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제천시, 청풍호에 봄이 오면
[김병호 칼럼] 제천시, 청풍호에 봄이 오면
  • 김병호 기자 kbh6007@hanmail.net
  • 승인 2024.01.06 1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봉산에서 바라본 청풍호(김병호논설주간)
비봉산에서 바라본 청풍호(김병호논설주간)

휘황찬란한 도심의 거리가 아니더라도, 값비싼 향수 내음이 아니더라도, 최고의 정형 술로 위장한 얼굴이 아니더라도, 질식할 것 같이 덕지덕지 바른 화장품 속 숨겨진 얼굴이 아니더라도, 호반 춘풍에 흩어진 머리카락 날리며 검게 그을려 찐한 너의 얼굴이 그립다.

그리움이 철령을 넘지만, 그냥 그렇게 부러진 나무토막 위에 걸터앉아 곡조 없는 콧노래로 흥얼거리고 싶은 충동이 가슴을 방망이질한다. 물이 많이 고여 있는 곳은 호수 아니면 강이 아니 드냐 나무가 많은 곳은 산속이 아니면 숲속일 것이고, 인간사 새옹지마라고 살아보면 알 수 있다.

재임 중 외국 여행하며 왕실마차에 몸 싣고 목 부러질까 봐 움직이지 않고 말발굽 소리 장단 맞춰 보름달처럼 둥글게 맞춘 성형 눈알 굴러 본들 무슨 소용 있으랴, 죽어서 내 한 몸 묻힐 곳 없어 허공을 맴도는 영혼을 베개 삼아 이산 저산 굴러다니는데 권력이면 무엇하며 양귀비면 무엇 하랴,

어리석은 인생은 얼음 더미 위에 앉아서 부채질하며 선풍기 찾는다더라만,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여정(餘情)이 생각나는 것이 삶이라면 인생 탐욕스러움은 태산이 낮아 보인다. 멀리 못가고 겨우 경남 어느 시골에서 책 가게 하는 신세인데, 임기 동안 하늘에서 선녀하고만 살았다 해도 무슨 소용 있나.

선거철이 또 왔다. 눈앞에 타임머신이 다시 오락가락한다. 모두 대한민국을 용궁처럼 만든다고 호언장담한다. 부질없고 철없는 짓이다. 봄이 오면 새싹이 돋고, 여름이면 푸르름이 대지를 덮고, 가을이면 탐스러운 열매가 익는다. 생로병사의 굴레 속에 삼천궁녀를 거느리면 뭣 하나,

김정일이도 볼록한 배를 앞세우고 기쁨조를 찾았지만, 열차 안에서 기쁨조를 잃어버리지 아니했든가, 쾌락은 순간이고 권력도 순간이다. 지나가면 일장춘몽인데, 헛소리 지껄이며 권력을 얻은들 무슨 소용 있나, 일장춘몽이라고 한 번 더 강조한다.

나는 나를 위해 산다. 진심으로 내 인생이 내 것이라고 믿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누가 뭐라 한다고 경로를 수정할 이유야 없지만, 내가 살기 위해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죄를 짓는 것이다. 겨우 인생 막판에 책방하고 살면서 올곧게 살아온 여성을 4년씩 옥살이시킬 이유가 뭐가 있었나.

뛰는 것은 토끼만 뛰는 게 아니고 모든 짐승은 다 뛸 줄 알고 있다. 그러나 뛰지 않고 걸으면서 조용히 살아가는 짐승도 많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자신을 사랑하며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살며 의도적이지 않고, 교활하지 않게 사는 사람이 귀하지만 그래도 가끔 보인다.

헬리콥터 안 타고 치료받으러 가는 사람은 못났고, 헬리콥터 타고 치료받으러 가야 잘난 사람은 아니다. 자신을 사랑하면 삶에 대한 죄책감도 느낄 줄 알아야 사람이다. 외줄을 타고 가는 사람과 두 줄을 타고 가는 사람이 누가 더 빠른가가 아니고 인간이란 굴레 속에 누가 더 실리를 찾느냐가 문제다.

내 가족은 범행해도 용서가 되고 타인들은 처벌을 받아야 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개를 안고 다니면서 개고기 먹지 말란다. 그러면 닭을 키우면서 치킨은 왜 먹나, 어린이를 안고 다니면서 출산율을 논하라. 개를 품에 안고 흰 털을 날리며 출산율 언급하면 혹여 화장실에 삿갓 쓰고 가는 꼴 아닐까,

유명한 여배우도 늙더라, 그 사람들은 평생 젊어 있는 줄 알았고, 억만장자는 천세(千歲) 하는 줄 알았다. 지금 와서 보니 오히려 필자가 더 젊어 보인다고 하더라, 소유하고 있을 때 베풀고 예쁠 때 겸손을 실행하라, 늙고 병들면 지나가는 똥개밖에 짖지 않는다.

청풍호에 봄은 아직 저만큼 있는데, 충북 제천에 이렇게 혹독한 겨울이 지나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민은 하나둘씩 떠나고 맹꽁이는 봄인지 여름인지 모르고 계속 울어 댄다. 맹꽁, 맹맹꽁 이라고 말이다. 노을이 지면 저 울음소리도 그 칠 날이 오려나. 맹꽁 맹맹꽁…

 

종합지 대한뉴스(등록번호:서울가361호) 코리아뉴스(등록번호:강서라00189호) 시사매거진 2580(등록번호:서울다06981호) on-off line 을 모두 겸비한 종합 매체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강서구 양천로 400-12 더리브골드타워 1225호
  • 대표전화 : 02-3789-9114, 02-734-3114
  • 팩스 : 02-778-6996
  • 종합일간지 제호 : 대한뉴스
  • 등록번호 : 서울 가 361호
  • 등록일자 : 2003-10-24
  • 인터넷신문 제호 : 대한뉴스(인터넷)
  • 인터넷 등록번호 : 서울 아 00618
  • 등록일자 : 2008-07-10
  • 발행일 : 2005-11-21
  • 발행인 : 대한뉴스신문(주) kim nam cyu
  • 편집인 : kim nam cyu
  • 논설주간 : 김병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미숙
  • Copyright © 2024 대한뉴스. All rights reserved. 보도자료 및 제보 : dhns@naver.com
  • 본지는 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 요강을 준수하며, 제휴기사 등 일부 내용은 본지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