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뉴스=임병동 기자] 자유한국당 송언석 국회의원(경북 김천, 국토교통위원회)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나 다름없는 자회사 수십 개를 설립해 공공택지를 무더기로 낙찰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LH 2008~2018년 공동주택용지 블록별 입찰 참여업체 및 당첨업체 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 호반건설은 LH가 분양한 공동주택용지 473개 필지 가운데 9.3% 해당하는 44개 필지를 낙찰받았다. 면적으로 보면 약 56만평(1.86㎢)에 이르며, 이는 서울월드컵경기장 260개를 합친 크기와 맞먹는다.
LH가 신도시와 택지지구 등에서 분양하는 공동주택용지는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 중 추첨을 통해 낙찰업체를 정한다.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가 올해 7월 기준 7,827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 건설사가 10년간 전체 분양 택지의 9.3%를 낙찰 받은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호반건설은 LH가 분양하는 공동주택용지를 낙찰받기 위해 최대 34개 계열사를 동원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LH가 진행한 공동주택용지 입찰 191건에 호반건설 계열사가 총 2,204차례 참여했다. 필지 1개당 평균 11.5개가 넘는 계열사를 투입한 것이다. 호반건설과 그 계열사들의 입찰 규모는 전체(23,254차례)의 9.5%를 차지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공공택지를 대거 낙찰 받은 호반건설은 2008년 시공능력평가 77위에서 올해 10위로 10여년 만에 67계단 뛰어올랐다. 이는 소규모 건설사들의 당첨 기회를 빼앗고, 국민들의 다양하고 품질 좋은 아파트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무시하면서 얻은 결과다.
송언석 의원은 “신도시 공공택지 분양 과정에서 일부 건설사가 자회사들을 대거 동원해 편법으로 택지를 낙찰받아 간 것이 확인됐다”며 “공공사업의 취지를 심각히 훼손한 만큼 국토교통부가 철저하게 진상을 조사하고 조속히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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