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나라’의 불안한 출발
‘새로운 한나라’의 불안한 출발
‘새로운 한나라’에 ‘새로운’ 발목
  • 대한뉴스 dhns@naver.com
  • 승인 2011.05.2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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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뉴스] 한나라당 쇄신의 주역으로 떠오른 ‘새로운 한나라’ 모임이 벌써부터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공식 출범한 이후 17일 첫 모임을 가졌으나 각 계파별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의견이 엇갈리면서 갈등을 예고했다. 특히 ‘젊은 대표론’에 대한 논란은 모임의 분열까지 불러일으켰다. 젊은 대표의 간판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정두언ㆍ나경원ㆍ남경필 의원 등 이들 3인방에 대한 책임론이 확산되면서 오는 7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3인방의 출마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로 인해 원내대표 경선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던 친이계에서도 비난의 화살을 보내고 있다. ‘새로운 한나라’는 사실상 친이-친박의 계파투쟁에 하나 더 더해진 새로운 계파에 불과하다는 것. 출범 직후 위기를 맞고 있는 ‘새로운 한나라’의 행보와 한계를 조명했다.

 

4ㆍ27 재보선 참패 이후 쇄신을 명분으로 ‘새로운 한나라’라는 한 배를 타게 된 친박계와 소장파는 당내 돌풍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지난 6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비주류인 황우여 원내대표를 당선시킨데 이어 당 대표 권한대행 타이틀까지 안겨주면서 친이계를 침몰시킨 것. ‘새로운 한나라’가 정치 전면에 등장하면서 신주류로 떠오르자 친이계는 졸지에 비주류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후 당내 관심은 ‘새로운 한나라’로 집중되기 시작했다. 신임 원내 지도부와 소장파, 친박계가 연대의 힘을 확장하면서 쇄신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모임의 면면을 살펴보면, 계파와 지역을 초월한 구성이라 쇄신에 대한 기대가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쇄신의 순수성 훼손 우려

실제 회원 43인 가운데에는 친이계에서 이탈한 회원도 적지 않다. 정두언 의원을 비롯해 친이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박순자 의원도 모임에 가입했다. 박 의원은 박희태 대표 체제에서 이재오 특임장관의 대리인으로 불릴 정도로 강한 계파색을 가지고 있었으나 ‘새로운 한나라’에 가입하면서 “계파를 떠나 변화의 중심에 서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주자들의 대리인도 손에 꼽힌다. 정몽준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정양석 의원과 김문수 경기지사 계보로 불리는 임해규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의 측근인 권영진 의원 등이 가입했다. 중립지대에선 남경필ㆍ권영세ㆍ나경원ㆍ김성식ㆍ홍정욱 의원 등이 포진했다. 친박계는 17명으로 모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43인의 지역구 분표를 살펴보면, 서울ㆍ경기ㆍ인천 23명, 부산ㆍ경남 11명, 대구ㆍ경북 5명, 강원 1명, 비례대표 3명으로 수도권과 PK지역 의원이 대부분이지만 전국 규모 모임으로 세력이 확대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내부에선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새로운 한나라’가 수도권의 향배에 영향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지지기반이 약하다는 것. 앞서 수도권은 2004년 탄핵 후폭풍으로 한나라당 대신 열린우리당을 선택해 과반의석을 내준 반면 2008년 총선에선 대선 승리의 바람을 탄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둔 바 있다. 지역주의가 약한 반면 변화의 욕구가 가장 강한 셈. 내년 총선 역시 한나라당의 수도권 승리를 장담할 수가 없다. PK지역도 사정이 크게 다르진 않다. 최근 민심이 악화되면서 ‘텃밭’이란 인식은 지난 얘기가 돼버렸다.

사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벌써부터 균열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 지난 17일 여의도 국회에서 첫모임을 가졌지만 회원 43명 중 절반에도 못 미치는 16명의 의원만이 참석하는 저조한 출석률을 보였다. 더욱이 첫모임 전 공식 탈퇴하는 회원이 생겼다. 이명박 출범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당선인 비서실장, 현정부에서 특임장관을 지내는 등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주호영 의원이 애당초 “가입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이날 “지난 10일 새로운 한나라가 입회원서를 내달라고 했는데 내지 않았다. 회비 20만원을 내라는 독촉이 와 정리가 안됐다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정 의원과 남 의원이 찾아온 자리에서 당정관계 재조정, 당내 계파 갈등 해소, 국민과 소통강화 등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직접 나서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난 사건이지만 모임 내부적으론 실망감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모임 안팎으로 ‘젊은 대표론’에 대한 비난이 끊이질 않고 있어 고민이 깊다. 특히 친박계는 박근혜 전 대표가 차기 당 대표로 추대되는 것에 반대하면서도 오는 7월 예정된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는 남경필ㆍ정두언ㆍ나경원 의원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남 의원의 경우 4선 중진이고, 정 의원과 나 의원은 직전 당 지도부였다는 점에서 현 여권 상황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에서다.

친박계 이혜훈 의원은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할 직전 당 지도부 인사들이 쇄신으로 경력세탁을 한 뒤 당권에 도전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고, 현기환 의원도 “반성과 쇄신 없이 당권만 노린다면 우리가 쇄신 대상으로 지목했던 세력과 다를 게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모임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민본21’에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쇄신의 순수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것. ‘민본 21’의 공동간사인 김세연 의원은 “특정인을 위한 도구로 이용돼선 안 되며, 모임의 순수성이 훼손된다면 계속 참여할지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사실상 모임 내부적으론 ‘젊은 대표론’에 찬성하지만 당권 논의가 남 의원, 정 의원, 나 의원 중심으로 흘러선 안 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3인방 중 한 사람을 당권주자로 내세울 경우 모임이 와해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내부 갈등이 정점에 이르고 있다.

섞이기 힘든 태생적 관계

‘새로운 한나라’의 내분이 심화되면서 친이계는 목소리를 찾기 시작했다. 4ㆍ27 재보선 참패에 이어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탄핵을 맞은 후 침묵을 지켜오고 있던 친이계가 “(소장파가) 당권 경쟁에 혈안이 돼 있다”고 비난한 것. 결과적으로 소장파가 ‘새로운 한나라’라는 이름으로 친이-친박의 계파투쟁에 새로운 계파를 하나 더하는 인상을 주게 됐다는 게 친이계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속도조절론’이 힘을 받고 있다. 비주류와 중진 의원들로부터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한나라’의 의지대로 ‘젊은 대표론’이 현실화될지 불투명한데다 설사 젊은 당 대표가 나온다 하더라도 중진 의원들이 꿈쩍하지 않으면 당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일단 ‘새로운 한나라’는 모임 차원의 후보 단일화 논의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전언이다.

이로 인해 모임 안팎에선 친박계 유승민 의원과 중립의 권영세 의원이 대안으로 급부상 중이다. 유 의원은 2007년 대선 경선 패배 이후 중앙당 차원의 모든 당직과 거리를 둬왔지만 최근 주변의 권유로 전대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권 의원의 역시 출마를 거부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서울시당위원장 경선 당시 정몽준-이재오 연합군 후보였던 전여옥 의원을 상대로 압승한 바 있어 출마에 긍정적이라는 후문이다.

새로운 대안으로 모임 내 잡음을 차단하고 있지만, 당 안팎에선 여전히 ‘새로운 한나라’에 대한 생명력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영남권에 뿌리를 둔 친박계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소장파는 태생적으로 섞이기 힘든 관계라는 것. 특히 박 전 대표와 소장파를 이끄는 남 의원과 정 의원 사이엔 감정적 앙금이 남아있는 만큼 균열은 예고된 일이었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러한 양측의 갈등은 이달 말로 예정된 당 대표 선출을 위한 경선 룰 개정 과정에서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연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총선까지는 서로에게 필요충분조건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당장 친박계는 수도권 소장파와의 연대를 보수적인 이미지를 덜어낼 수 있는 계기로 활용될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전대에서 친이계 지도부가 들어서는 걸 막을 수 있고, 이는 내년 총선 공천에 대한 안전판 확보와 함께 최소한 박 전 대표의 대권 행보에 불리하지 않은 환경을 조성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반대로 소장파는 고전이 예상되는 내년 총선에서 ‘박근혜’의 이름을 활용할 수 있다.

실제 박 전 대표는 대선이 다가올수록 그 이름만으로도 당내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가능성으로만 거론돼 왔던 ‘월박 그룹’이 현실화되고 있는 실정인 것. ‘새로운 한나라’ 소속인 정태근 의원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수행단장이었으나 요즘에는 친박계와 가깝다. 이한성 의원 역시 18대 국회 초반만 해도 친이상득계로 분류됐지만 이후 박 전 대표의 공개 활동에 잇달아 모습을 드러내더니 지난 8일에는 박 전 대표의 귀국길을 마중하기 위해 인천공항에까지 모습을 보였다.

친이계 ‘헤쳐모여’ 가속화

덕분에 친이상득계가 때 아닌 위기를 맞고 있는 형국이다. 이상득계로 분류되는 이명규ㆍ장윤석ㆍ이철우 의원 등은 사석에서 “차기는 박근혜”라는 말로 박 전 대표에 힘을 실어줬다. 더욱이 지난 6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보여준 이상득계 의원들의 비주류 원내대표 지지는 이상득계의 동요를 충분히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한편, 비주류로 전락한 친이계는 숨을 죽이며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중립+소장파+친박’ 연합을 통해 입성한 황 원내대표 체제가 어떻게 흘러갈지 면밀히 지켜보며 향후 대책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이들은 앞서 친이 계보 모임으로 비판을 받았던 ‘함께 내일로’를 발전적으로 해체하기로 뜻을 모았으나 지난 18일 모임을 유지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모임 운영위원장인 임해규 의원은 회의 뒤 “현정부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연구모임이 설립 취지인 만큼 현 시점에서 해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면서도 “다만 계파모임으로 비쳐지지 않도록 조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함께 내일로’는 안경률 대표가 사퇴함에 따라 당분간 임 운영위원장이 대표 역할을 수행하고, 다음 달 새 대표를 뽑기로 했다.

소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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