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세미나 닷컴 이동우 대표
북세미나 닷컴 이동우 대표
책과 사랑에 빠지다
  • 대한뉴스
  • 승인 2006.10.02 10: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희망이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정말 판도라의 상자에서 나온 것일까?

 

아큐정전으로 유명한 노신의 글 중에 이런 말이 있다.

 

“희망이란 것은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으나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게 곧 길이 된다.”

 

이 말에 따르면 희망이란 가파른 땅을 딛고 딛다 보면 길이 되는 것처럼 맨 처음 걸어가는 용기가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에 아직 낯선 ‘북세미나’는 한 사람의 용기로 시작 되었다. 누군가는‘무모한 도전’이라고

 

했을‘책’과‘세미나’의 접목. 하지만 열정이일궈낸 성과는 1년여 만에 튼실한 열매를 맺었다.

 

“처음으로 의자에 청중들이 다 채워졌을 때 가슴이 뭉클했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의미가 다시 주

 

어지는 것 같았다. 그동안 일방통행 하던 저자와 독자가 이 만남을 통해 소통하고 있었다. 꿈꾸던

 

것이 이뤄진 것이다.”라며 연신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북세미나닷컴 이동우 대표.

 

바로, 미지의 영역인 ‘북세미나’를 현실로 만든 장본인이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오후. 광화문에서 그를 만나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북세미나를 구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평소에 책 읽는 것을 참 좋아한다. 북세미나를 구상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이것일 것이다.

책은 늘 가르침을 준다. 그것이 억지스럽지 않고, 내가 생각하고 받아들일 시간도 충분히 준다.

책을 읽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저자도 함께 만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책을 통해 한 가지를 배운다면 저자를 통해서는 백 가지를 배우게 된다. 독자는 저자와의 만남을 통해 책을 읽으면서 놓치고 지나갔던 의미들을 새롭게 깨닫게 되고, 책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이미 외국에서는 ‘북세미나’라는 것이 널리 통용되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는 익숙하지 않다. 이렇게 좋은 문화의 장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 안타까웠고, 그래서 이 분야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북세미나닷컴 CEO가 되기 이전에는 안정적인 직장에서 전도유망한 길을 달린 것으로 알고 있다. 사업에 대한 반대가 있지 않았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반대를 했다. 무모하다고 보는 입장이 많았던 것 같다. 북세미나에 대한 기획은 내가 맨 처음이 아니다. 단지, 성공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염려하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북세미나닷컴에 대한 사업구상을 했던 것은 아니다. 한국일보 경제연구소에 있을 때 지금 같은 북세미나 기획안을 올린 적이 있었다. 하지만 결재하는 데 한달 이상 소요가 되는 등 거대 조직에서는 효율적인 활동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그곳을 나와 정식으로 북세미나닷컴을 만든 것이다.

 

처음과 지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처음엔 나 혼자 모든 것을 다 맡아서 했다. 새벽 2~3시에 나와 밤 11시에 퇴근하는 풍경도 내게는 익숙했다. 책을 읽고, 선정하고, 출판사와 만나고, 저자를 만나고, 사진을 찍고, 인터넷에 올리고 하는 등 모든 작업이 직접 발로 뛰고, 내 손을 거쳐 가야 했다. 직원이 없었으니까.

그리고 처음 첫 직원을 뽑았을 때, 세미나가 있던 날이었다. 그날은 교보문고에서 세미나가 열렸는데 “오늘은 의자를 안 펴도 되겠네요.”하는 직원의 말이 웃음 반, 눈물 반으로 떠오른다. 세미나장에 도착하면 늘 하는 일이 백 명 혹은 그 이상 되는 의자를 나르고, 펴고, 배치하는 일이었는데 그곳에는 의자가 제 자리에 다 붙어있는 것이었다. 다행히 지금은 교보문고가 제휴업체가 되면서 의자를 펴는 일이 많이 없어졌다.(하하)

직원들도 늘어서 이제는 차 한 대에 다 이동을 못한다. CEO로써 어깨가 더욱 무거워져 가는 것도 사실이다.

또 책 선정에 있어서도 예전에는 내가 먼저 출판사를 찾아가 요청하는데 반해 지금은 출판사에서 출판도 되지 않은 책들을 팩스나 이메일로 보내와 북세미나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요청을 해도 책 내용이 기준에 못 미치면 거절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내가 제일 어려워하는 것 중에 하나가 ‘거절’이라서 딜레마다. 하지만 좋은 책을 위해 ‘거절’하는 것도 배워나가는 중이다.

 

‘북’과 ‘세미나’는 사업요소로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북세미나는 언제나 무료인 것으로 아는데 어떤 타협점이 없었는가?

수익성이 없는 것은 처음부터 각오한 일이었다. 하지만 분명히 이를 유지할 수 있는 무엇인가는 필요했다.

처음에는 출판사로부터 협찬을 받는 것을 생각했다. 이렇게 되면서 생기는 문제는 좋은 책으로 북세미나를 하기보다는 출판사가 원하는 책으로 북세미나를 열어야한다는 점이다.

이는 좋은 책을 독자에게 소개하고 저자와 독자의 커뮤니케이션 활로의 장을 만든다는 북세미나의 근본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 판단됐다. 따라서 과감하게 이를 접고 좋은 책을 가지고 독자들과 만났다. 물론 모든 것은 무료로 진행됐다.

다행히 첫 세미나를 열었던 신촌의 <토즈>에서 무료로 강연장을 빌려주었고, 저자들도 무료로 강연에 임해주었다. 좋은 책과 이를 쓴 저자들은 독자들을 점점 강연장으로 끌어 모았고, 이 결과 지금은 제휴도 늘고 협력 업체도 늘어나는 등 그 때의 판단이 오히려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계기가 되어준 것 같다.

 

하루에 한 권 이상 책을 읽는다고 하는데, 지금처럼 바쁜 와중에 가능한가?

내가 하는 일이 책을 선정하는 일이다. 책을 읽지 않고 어떻게 좋은 책을 선정할 수 있겠는가? 또 좋은 책을 만나려면 이왕이면 많은 책들 속에서 골라내는 게 확률적으로도 높으니까.(하하)

난 이제 막 탈고를 끝낸 따끈따끈한 책들이 좋다. 보통 이 책들은 아직 책으로 만들어지기 이전이라 A4로 팩스나 이메일로 도착한다. 마치 아무 꾸밈없는 수수한 시골처녀를 만나듯 편안하게 책에 빠져들 수 있다. 서점에 가면 잔뜩 치장한 책들이 가판대 위에 놓여있다. 그런 요란함이 소비자를 현혹하기 쉽지만 내용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잠깐의 즐거움일 뿐이다.

저자를 만날 때는 먼저 책의 내용이 마음에 들었을 때 만난다. 내가 책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채 인터뷰를 한다면 그건 저자와 독자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벽을 만드는 일일 것이다. 따라서 책 선정을 위해서, 저자와의 만남을 위해서 책은 늘 내 가까이에 있다.

 

이노디자인의 김영세 대표, 전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 대표, 방송인 백지연 씨, 소설가 조정래 씨 등 저명한 인물들이 책의 저자로 북세미나에 섰다. 그동안 북세미나를 거쳐 간 저자 중에 인상에 남는 저자가 있는가?

누구 한 분 인상에 남지 않는 분이 없다. 모두 다 소중한 시간을 내어 자리를 빛낸 주신 분들이다.

예전에 한비야 선생님께서 문득 내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내 코드가 뭔 것 같수?” 그리고는 바로 “꾸준히.”라고 대답하셨다. 그 말은 하루에 30분씩 매일 꾸준히 하면 어떤 것이라도 안 되는 것이 없다라는 것이다. 또한 내게 이 말은 지금처럼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라는 말로 들렸다.

 

‘세컨드 컬처’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일의 능률과 창의력을 높이는 것이 21세기 버전의 삶이다. 이대표는 어떤 세컨드 컬처를 가지고 있는가?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다. 오히려 쉬는 날에는 책과 많이 떨어져 지내려고 노력한다. 이런 휴식과 틈새 속에서 더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날 때가 많다.

요즘 마라톤을 하는데, 마라톤을 하면서도 배우는 것이 많다. 마라톤 풀코스는 42.195㎞다. 작년 춘천 마라톤에서 2시간 반 만에 30㎞를 갔다. 그리고 나머지 12㎞까지 두 시간이 걸렸다. 이미 30㎞를 넘어서부터 많은 젊은이들은 나처럼 숨을 헐떡거렸고, 오히려 노인들은 처음 그대로의 페이스를 유지하다가 35㎞가 지나자 앞질러 나가기 시작했다.

열정만 가지고는 무모한 도전이 될 수 있다는 것. 이를 위해 스킬과 연륜을 쌓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정신력이 중요하다는 것 등등 와 닿았다. 완주할 수 있었던 건 끝까지 해보겠다는 정신력 때문이었다. 오직 이 생각이 다른 장애물들을 넘게 해주는 힘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이대표를 역할모델로 삼고 있는 사람들과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기획이란 책상에 앉아있다고 나오지 않는다. 많은 곳을 돌아다녀라. 가는 곳곳마다 느껴지는 에너지가 다르다. 그 에너지를 충분히 느끼고, 담아두면 언젠가 쓸 때가 생긴다.

또한 체력도 중요하다. 이 분야는 아직도 개척분야이다. 그만큼 할 일도 많고, 가파른 분야를 개척하는 데 있어 스트레스도 많다. 따라서 몸이 건강하지 못하면 금방 주저앉게 된다. 건강한 정신에 건강한 몸도 맞는 얘기지만,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도 맞는 얘기다.

우리는 기업의수명이 사람의 수명보다 짧은 시대에 살고 있다. 끊임없이 나 자신과 회사를 혁신시키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들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스스로의 확신에 후회하기 보다 노력하라. 꾸준한 노력은 분명히 당신에게 상상이상의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취재_최유리기자/ 사진_김창규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강서구 양천로 400-12 더리브골드타워 1225호
  • 대표전화 : 02-3789-9114, 02-734-3114
  • 팩스 : 02-778-6996
  • 종합일간지 제호 : 대한뉴스
  • 등록번호 : 서울 가 361호
  • 등록일자 : 2003-10-24
  • 인터넷신문 제호 : 대한뉴스(인터넷)
  • 인터넷 등록번호 : 서울 아 00618
  • 등록일자 : 2008-07-10
  • 발행일 : 2005-11-21
  • 발행인 : 대한뉴스신문(주) kim nam cyu
  • 편집인 : kim nam cyu
  • 논설주간 : 김병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미숙
  • Copyright © 2024 대한뉴스. All rights reserved. 보도자료 및 제보 : dhns@naver.com
  • 본지는 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 요강을 준수하며, 제휴기사 등 일부 내용은 본지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