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뉴스=이윤성 기자] 야놀자리서치는 8일 발표한 '야놀자리서치 브리프 Vol.6' 에서 국내 생활숙박시설 (이하 생숙)의 현황과 쟁점, 그리고 전망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오는 10월 14일 생숙의 용도변경 유예기간이 끝나면 생숙의 숙박시장 신규 진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생숙이 정부의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유치 목표 달성에 중요한 기반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생숙은 흔히 레지던스라 불리는 숙박시설로, 일반 호텔과 다르게 객실 내 취사시설이 구비되어 있어 장기체류에 적합한 시설이다. 1988년 서울에 첫 레지던스 호텔이 문을 연 이후 2012년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과 2013년 건축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생숙은 지금의 법적 근거를 갖추게 되었다. 하지만 과거 관련법규가 모호한 틈을 타 주거목적으로 전용되는 생숙이 증가하면서 사회적 논란이 커져왔다. 이에 정부는 2021년 10월 발표한 「생활형숙박시설 불법전용 방지 방안」을 통해 주거용으로 사용 중인 생숙을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로 변경할 것을 안내했으며, 2년간의 계도기간 동안은 이행 강제금 부과를 유예하기로 했다. 그 계도기간 종료일이 오는10월 14일로 가까워 옴에 따라, 주거용으로 사용 중인 생숙은 오피스텔이나 숙박시설로 용도 변경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1년 12월 기준 공중위생법에 따라 생활숙박업으로 등록된 업체 수는 3천 9백여 개이고, 이에 해당하는 호실 수는 약 8만 6천여 개이다. 2012년 이후 호실 기준으로 매년 17.8%씩 성장해온 셈이다.
야놀자리서치는 생숙이 호텔보다 저렴하면서도 취사시설이 포함되어 있어 워케이션, 한 달 살기 등 MZ세대를 위주로 확산되고 있는 장기체류형 여행에 매우 적합한 숙소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팬데믹 기간동안 급증한 '한 달 살기', '보름살기' 등 장기체류 관련 검색량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2023년 2분기 이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생숙 시장은 하이엔드급 위주로 개발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득의 양극화와 함께 럭셔리 여행관광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부산과 강원도를 중심으로 하이엔드급 생숙 시설의 공급이 확대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에는 '빌리브 패러그라프'와 '비스타 오션 헤리티지'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며, 강원도 속초에서는 한화건설 주도의 '카시아속초'와 신세계 건설의 '윈덤 강원 고성', GS건설의 '속초 자이엘라' 등의 프리미엄 생숙이 개발 중이다.
서울 생숙 시장은 여의도, 종로 등 사무실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장기투숙객을 대상으로 한 중소형 프리미엄 생숙들이 운영 중이거나 개발 중이다. 메리어트 호텔이 직영하는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는 올해 5성 등급을 획득하였고, 역시 5성 등급을 지향하는 반얀트리 그룹의 '앙사나 레지던스 여의도'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중구 세운상가 일대에는 ‘푸르지오 그래비티’가 들어설 예정이다.
해외에서도 북미를 중심으로 장기체류형 숙소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증가하고 있다. 힐튼과 메리어트, 하얏트, 윈덤 등의 글로벌 호텔 체인들이 익스텐디드 스테이 및 서비스드 아파트의 공급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하이브리드 근무가 확산되고, 레져와 출장을 결합한 '블렌디드 여행' (blended travel)이 증가함에 따라 장기체류 숙소의 수요도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장기체류뿐 아니라 단기숙박 관광객까지 타겟으로 하는 생숙이 이제 호텔과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되었다고 언급하며, 취사시설이 있다는 점 외에 생숙이 호텔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차별화 지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입지와 주변 환경, 예상 수요층의 특성과 니즈를 고려해 포지셔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 건물 내에 다수의 분양자가 있는 생숙의 특성 상 전(全) 객실 단위의 프로모션이나 시설투자 등 장기적인 운영계획을 실행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를 위해선 소유자간 원활한 협의와 관리단의 효율적 운영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생숙의 장기적인 성공은 주변 지역의 관광 수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해당 도시를 관광 매력 도시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지자체의 전략과 노력, 더 나아가 생숙을 포함한 관광 유관 서비스 산업의 성장 및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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