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대 농대 익산에 옮겨야 할 이유
수의대 농대 익산에 옮겨야 할 이유
  • 대한뉴스
  • 승인 2007.07.1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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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익산대 통합을 두고 시끄럽다. 익산시내 곳곳에 플래카드가 나붙었다. ‘익산시민 우롱하는 전북대-익산대 통합 결사반대’‘겉 다르고 속 다른 서거석 총장 .... ’시민단체 뿐 아니라 각 직장단위 노조들의 이름도 눈에 띈다. 지금은 주로 익산이 들썩거리지만 곧 교육부도 시끄러울 모양이다. 이한수 익산시장이 이미 교육부를 방문해 지금과 같은 조건이라면 두 대학의 통합은 안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익산시민의 강경한 분위기를 감안할 때 시장이 그냥 앉아있을 수 없을 터다. 이제 익산 출신 국회의원들도 가만 있기 어려울 것이다. 국회에서 정치문제화해야 할 것이고 정부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와 정책질의에서 따질 수밖에 없다.

대학 통합은 학교당국 간 문제이고 교육부의 소관사안이다. 그런데 왜 지역주민들이 나서고 시장이 움직이는가. 지방자치 시대에 산업 교육 문화 등 모든 것들이 지역공동체의 발전과 결부돼 논의되고 결정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립대학도 민간 기업도 아니고 국민 세금을 많이 쓰는 국립대학 문제라면 더욱 더 그 자체 논리만으로 결정할 수 없다. 국가백년 대계와 정부의 국정지표, 그리고 지역주민의 의사에 바탕해 형성되는 공공 복리를 최고 목표로 삼아야 한다.

우선 문제의 핵심은 전북대 당국이 통합 논의과정에서 약속한 내용을 지키지 않으려 하는 데 있다. 바로 절차적 정당성을 팽개치는 처사다. 수의대의 익산 이전을 합의한 통합협상 과정을 무시하는 태도가 그것이다. 대학 통합이라는 목표를 얻기 위해서 합의한 사항을 무시한다면 목표가 제아무리 좋아도 그것은 실천될 수 없다. 민주주의와 함께 모든 합리적 논의에서 준수해야 할 철칙이 절차적 정당성이다.

전북대와 익산대의 통합 논의에서 합의된 수의대의 익산 이전은 그만한 타당성이 있다. 익산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농축산 지역이다. 이를 바탕으로 식품가공산업 단지로 키워 나가야 한다. 김완주 도지사가 지난해 청와대를 방문해 설명한 전북 지역의 발전 방안에도 포함돼 있는 내용이다. 그런 농축산 지역에 수의대와 농대를 두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익산은 지난해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해 축산농가가 큰 피해를 입었다. 그때 나는 내 고향 익산에 와 닭 살처분 작업에 동참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던 일이 생각난다. 도대체 대학의 연구자들은 무엇하러 존재하는가, 이 지역의 수의학자들과 바이러스 전문가들은 대책 없이 보고만 있는가. 마치 IMF 관리사태를 당했을 때 ‘한국의 경제학자들은 모두 외출했느냐’는 원망이 나왔던 것과 똑같은 상황이었다.

조류인플루엔자는 익산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까지 번졌다. 이 가축 전염병의 예방백신을 발명하는 수의학자는 노벨상을 거머쥘 수도 있을 것이다. 대학이 이같은 현장에 위치해 연구과제를 이행하는 것이 바로 산학협동 아닌가. 지역공동체에 공헌하는 대학, 그렇게 해서 국가 발전과 국민 행복에 기여하는 대학을 우리는 보고 싶다.

전북대가 수의대를 익산에 이전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뻔하다. 수의대의 교직원들이 메인 캠퍼스를 떠나기 싫어 할 것이다. 또 전주가 전북의 중심지라고 해서 주요 기관을 그곳에서 빼내서는 안된다는 반대 목소리가 있는 줄 안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전북의 ‘수도권 집중 심리’가 아니고 무엇인가. 국가균형 발전이라는 시대사조를 생각할 때 참으로 개탄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 모든 분야에서 통용되는 지도이념은 국가균형발전이다. 이 균형발전이야말로 정부의 국정지표일 뿐아니라 시대조류라고 할 만한 표준가치다. 박정희 정권 이후 개발독재 시대에 판쳤던 불균형성장 정책이 얼마나 많은 폐해를 가져 왔던가. 대기업과 특정 지역을 전략적으로 키워나가면 그것이 국가 전체의 성장 엔진 노릇을 하리라던 비민주적 개발정책이 얼마나 많은 국민을 울렸던가. 그런 퇴행적 생각이 21세기 전북에 아직도 팽배해 있다면 이는 전북도민들에게 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전북대가 메인캠퍼스에만 집중하는 방식으로는 대학을 발전시킬 수 없다. 전북이 전주만 키우는 정책으로는 지역을 발전시킬 수 없다. 전주 익산 군산 김제 정읍 등 몇 개의 거점 도시들을 균형있게 키워 나가야 한다. 그렇게 해야 21세기 황해경제권 시대의 중심지로서 전북을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전북대는 수의대와 농대를 연구과제의 현장인 농축산 지역으로 보내야 한다. 통합 논의과정에서 약속한 익산이 바로 그곳이다.

김재홍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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