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를 생각할 때 자주 떠오르는 영상들이다.
동행(同行)은 동행(疼幸)이라고 한다. 함께 걷는 다는 것(同行)은 아픔과 기쁨(疼幸)을 같이 한다는 것.
올해로 11돌을 맞는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이하 위러브유. 회장 장길자. 후원회장 이순재)의 새생명사랑 가족 걷기 대회가 3일(일) 서울 올림픽 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열렸다.
위러브 유의 1만 회원들이 함께 걷는 것은 물 부족으로 고통 받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들에 펌프와 저수시설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인간을 구성하는 70%는 물, 물은 생명
고인 물에 생명을 거는 붕어(학철지부.涸轍之鮒) 생각해봐야....
바다, 강, 하천, 호수, 빙하... 지구상의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물이다. 인간을 구성하는 것도, 동식물을 구성하는 것도 70% 가 넘는 것이 물이다.
즉, 물이 세상을 움직이게 하고 나를 살아가게 한다는 말이다.
한국을 포함한 미국과 유럽, 중국 대륙의 거대한 에너지 소비체들은 많은 양의 에너지를 소비해왔고 소비할 것이다. 그로 인한 지구 온난화의 진행은 엉뚱하게도 아프리카와 아시아 저개발국에 피해를 주었다.
해수의 온도 상승은 해류의 변화를 불러왔고, 아프리카는 이로 인한 가뭄으로 논바닥이 말라간다.
최근 유엔환경계획이 발표한 ‘지구 환경 보고서’를 보면 물 부족 및 수인성 질병으로 연간 300여명이 사망하고 있으며 이 중 대다수가 약한 아이들이라고 한다.
학철지부(涸轍之鮒)를 생각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
수레바퀴 자국에 고인 물에 사는 붕어가 필요한 것은 당장 필요한 한 되의 물이지 서강(西江)의 큰 물줄기가 아니다.
강도를 만난 이가 필요한 것은 당장 따뜻하게 치료하고 보살펴 줄 선한 사마리아 인이지 죽은 다음 성대한 장례를 치러줄 사람이 아니다.
절박한 이들을 돕는다는 것은 ‘당장’이다.
한 위러브유 회원은 “거창하게 계획을 세워 아프리카와 아시아 전체를 살려야 한다는 말 뿐인 공약은 자신들의 몫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한 마을 한 마을에 물 펌프와 저장시설을 공급해 주는 것. 그들의 아픔에 동행하고 기쁨에 함께 기뻐하는 것. 사랑이라는 ‘신종 플루’를 전염시키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도움 받은 이들의 입에서 나온 말, ‘사랑합니다’
가나, 네팔, 라오스, 캄보디아 대사, ‘사랑’에 감동하다.
모두 위러브유로부터 펌프시설과 저장시설을 지원받은 나라의 대사들이다.
유식(有識)한 대사들의 거창한 감사 인사말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의외의 인사말에 놀란 표정들이다.
모두들 한국어로 ‘감사합니다’‘감사해요’‘감사’‘감사’를 연발했다.
‘감사’란 말은 한 모금의 물을 마시기 위해 먼 길을 걸어 가야했고, 물을 마시다 얻은 질병을 고치지도 못하고 죽어가는 자국민들을 생각하면서 이들의 아픔을 함께 해준 이들에게 건넬 수 있는 가장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단어일 것이다.
늘 함께 걸어주는 이들, 사랑이라는 ‘신종 플루’를 퍼뜨리다.
이순재 후원회장, 영화배우 김보성씨, 그리고 1만 회원들, 계속 참여할 것”
똑 같은 깊이로, 똑 같은 진지함으로 동행의 자리에 늘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다.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탤런트 이순재 씨.
이순재씨는 인사말에서 “봉사라는 것은 간단한 생각, 시각의 변화로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슈퍼맨이 될 수 있다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들을 할 수 있다면...’이라고 가정하는 그의 얼굴에는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인간시장의 배우, 다큐멘터리 감독, 작가등 수많은 수식어를 붙이고 다니는 진유영 감독은 누구보다 ‘인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온 사람 중 하나다.
“물이 부족한 아시아 오지에서는 물을 재활용해 쓴다. 같은 세상에는 다른 사람들이 많다는 것, 그러나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가지는 것 같다”고 말한다.
‘희망의 증거’로 활동하는 서진규 박사는 이 자리에 가장 어울리는 사람이다.
엿장수 딸에서 하버드대 박사까지 한국인과 미국인들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었던 서 박사는 이제 국제무대로 발을 넓혔다.
“구정물을 먹고 기생충에 죽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와는 다른 삶이다. 그러나 인간이기에 우리는 평등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 사람 한사람 말을 해 보진 않았지만 함께 걷고 있고, 함께 박수치고 있는 위러브 유 1만 회원들은 늘 아픈 이들을 부축해 함께 걸어가는 선한 사마리아 인이다.
추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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