정한 시장경쟁체제의 확립을 저해하고 분식회계 등 분명한 범죄를 저질렀으므로 마땅히 처벌받아야 함에도 재벌 앞에 힘못쓰는 검찰이 아쉬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요즈음 국내 현실을 볼 때 기업에 있어서 드러커 교수의 철학의 부재가 아쉽다. 드러커 교수는 기업 경영에 있어서 ‘일을 제대로 처리하는 것보다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이 낫다’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윤리경영, 인간경영을 기업경쟁력을 얻기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또한 조직의 하부에 있는 직원보다 상부의 경영진에 있는 직원이 윤리적으로 해이해지기 쉽다고 지적했으며 특히 대기업 경영진의 윤리적 책임의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삼성 대선자금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홍석현 前주미대사가 지난 11월 12일 귀국했는데 이는 검찰이 1997년 대선당시 삼성이 정치권과 전현직 검사들에게 제공한 불법자금의 내역과 그에 관련한 도청사실 등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경유착의 고질적 고리를 끊지 못하는 재계의 잘못된 관행에서 비롯된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업은 기본적으로 이윤추구를 위해 존재하는 집단이지만 사회 구성원의 하나로서 윤리적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 그것은 두산의 사례에서는 기업내부적 윤리의식의 부재를 발견할 수 있으며 삼성의 사례에서는 기업외부적 윤리의식의 부재를 발견할 수 있다.

기업가는 기업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많은 유혹을 받는다. 회계장부를 조작하는 분식회계나 정치권에 자금제공의 형태를 보이는 불법적 로비활동, 직원에 대한 부당한 대우 등 수없이 많다. 합법적이고 정직한 길보다 훨씬 간단하고 빠른 길이다. 따라서 겉으로 드러나지만 않으면 그대로 문제될 것이 없으며 양심대로 행동하면 기업하기 어렵다는 마인드가 한국 경제의 질적 성장을 가로막는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은 분식회계에 대한 처벌이 사회적으로도 우리보다 강력한 편이다. 미국의 통신업체인 월드컴이라는 회사는 110억 달러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결과로 최고경영자가 25년의 징역형을 받은 사례가 있고 미디어 업체 타임워너는 분식회계로 투자자들을 기만한 혐의로 소송을 당했으나 투자자들과 24억달러의 금액으로 장외합의를 본 경우도 있다. 또한 미국 케이블회사 아델피아의 창립자인 존 리가스는 횡령 및 사기 혐의로 15년형을 받았다.

미국의 경우 분식회계는 법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엄중한 범죄이며 집행 또한 확실하다. 이는 자유시장경제를 지향하면서도 자유안에 지켜야 할 기업의 책임과 윤리를 중시하는 성숙된 자본주의적 태도일 것이다.

‘기업은 하나의 생명체‘라는 말이 있다. 계속기업의 이념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엄연히 흥망성쇠가 존재한다. 인간이 기업을 이끌어가는 주축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질병을 가지듯 기업도 질병을 가진다. 따라서 기업의 질병도 인간의 질병을 대하듯 하여야 할 것이다. 고질적인 질병에 대해서는 재발방지를 위한 확고한 처방이 필요할 것이다. 드러커 교수는 ’인간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물질적 소비수준 증대는 기업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했다. 이는 곧 기업이 인간의 행복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라고도 말할 수 있으며 기업의 재무적, 윤리적 건전성과 행복이 시민사회의 건전성과 행복으로 연결된다고도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 경제는 더욱 성숙한 자본주의체제가 되기 위해 드러커 교수의 주장을 새겨들어야 할 필요가 있으며 규모와 분야에 따른 성장뿐만 아니라 기본적이고 질적인 성장도 기업과 국가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김용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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