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노래 하는 CEO, ES 기술 연구소 민상대 대표
인생을 노래 하는 CEO, ES 기술 연구소 민상대 대표
그의 시간은 틀리지 않았다.
  • 김초롱 기자 alsk776@gmail.com
  • 승인 2016.06.1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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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뉴스=김초롱 기자] 1만 시간의 법칙.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1만 시간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잠정적인 통계다. 한 사람이 출생부터 사망까지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시간은 적어도 몇 만 시간. 그중에서 자신의 인생을 위해 몇 시간을 사용했을지는 각자의 몫이다. 그런 의미에서 성공과 실패, 두 가지 분류로 사람의 인생을 판단하고 싶지는 않지만, 인생의 깊이는 저마다 다르고 깊이가 깊어 보이는 사람일수록 그 사람은 과연 어떻게 자신의 지난날들을 보내왔을까 궁금해지는 것이 당연하다. 경기도 군포시에 위치한 ES 기술연구소의 민상대 대표. 대단한 성장 가능성과 잠재능력이 기대된다는 뻔한 인터뷰 요청이 아닌, 정말로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한번 보러가는 인터뷰를 시작했다. 우리 회사의 직원이 ‘또라이’라서 좋다고 말하던 기업의 수장, 그리고 ‘나의 20대는 혼돈의 카오스였다’라고 밝히던 그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시작한다.

 

ⓒ대한뉴스

성장의 밑거름, 나의 카오스

 

‘하시는 일은 재미있으신가요?’라며 되레 취재팀에게 질문을 던지며 인터뷰를 시작한 민상대 대표. 취재팀으로서도 상당히 인상적인 순간이었다. 돌이켜보면 그와의 인터뷰 시간은 일방적인 질의응답시간이 아닌, 대화의 핑퐁게임이었다. ‘좋아하는 일이기에 힘들지 않고, 그래서 열정이 식지 않습니다’라는 말로 민 대표에게 화답했고, 그의 공감한다는 끄덕거림을 신호탄으로 우리는 자연스러운 인터뷰를 진행했다. 온화한 미소, 부드러운 화법, 대화를 하며 한 번도 놓치지 않는 아이 컨택 그러나 번뜩이는 눈매. 인터뷰어로서 느낀 ES 기술연구소 대표의 첫 인상이었다. ES 기술 연구소는 식품 원료를 만드는 회사다. 봄과 여름 사이를 맞이하고 있는 이 계절, 자연스럽게 새콤달콤한 음료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좋아하는 동네 까페에서 자몽쥬스를 마시게 될 때, 그 음료 속에 ‘자몽 원액’을 만드는 회사. ES 기술연구소는 역사가 긴 회사라고 불릴 수는 없지만 안정적이며, 자신들의 일을 만들어가고 있는 기업임은 확실했다. 남들은 다 부러워 하는 기업의 수장, 그러나 그의 이야기는 화려하기보다 솔직했다. ‘흔히 큰 성장이 시작되기 전에 방황의 시기가 존재한다고 해요. ES 기술연구소를 차리기 직전까지, 그러니까 결혼 후 2년까지가 저의 카오스 상태였을겁니다’

 

힘들었던 어린 시절, 그리고 자신의 인생은 오로지 내 몫임을 절실하게 알았던 20대는 그에게 생계를 마주한 현실이었다. 그런 과정들이 즐겁지 않아, 악에 받히고 분노에 가득 찼던 시간을 보냈다던 민 대표. 그 시간들을 후회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전혀요- 그 모습도 결국에는 제 모습입니다. 실패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내 모습을 내가 부정해버리는 순간, ’나‘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거든요’라는 답변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빚과 생계에 허덕이던 젊은 시절, 돈을 열심히 벌고 버는 족족 빚을 갚아나가며 스스로 리스크관리를 해오던 것이 남들은 창업 후 재정적 경영위기를 어쩔 줄 몰라 하는 부분을 덤덤하고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과거를 잊은 자에게 미래는 없다는 글귀가 선명하게 뇌리를 스치던 순간이었고, 취재팀에게 하는 일이 재밌느냐는 질문을 던진 이유도 그때서야 비로소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대한뉴스

과부하를 굳이 스스로 걸릴 필요는 없다

 

이전 회사를 다니고 연차가 쌓이며 식품 원료를 직접 만들 기술이 쌓여가던 찰나, 직접 원료개발과 제조, 유통을 해보자는 용기가 지금의 ES 기술 연구소를 만들었다고 민상대 대표는 설명했다. ES 기술 연구소는 개발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는 식품원료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했고, 성장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민 대표의 철학이었다. 회사를 더 이상 키운다거나 직원 수를 늘리겠다는 목표보다는 현 상황을 끊임없이 체크하고 재정비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는 기업이고 싶다는 의견을 덤덤하게 털어놨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맹목적인 성공보다 내면을 잘 돌보는 한 사람의 인생을 살고 싶다는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그리고 직원들을 책임지는 사장으로서의 삶의 균형을 잘 돌보고자 하는 그의 중심은 심리학공부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지쳐있는 제 자신을 돌보기 위해 마음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심리학책을 읽어보면서 느낀 점이 많았고 본격적으로 마음을 돌보는 공부를 시작했죠’ 민 대표는 자신을 위한 내면의 시간이 오히려 아내를 이해하고, 직원들을 이해하는 가교역할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타인을 오롯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면서, 진짜 중요한 것을 찾는 작업을 시작했다는 부연 설명도 덧붙였다. 부와 명예보다 따뜻한 가장이 되는 것, 더 많은 직원을 누리기보다 현재의 직원들을 더 책임지는 리더가 되는 것. 그것을 위해 일하느라 너무 애쓰지 않고, 칼퇴근해서 아이들과의 시간을 확보하며 큰 영업이익이 나지 는 않으면서 직원들만 힘들게 하는 수출과 사업계획은 과감히 덜어냈다. 그리고 앞으로도 담기보다 덜어내는 것에 집중하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웃으며 말하던 그의 모습은 보기 좋았다.


 

ES 기술연구소가 제작한 식품 용기. 원료 뿐 아니라 용기 제작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한뉴스
ES 기술연구소가 버려진 술병을 이용해 만든 업사이클링 제품.(재활용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가치를 높인 제품) ⓒ대한뉴스

품기 위해 경계 한다

 

인터뷰가 무르익을 때쯤, 그는 우리에게 또 한번 질문했다. ‘저희 회사 와보시니까 어떠세요?’

안정감 있고, 조용한 분위기. 그리고 식품원료 개발을 도맡는 연구원들을 위해 최적화된 환경이라는 말을 건네자 다행이라던 민상대 대표. 자신은 매일 봐서 익숙한 환경이지만, 첫 방문하는 사람의 눈으로 객관적인 평가를 받고 싶다고 했다. 이어서, 만들어지는 이미지에 대한 부담을 털어놓았다. ES 기술 연구소, 가고 싶은 회사라며 지원하는 몇몇 지원자들을 만나볼 때 마다 혹여나 기사를 통해 소개된 자신의 회사가 너무 좋게만 포장된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에 고개를 떨군다고 말했다. 그리고 좋은 사람이기보다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다보니 그렇게 인간적이지도, 감동이 있지도 않은 곳이라고 터놓고 말하던 그의 모습이 무척이나 대단했다. 모든 것을 품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과 그 상황을 경계하는 것이 그가 자신과 자신의 회사를 대하는 태도라고 이해했다. ‘여행은 있는 것 자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죠.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불평하지 않고 다 흡수하는 것 말이에요. 그리고 그 여행을 통해 자신을 재정비하잖아요. 버릴 건 버리고 딱 필요한 것만 남긴 채로’인터뷰 중간 중간, 사담을 통해 들은 그의 이야기에도 자신을 품기 위해 늘 스스로를 확인하는 태도는 엿보였다. 기사의 서두에 소개했듯 뻔한 기업 인터뷰가 아니라 만나고 싶은 사람을 보러가는 인터뷰일 수밖에 없던 대목은 바로 이런 민 대표의 인생 철학이다. ‘이 작은 회사에서도 대표와 식사자리 한번 더 가졌다는 사실이 직원들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공평함에 신경씁니다. 그래서 CEO란 자리는 늘 외로운 자리죠’인터뷰의 끝자락에 남긴 민대표의 말에서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품기 위한 경계를.

 

김광석 노래를 수준급으로 부르고, 20대 시절 생계형 가수 활동도 했던 그가 이제는 김광석 노래를 부르는 자신 말고, 내 노래를 부르는 민상대가 되고 싶다며 자신의 앨범작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쑥스러운 듯 밝혔다. 무엇이든 ‘나의 것’을 생각해내는 그의 삶을 응원한다. 그리고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니라 그대로 좋은 기업문화를 가진 기업이라고 힘을 실어 다시 한 번 응원을 보낸다. 당신은 이미 잘 살고 있으니 너무 스스로를 몰아부치지 말기 바란다는 민상대 대표가 독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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