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상납 비리 실태
연예계 상납 비리 실태
몸 담보로 방송출연 뒷거래
  • 대한뉴스
  • 승인 2011.05.31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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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대=방송출연’ 강조하며 연예인지망생에 돈·몸 상납 요구

제2금융권에서 ‘학자금 대출’ 받아 돈 상납하게 만들기도


연예계 상납 비리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연예기획사 대표가 연예인 지망생들에게 뒷돈을 받은 사실이 경찰에 의해 발각됐기 때문이다. 뒷돈을 받은 대표는 방송국 PD들에게 금품·향응 접대를 했다. 접대 받은 PD들은 해당 기획사 연예인들을 방송에 출연시켰다. 고(故) 장자연 사건이후 연예계가 뒤집혔지만 지망생들의 여건은 나아지지 않았다. 연예계 상납 비리는 진행 중이다. 질기고도 질긴 상납 비리의 실태를 들춰봤다.


경찰에 의하면 상납 비리를 저지른 기획사 대표 K(43)씨는 2008년 8월부터 최근까지 연예인 지망생 K(24·여)씨 등 8명에게 수십 차례에 걸쳐 로비자금 등 명목으로 1억7,000만원을 뜯어냈다. 특히 ‘돈이 없어 돈을 줄 수 없다’고 한 연기자 지망생 P(20)씨에게는 제2금융권에서 학자금 대출을 받아 돈을 상납하도록 유도했다.

‘로비자금’ 명목으로 돈 뜯는 부실기획사


이 같은 연예계 상납은 주로 ‘아카데미형 기획사’에서 일어난다. 아카데미형 기획사는 연예인 양성을 위한 연기학원 등을 끼고 운영하는 곳이다. 대개 규모가 약소하다. 그 때문에 대형 기획사가 잠식한 방송계의 촘촘한 그물망을 뚫으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한 현실이다.


중소형 기획사들, 특히 아카데미형 기획사들은 이 같은 문제를 타파하는 방법을 연예인 지망생들에게서 찾는다. 연예인 지망생들로부터 돈을 착취해 회사 운용자금 등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연예인’이라는 핑크빛 환상에 젖어 있는 지망생들은 없는 주머니를 털어 기획사에 돈을 갖다 바친다. 하지만 정작 지망생들은 수준 미달의 교육을 받는다. 형편이 영세한 기획사에서 지망생들의 교육에 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망생들은 늦게나마 허접한 연기 수업과 기획사 구조를 깨닫게 되지만, 쉽게 떠날 수는 없다고 말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 때문이다.


취재 과정 중에 만난 H(23·여)씨 역시 스타가 되기 위한 꿈을 안고 아카데미형 기획사에 들어갔다가 ‘돈만 날린’ 사례다.


연기자 지망생인 H씨는 중대형 기획사들이 오디션에 죄다 떨어진 뒤 아카데미형 기획사를 찾았다. 기획사 측은 H씨에게 “끼가 보인다”, “연기자로서 소질이 있다”는 말로 기운을 북돋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기획사 측은 본색을 드러냈다. PD들에게 접대를 해야만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었다.


기획사 측에서는 ‘PD를 직접 접대할 것인지’ 아니면 ‘접대비용을 낼 것인지’를 물었다. H씨는 3차례에 걸쳐 총 250만원을 상납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연기자의 꿈을 이룰 수 있길 바랐다. 기획사 측은 접대 결과를 묻는 H씨에게 “큰 프로그램은 못해도 ‘사랑과 전쟁’같은 단막극 형식의 드라마에는 넣어주겠다”는 거짓말로 안심시켰다.


그녀는 “가끔 기획사 연습생들이 방송 출연 기회를 얻게 되는 경우를 봐왔다”며 “내게도 생길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에 기획사가 이상하다 싶어도 쉽게 떠날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올해 3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대중문화예술산업 발전방안 토론회’에서 이효정 한국방송연기자협회 회장은 “대형기획사가 생기기 전에는 공적 기관인 방송사에서 공채 등을 통해 연기자를 도제식으로 양성했다”면서 “2000년대 이후 이런 모든 과정이 시장에 내맡겨지면서 연예계 진출을 둘러싼 사회문제가 자주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허가제 혹은 등록제를 통해 운영되지 않는 기획사 역시 이 같은 문제를 발생시키는데 한몫했다. 현재 기획사는 사업자 등록만 하면 누구나 운영이 가능하다. 검증되지 않은 사업자가 사기를 목적으로 언제든 기획사 대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기획사가 앞장서지 않더라도 이 같은 일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상납을 요구하는 수요자를 만족시키는 공급자가 있기 때문이다. 일부 출세 지향적인 연예인 지망생들이 뜨기 위해 이를 이용하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 연기과에 재학중인 C(22·여)씨는 “소위 ‘스타’가 되기 위해 물불 안가리는 친구들이 주변에 적지 않다”면서 “한 친구는 ‘기획사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만 잡으면 무슨 짓이든 하겠다’며 결과로 승부하는 게 그쪽 바닥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어떻게 해서든 ‘일단 뜨고 보겠다’는 것이다”고 전했다.


올해 초, 연예인 지망생인 미성년자에게 연습비를 대신 내주고 가수로 키워주겠다고 속여 수차례 성폭행을 한 이모(30) 씨가 구속된 바 있다. 당시 피해자는 “다들 그렇게 하는 줄 알았다”고 말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출세지향적인 연예인 지망생들이 부당거래를 가능케 하는 데에 일조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 연예계 평론가는 “연예인 지망생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지만 기업화된 기획사가 시장 경제 논리에 따라 사람을 부속품처럼 여기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기획사와 연예인 관계는 어디까지나 갑과 을의 관계임을 염두에 둬야 한다. 연예계에 만행한 부당 거래의 뿌리를 스스로 뽑을 수 있도록 투명해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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