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안동시, “물새 우는 강 언덕”
[김병호 칼럼] 안동시, “물새 우는 강 언덕”
  • 김병호 논설주간 kbh6007@hanmail.net
  • 승인 2024.03.1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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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호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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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새 우는 강 언덕 노래는 1955년 가수 백설희가 취입해 불렀던 노래인데, 여러 가수가 리메이크해 널리 알려진 대중가요로 민족 애환과 함께 공존했던 노래다. “물새 우는 고요한 강 언덕에 그대와 둘이서 부르는 사랑 노래”…물새 우는 강 언덕 한 구절이다.

우리 민족은 어떤 부분에서도 모두 한(恨) 맺힌 민족으로 남녀 간 사랑도 한 맺힌 부분이 많다. 전쟁으로 분단국가에 살면서 내일 어떤 불행이 급습할지 아무도 예단하기 어려운 오늘을 가고 있다. 그 한을 속 시원하게 풀 수 있는 곳이 바로 호반의 도시 안동이다.

사월이 오면 낙동강 강변은 온통 꽃 대궐일 게다. 그대와 둘이서 부르는 사랑 노래를 목 터지게 불러도 아무도 붙잡아 갈 사람 없다. 진해 군항제 뺨칠 정도로 흐드러지게 활짝 핀 벚꽃은 안동호반의 백미다. 월영교 초입에 서면 낭만이 무엇인지 금방 깨닫게 된다.

사랑하는 이의 가슴에 묻혀 떨어지는 꽃잎을 보면서 정열과 환희를 느껴보시라, 강물 위로 황포돛배가 지나가고 쪽빛 강물 그러데이션이 고요히 세월을 품고 노 젓고 있는 듯하다. 바로 이곳이 테마가 있는 도원낙토(桃源樂土) 아닌가.

봄날이 가기 전에 2박 3일 정도 일정으로 안동으로 오시라. 어디 벚꽃뿐 인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하회마을, 천년고찰 봉정사, 그 유명한 도산서원, 지금 복원 중인 독립운동가 이상룡 선생 생가도 이곳에 있다.

가칭 물새 우는 강 언덕이 바로 이곳이다. 안동댐 좌측으로 쭉 올라가면서부터 벚꽃 터널이 더욱 장관이다. 차창으로 휘날리는 꽃비를 보면서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해 보시라.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다고 비아냥거리면 그 사람은 감정이 가뭄에 논바닥 갈라진 것처럼 메마른 사람 분명 하다.

오나라의 절세미인 서시도 오물을 뒤집어쓰고 나타나면 모두 도망가 버릴 것이다. 비록 용모가 못난 여인이라도 꽃비를 맞으면 서시처럼 예쁜 여인으로 변모해 살포시 다가올 것이다. 서시는 중국의 사대 미인 ‘서시, 왕소군, 양귀비, 초선’ 중에 서시가 가장 아름다웠다고 전해진다.

마음의 문이 굳게 닫힌 여인은 오는 사월 안동 벚꽃 터널에 진입시키면 금방 ‘사랑해’을 연발할 것이다. 여인네가 예쁘면 주로 머릿속이 텅 빈 백치미(白痴美)가 많은데, 예쁘고 총명한 여인은 만나기 어렵단다. 그러나 아무리 힘들어도 꽃비를 맞으면 해결되리라.

이솝우화 속에 사자와 토끼 편이 나온다. “잠들어 있는 토끼를 발견한 사자는 옳다구나 하고 잡아먹으려 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사자의 눈앞에 사슴이 나타났다. 사자는 토끼를 놔두고 이번엔 사슴을 뒤쫓았다. 어수선한 소리에 잠에서 깬 토끼는 놀라서 도망가 버렸다.

사슴을 놓친 사자는 토끼가 있던 자리로 돌아왔으나 토끼마저 사라진 것을 알고는 이렇게 말했다. 더 큰 것을 바라다가 손안에 든 것마저 놓쳐버렸구나.” 이런 것이 인생사 아닌가, 자기 마누라 두고 좀 예쁘다고 몇 번 본 여인네 따라다니면 집토끼마저 도망가 버린다는 뜻일 게다.

물새 우는 강 언덕에 오시라, 낙동강 물이 굽이치는 하회마을 건너 부용대에 오르면 하회마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이곳엔 물새도 울고 까치도 울고 뻐꾸기도 운다. 굳이 물새만 우는 곳이 아닐 터이다.

달아나는 사월을 강변에서 붙잡아 꽃불 지펴놓고 그대의 옷자락에 묻혀 사월을 안동에서 노래하리라, 고운 새소리 들려오는 꽃길 걸으며 추억을 불러 무정한 세상사 토 달지 말고 분노와 슬픔 털어버린 뒤 희열과 즐거움을 맞이하러 벚꽃축제장으로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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