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종택 칼럼 >새해, 안녕들 하십시오
<황종택 칼럼 >새해, 안녕들 하십시오
  • 대한뉴스
  • 승인 2013.12.3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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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들 하십니까? 새로운 희망과 꿈을 품고 갑오년(甲午年) 새해가 밝았다.

대한민국과 5000만 국민은 1940년대 일제의 잔재와 50년대 6·25전쟁의 잿더미를 딛고 일어나 단 두 세대 만에 산업화·민주화의 꿈을 성취한, 세상에 다시 없이 자랑스러운 국가와 국민이다. 새해에도 한마음으로 힘을 합치면 1인당 GDP(국내총생산) 3만 달러 시대는 성큼 다가올 수 있다. 계량적 지표만으론 가늠하기 어려운 ‘행복의 나라’가 가까이 와 있는지도 모른다.

황종택 편집주간ⓒ대한뉴스
하지만 현실의 온도는 차갑기만 하다. 지난해 12월10일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붙은 대자보(大字報) ‘안녕들 하십니까’의 물음은 우리 사회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면서, 큰 사회적 울림을 낳고 있다.

우리 사회 아픈 현실 보여주는 대자보의 상징성

대자보를 처음 붙인 주현우씨는 지 “단 하나도 안녕하기 어려운, 하나만 봐도 안녕하기 어려운 사태가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며 “정말 안녕한 지 아닌 지에 대해 우리가 한 번 고민해봐야 하지 않겠나”라는 것이 대자보의 근본취지라고 밝혔다. 그렇다. 우리 사회는 각종 갈등의 연속이다. 일부 재벌그룹을 제외하고 ‘99%’, ‘88만원 세대’는 오늘 하루하루 삶의 무게가 너무나 무겁고 힘들다. 사상 최대의 무역흑자 속에서 부의 편중은 심화되고, 체감경기의 악화와 청년실업, 게다가 투자부진으로 나라경제가 ‘뜨거워지는 물속의 개구리’ 신세인 현실에서 국민 대다수가 행복은커녕 안녕할 수도 없다.

대한민국을 휘몰아친 전세대란의 팍팍함은 여전하고, 경기침체 속에 허리춤을 졸라맨 한 푼이 아쉬운 주머니는 아직 열리지 않았고, ‘메뚜기’로 도서관을 누빈 끝에 손에 쥔 취업합격증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학자금 대출 상환에 제대로 숨쉬기도 곤란하다는 청춘들의 탄식 역시 계속된다.

이런 측면에서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신드롬을 이념 잣대로 폄하할 일은 아니다. 장성택 처형에 따른 북한사태라는 외환(外患)에 튼튼히 대비해야겠지만 집안의 내우(內憂)도 잘 다스려야 한다. 색깔로 편 가르는 진영논리로 국정운영에 대한 불만이나 비판을 언제까지 외면하거나 잠재울 수는 없다. ‘안녕치 못하다’는 국민들이 늘어나는 것만큼 안보에 큰 위협도 없다. 독선과 불통을 더 이상 고집하면 집권세력 또한 안녕치 못할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사실 청년들의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물음에, 가슴이 미어짐을 느낀다. 젊은이들은 사회 진출의 입구가 막혀있고, 중장년들은 다시 사회로 들어오는 출구가 막혀 있으며, 어르신들은 빈곤과 외로움 속에서 좌절하는 대한민국 사회. 그래서 이 나라의 젊은이들과 가족 누군가는 안녕하지 못하고, 내 이웃이 안녕하지 못한 현실을 마주하는 이 시간이 괴롭다.

올해 기점 나라 부강과 국민행복시대 도래 기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 안녕을 물어야 한다. 한 사람의 질문에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안녕함을 물어가는 것처럼, 결국 우리 모두가 안녕한 사회를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따지고 바람직한 우리 사회의 가치를 다시 세워야 한다.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이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진짜 안녕한 사회로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뛰고 땀 흘려야 하는 것이다.

올해는 동네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의 해다. 선거는 자유민주주의 축제이고, 투표권은 양도할 수 없는 기본권이다. 문제는 선거 열풍이 ‘북한 리스크’ 관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치권의 경각심이 요구된다.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국가안보를 정략적으로 뒤흔드는 불상사는 없어야 한다. 물론 선거공학에 홀려 반칙을 저지르는 이들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썩은 사과는 유권자가 단호히 솎아내야 한다. 정치 리더십의 진위를 가리는 혜안이 필요하다.

결국 믿을 것은 우리 능력이다. 한반도 주변 4대 강국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한민국은 시대적 조류에 능동 대처하되 한발 한발 조심해서 발을 내디뎌야 한다. 밝은 눈으로 전후좌우를 살펴야 한다. 국민 단합과 경각심, 통찰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2014년 초입이다.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평범한 인사말이 어찌하여 해를 넘기면서까지 휘발성을 갖는 시대의 화두(話頭)가 됐는 지를 살피는 데서 ‘해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나라는 부강하고 국민은 행복한 시대가 도래하기를 손모아 기원한다. 새해, 안녕들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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