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뒤 20일 넘게 잠적했던 최연희 의원이 국회에서 오전 11시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잠적한 지 22일 만인 최 의원은 '사죄문'을 통해 공인으로서 물의를 일으켜 국민들에게 물의를 일으켜 사죄드리며 지역주민에게도 용서를 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원직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몇 주간 심적인 공황상태를 벗어나보고자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동안 뼈를 깎는 아픔과 회한의 눈물을 흘리면서 수도 없이 죽음의 문턱도 다녀왔다고 사과문을 통해 밝혔다.
최 의원은 "그럴 때마다 지역 주민들이 떠올랐고, 애비 노릇 한번 제대로 못했던 자식들과 족들이 눈에 밟혀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정치를 시작한 이후, 열정을 바쳐 일해 왔던 한나라당 당직도 내놓고 눈물을 삼키며 떠나야만 했다"며 "왜 정치를 시작했는지 후회도 되고 무엇을 위해 일에만 묻혀 살아왔는지 깊은 회한도 든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60평생 지역과 사회를 위해 쌓아온 공든 탑은 하루아침에 모두 무너질 지경이 되었으며 그동안 언론의 보도를 통해 어느새 파렴치한 인간이 되었고 죽일놈이 되어 있다. 더 이상 흘릴 눈물로 없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눈물로 호소드린다. 지난주에 동아일보 기자들이 검찰에 고발했다고 들었다. 그에 따른 법의 판단을 따르겠다. 최종판단을 그때까지만이라도 유보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자회견장에는 민주노동당 여성 당직자들이 몰려와 최연희 의원 사퇴를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취재_문정선 기자 / 사진_임장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