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동 대지진 발생 90주년
일본 관동 대지진 발생 90주년
억울한 조선인희생자들의 추도식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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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1.08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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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일, 일본 정부는 관동(關東)대지진 발생 90주년을 맞아 1일 "대지진의 참상을 잊지 말자"며 전국에서 133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재난 훈련을 실시했다. 일본은 이날을 '방재(防災)의 날'로 지정해 각종 행사를 열고 있으며, 아베 신조 총리 등 각료들은 새벽부터 총리실로 출근해 훈련을 주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일 교포와 일본의 양심적 시민들에게 이날은 '한국인 학살'을 추모하는 날로, 이날 오전 11시 도쿄도 스미다구 요코아미쵸 공원에서는 일한협회도쿄도연합회, 재일중국우호협회도쿄도연합회, 카메이도사건 추도실행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9·1간토대지진 조선인희생자추도식실행위원회' 주최로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이 거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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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라도 진실 밝혀져 사과와 보상 이루어져야’

재일본대한민국민단(재일민단) 도쿄본부는, 도쿄도 미나토구 소재 민단중앙회관 대회의실에서 제90주년 간토대지진 희생 동포 추념식을 열었다. 오공태 재일민단 단장과 김수길 민단도쿄본부단장 등 150여명이 참석한 이 행사에는 이병기 주일본 대사가 직접 헌화하는 등, 그간 간토대지진 희생자 추모행사에 한국대사관 총영사가 참석해 왔다. 아울러 재일한인역사자료관은 전날부터 도쿄 미나토구 미나미아자부 소재 자료관에서 '간토대지진으로부터 90년, 청산되지 않은 과거'라는 제목으로 조선인 학살관련 사진, 그림, 서적을 전시하며 기념행사를 이어갔다. 이달 7일에는 조선인 학살 장소인 도쿄도의 아라카와 하천부지에서는 추모식 '봉선화의 저녁 모임'이 열리는 등 9월 말까지 곳곳에서 희생자를 기리는 행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관동대지진은 1923년 9월 1일 일본 간토·시즈오카·야마나시 지방에서 일어난 대지진으로, 당시 12만 가구의 집이 무너지고 45만 가구가 불탔으며, 사망자와 행방불명이 총 4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지진 다음날 출범한 제2차 야마모토 내각은 계엄령을 선포하고 사태수습에 나섰으나 혼란이 더욱 심해져가자, 국민의 불만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 한국인과 사회주의자들이 폭동을 일으키려 한다는 소문을 조직적으로 퍼뜨렸다. 이에 격분한 일본인들은 자경단(自警團)을 조직, 관헌들과 함께 조선인을 무조건 체포·구타·학살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사건으로 몇 명의 한국인이 학살당했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약 2천 ~6천 명에 이를 것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다. 일본이 이 진재에서 입은 총 피해액은 65억 엔이라 하며, 그 후 이의 복구를 위해 노력했으나, 무고한 한국인을 수천 명씩이나 학살한 일본군벌의 잔학행위는 역사상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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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조계종 관음사, 천일기도와 천도재로 유명

메이지 도오리와 신주쿠 쇼오쿠단 도오리에 위치한 대한불교 조계종 관음사는 천일기도로 유명한 곳이다. 또한 관음사는 천도제사로도 유명하다. 천도재는 가장 잘 알려진 49재외에 100일재, 소상, 대상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49재는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49재를 치를 만큼 예로부터 전해오던 제사로, 관음사에도 불자들의 간절한 천도재가 정기적으로 치러지고 있다. 이번 관동대지진 90주년을 맞아 조선인희생자들을 위해 애쓰는 이유도 이들의 가엾은 희생을 안타까워하기 때문이다. 일본에 위치에 있기에 그날의 참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그래서 더욱 기도에 열중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대스님은 1998년부터 매년 홋카이도 하코다테시 후나미쵸에서 열리는 <하코다테 조선인 위령제>를 올리고 있다. 하코다테에 있는 조선인 위령탑과 납골당은 일제시대 때 강제징용으로 끌려와 가혹한 노동과 사고, 또는 병으로 인해 희생된 조선인들의 혼백을 달래고자 1990년 재일동포들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건립된 곳으로, 납골당에는 식민지시기 철도부설공사에 종사하면서 숨진 희생자와 위안소에 끌려온 수많은 여성들의 유골이 안치되어 있다. 스님은 “위령탑을 보고 있노라면 지금도 돌아가신 영혼들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며 “절차가 제대로 된 위령제의 필요성을 느껴 만성스님과 활안스님 등 한국의 큰 스님들을 초청해 위령제를 지냈다”고 전했다.

이어 스님은 “일본에서도 위령제를 하는 스님들이 많지만 일본스님들의 경우, 염불이 짧고 알아듣기 힘든 반면, 한국의 스님들은 우리말로 된 한국식 염불로 진행하기 때문에 동포들의 가슴에 더 와 닿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대 스님은 주지로서 “어려움 속에서도 일본 한가운데 있는 ‘한국의 절’로써 이 자리를 지켜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관동대지진 희생자 추도식’과 ‘하코다테 위령제‘를 계속 올릴 예정임을 밝혔다. 세상을 살아가며 죄를 짓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모든 것이 유혹이고 또한 거짓된 것들이 많아 깨어있어야 하는 것이다. 일본 대지진으로 억울하게 죽어간 수많은 조선인 영혼들을 위로하고, 이들을 위해 지금이라도 진실이 밝혀져 일본 당국의 사과와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 9월은 그래서 일본에 있는 동포들에게 의미있는 달이기도 하다.

박해준 국제부장 / 유경표 기자 현지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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