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NBC의 ‘전설적 기자’인 존 리치(John Rich, 92)씨가 한국전쟁 당시 종군기자로 참여해 촬영한 컬러 사진이 국내 처음 공개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주한 미국대사관은 한국전쟁 60주년을 기념, 오는 5월 5일부터 6월 30일까지 청와대 사랑채에서 특별사진전 '최초공개, 컬러론보는 한국전쟁'을 연다고 27일(화) 밝혔다.
미 해병대원으로 2차대전에 참전하기도 했던 리치씨는 한국전의 개전과 종전을 내내 지켜본 미국인 기자로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국전쟁 개전 초기부터 휴전협정 조인 시까지 3년여 동안의 장면을 담은 사진 70여 점이 선보일 예정이다.
문화부에 따르면 전시 사진들은 한국 전쟁의 상황을 다양한 시선으로 담고 있다. 그 속에는 북한의 소련제 야크 전투기의 잔해 위에 올라가 파란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해맑은 표정으로 신나게 손을 흔드는 소년이 등장한다. 또 고난의 시절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끈을 놓지않고 어린 삼남매와 함께 쌀가마를 얹은 수레를 끌고 가는 억척스러운 한 어머니의 모습도 만날 수 있다.
'가장 추운 전쟁'으로 불렸던 1950년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온 뒤 전선에서 손톱 밑에 때가 잔뜩 낀 거친 손으로 진달래꽃을 꺾어 철모에 꽂은 채 카메라를 응시하는 앳된 병사의 얼굴도 담았다.
이처럼 전시 사진들은 치열한 전투 장면 대신 다양한 일상의 모습을 포착해 전쟁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증언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사진들은 지상전을 이끌었던 각종 탱크(M26 퍼싱, 센추리온, 크롬웰, 처칠)와 한국전에 처음 도입된 뒤 후에 월남전에서 맹활약을 펼치게 되는 헬기(벨 H-13, 시코르스키 H-5, H-19 치카소), 수송기(더글라스 C-124A 글로브마스터 II, 더글라스 C-47), 전투기․폭격기(F-51 무스탕, A-1 스카이레이더, 콜세어, B-26 인베이더) 등 당시의 최첨단 무기도 선명하게 보여준다.
사진전을 미리 본 백선엽 대한민국 육군협회 회장은 "나는 마치 60년 전 그 날, 그 현장으로 돌아간 듯 가슴이 뛰었다"고 말했고,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미국대사"당시 한국인들의 일상생활과 이들이 겪은 어려움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전쟁에 얽힌 다양한 경험을 들려주는 동영상도 마련됐다.
내셔널 지오그래피 기자들이 즐겨 사용했던 컬러 슬라이드 필름인 코다크롬으로 찍은 이번 사진들은 그 동안 흑백 이미지로만 인식돼 있던 한국 전쟁을 생생하게 되살려 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부 김봉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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