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선 아나운서 자살 충격
송지선 아나운서 자살 충격
삐뚤어진 넷심·팬심이 부른 비극
  • 대한뉴스
  • 승인 2011.05.31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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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 임태훈에 대한 애정·직장생활 등 절실한 심경 남기고 19층 투신

유작 ‘토크토크 야구’ 출간 비상한 관심, 자살 배경 여전히 의혹 투성이


야구를 사랑한 아리따운 여자 아나운서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 송지선(30) MBC 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는 지난 5월 23일 오후 1시45분경 투신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불과 몇 주전까지 밝은 모습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해 스포츠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송지선 아나운서가 왜 이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스포츠채널 MBC 스포츠플러스의 프로야구 전문 프로그램 ‘베이스볼 투나잇 야(夜)’를 진행하던 송지선 아나운서가 지난 23일 오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송 아나운서는 이날 오후 1시 40분께 서울 서초동 자택 19층 오피스텔에서 이불을 둘러싸고 뛰어내렸다. 119가 출동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루머에서 자살 가슴아픈 16일


송지선 아나운서의 자살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송 아나운서는 이미 이 달 초부터 자신의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려 네티즌들을 경악케 한 바 있다. 특히 유명 야구선수와의 스캔들과 함께 각종 루머에 시달리던 터라 그 충격은 더하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5월 7일 새벽 송 아나운서가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면서 시작된다. 그녀는 이날 오전 4시께 트위터에 “저를 데려가 주실 수 없다면 힘을 주세요. 가슴이 쩡.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수면제 3알째”라며 “하느님, 저 좀 도와주세요. 뛰어내리려니 너무 무섭고, 목을 매니 너무 아파요. 제발… 나는 비 오는 창 밖을 향해 작별인사 다 했어요. 이제 그만 편안해지게 해 주세요. 제발”이라는 다소 충격적인 글을 올렸다.


이 글을 확인한 네티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동료인 김민아 아나운서의 신고로 119구조대가 출동하고, 송지선의 무사여부를 확인했다. 송 아나운서는 이에 “저 무사해요.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글을 올렸다. 이를 두고 네티즌 사이에 송지선의 트위터가 해킹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글은 송지선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그녀의 미니홈피에는 두산 베어스 투수인 임태훈(23) 선수로 추정되는 연하의 야구선수와 차안에서 벌어진 사적인 일에 대해 노골적으로 묘사돼 있었다.


이때부터 송지선의 자살소동에는 임태훈이 관련됐다는 소문이 각종 포털 사이트를 타고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당시 네티즌들은 “송지선과 임태훈 사이에 은밀한 일이 벌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희진과 이루 사건이 생각난다” 등 반향이 컸었다. 송지선은 트위터를 통해 “싸이에 올린 글은 내가 올린 것이 아니다. 태훈이와 나는 워낙 친한 누나 동생사이다. 가까이 살다보니 친해졌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사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자살 암시글과 스캔들 등으로 임태훈은 2군행, 송지선은 ‘베이스볼 야’ MC직에서 잠정 하차되면서 사건의 여파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그러다 19일 오후 송지선은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정말 어릴 때부터 야구가 그렇게 좋았고 마이크를 들고 말하는 것이 좋았어. 그런 나에게 이 직업은 완벽했어”라며 “그런데 왜 행복할 수 없었을까. 다 내 잘못이야. 누군가를 사랑한 것조차”라는 글을 남겼다. 이 글로 인해 임태훈과의 열애설이 단순한 설이 아니었다는 등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급기야 사흘 뒤인 22일 송 아나운서는 임태훈과 연인관계임을 언론에 공개했다. 그녀는 “1년 정도 누나, 동생으로 지내다가 가까워졌다”며 “정식으로 사귄 지는 1년 정도 됐다”고 고백했다. 반면 상대자인 임태훈의 반박은 매몰찼다. 이날 2군 강등 13일 만에 1군에 복귀한 임태훈은 삼성과의 경기에 앞서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귀고 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이번 일에 더 이상 신경 쓰고 싶지 않다. 야구에만 전념하겠다. 팀에 더 이상 피해가 안 갔으면 좋겠다”는 말로 쐐기를 박았다.


결국 자신과 임태훈 사이가 연인관계임을 밝힌 뒤 상대의 반박을 들은 다음 날 송지선은 자살을 감행했다. 아직 이번 자살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경위는 밝혀지진 않았지만 일방의 주장만으로 그동안의 의혹이 사그라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명암


경찰은 25일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송지선 아나운서의 사인을 ‘우울증에 인한 충동적 자살’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송 아나운서의 죽음을 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의 비극’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SNS가 직접 송 아나운서를 죽이진 않았다. 하지만 낭떠러지 앞에 선 송 아나운서의 등을 가장 힘차게 민 건 분명 SNS를 통해 무분별하게 유포된 루머와 악성 댓글이었다.


배우 박중훈의 경우 영화 ‘해운대’ 당시부터 ‘트위터 전도사’였다. 최근 개봉된 ‘체포왕’ 촬영장 분위기는 물론이고, 무대인사 일정 등을 빠짐없이 올린다. 박중훈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트위터에 나의 모든 것을 공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생활은 거의 올리지 않는다”며 “일하는 모습과 나의 생각 등을 드러내는 것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박중훈은 트위터 홍보 중 네티즌과 다투기도 한다. 영화의 주연배우로서 작품활동에 대한 건강한 비판은 수용하지만 이를 넘어 사적인 부분까지 간섭하는 네티즌과는 설전도 서슴지 않는다.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을 분명히 나누려는 박중훈의 의도다. 하지만 SNS라는 열린 공간 안에서 이런 구분은 쉽지 않다.


송지선 아나운서의 경우는 사적인 부분이 침투 당한 극단적 예다. 그녀의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가 일파만파 번지면서 일면식도 없는 네티즌이 송 아나운서를 물어뜯고 평가하기 시작했다. 공론화 시키고 싶지 않은 이야기가 여론의 도마에 오르며 그녀는 만신창이가 됐다. 견디지 못한 송 아나운서는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했다.


인터넷 시대부터 악성 댓글과 루머는 존재했다. 하지만 SNS 시대에는 정도가 심해졌다. 과거 인터넷은 컴퓨터를 켜고 접속하는 사람만이 접할 수 있다. 하지만 SNS는 휴대폰과 태블릿 PC 등을 통해 수시로 접근할 수 있다. 1인 1휴대폰 시대가 열린 지금 SNS는 언제 어디서든 다가갈 수 있는 통로가 됐다. 때문에 더욱 많은 양의 루머가 유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스캔들 상대 임태훈 향후 거취


이제 팬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고인의 스캔들 상대였던 임태훈 선수의 향후 거취로 옮겨가고 있다. 두산은 임태훈과 송지선 아나운서의 스캔들이 터진 이후 중요 고비마다 ‘강공 카드’를 내밀었다. 송 아나운서의 미니홈피에 임태훈과 관련된 글이 게재됐던 지난 5월 7일, 임태훈은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 등판했다. 논란이 일었다. 이후 임태훈은 구위 저하와 함께 스캔들의 영향으로 2군행을 통보받았다.


임태훈이 1군에 다시 합류한 지난 22일, 송 아나운서가 언론을 통해 열애 사실을 밝혔다. 상황이 더욱 복잡해졌다. 임태훈은 22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열애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뒤 경기에도 등판해 1이닝을 책임졌다. 임태훈의 경기 출전에는 그라운드 안과 밖의 생활에 대해 선을 긋겠다는 두산 코칭스태프의 의지가 담겨 있다. 하지만 논란의 중심에 선 임태훈이 연이어 경기에 나서자 두산구단 관계자들조차 “예상 밖이다”라고 말했다. 의외의 결정이었던 것이다.


송 아나운서가 23일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해 두산 구단의 고민이 깊어졌다. 일단 임태훈을 당분간 경기에 출전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임태훈이 받은 정신적인 충격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두산 관계자는 “임태훈의 거취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정된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지금으로서는 일단 2군으로 내려보내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 임태훈은 현재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안정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임태훈에 대해 구단 차원의 징계가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선수의 사적인 문제다. 지난 해 이용찬 음주 사건과는 다르다. 임태훈에 대한 별도의 징계 자체가 논의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해박한 야구지식 깔끔한 진행


송지선 아나운서는 가톨릭대 의류학과를 졸업한 후 2007년 12월 케이블 채널 KBS N 스포츠 아나운서로 입사, ‘아이 러브 베이스볼’을 진행했다.

KBS N에서 프로배구 V리그와 야구 등 다양한 종목을 두루 거쳤던 그녀는 2010년 3월 케이블 MBC ESPN(현 MBC 스포츠플러스)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동료인 김민아 아나운서와 함께 그동안 프로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베이스 볼 투나잇 야’를 진행해왔다.


유난히 야구를 좋아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야구팬이 됐다는 송 아나운서는 대학 졸업 후 유학을 가기 전, 도전 의식이 발동해 스포츠 아나운서의 길에 들어섰다. 또렷한 이목구비에 서글서글한 성격의 송 아나운서는 야구에 대한 지식과 깔끔한 인터뷰로 야구팬들에게 가장 사랑 받은 스포츠 전문 여성 방송인 중 한 명으로 손꼽혔다.


지각 출판한 송지선 책 '토크토크 야구' ⓒ민주신문
송지선 책 ‘토크토크 야구’ 지각출판


송지선 아나운서가 동료 김민아 아나운서와 함께 쓴 ‘시시콜콜 야구 인터뷰-토크토크 야구’가 고인의 생일 하루 전날인 지난 5월 27일 출간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책은 두 아나운서가 프로야구 선수들을 직접 인터뷰하며 야구 상식과 재미난 에피소드를 곁들였는데 투수에 대한 내용을 자주 다루면서 두산 베어스 임태훈과의 인터뷰 내용이 상당 부분 실려 있어 눈길을 끈다. 송 아나운서는 생전 인터뷰에서 책 작업을 하는 동안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사람으로 임태훈을 언급하기도 했다.

‘토크토크 야구’는 애초 야구시즌 개막에 맞춰 지난 4월 초에 출간할 예정이었다가 원고가 늦어져 출간이 지연됐다. 지난 23일 송 아나운서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책 출간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었지만 생전에 출간을 간절히 희망했던 고인의 뜻에 따라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됐다. 송 아나운서는 이 책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 사망 전에 김민아 아나운서와의 마지막 통화에서 “꼭 책을 내달라”는 말을 유언처럼 남겼다.

고인은 책 프롤로그에서 “야구와 사랑에 빠진 것 같은 기분이다. 야구는 내게 기쁨이자 슬픔이었다. 내 꿈을 지지하는 사람들로부터 힘을 얻은 만큼 나를 공격하는 사람들로 인해 절대 ‘쿨’ 하지 못한 나이기에 마음의 상처를 받기도 했다”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또한 “지지고 볶고 하는 시간이 다 지나 이제는 미워도 함께 손잡고 걸을 수 있는, 그래도 이 사람밖에 없는, 내게 무한한 편안함을 주는 사람을 내 평생의 연인으로 그리는 소망만큼, 야구도 내게 그런 존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그리고 조금씩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며 야구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책 판매로 발생하는 송 아나운서 몫의 인세는 송 아나운서 부모님에게 돌아간다.


김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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