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승부조작 블랙리스트 진상추적
프로축구 승부조작 블랙리스트 진상추적
스타급 포함 10여명 명단 나돌아
  • 대한뉴스
  • 승인 2011.06.0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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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감독들 이미 오래 전 구단별 승부조작 의심선수 목록 정보공유

팀 이미지 훼손될라 쉬쉬 방출 땜질, 축구계 “방치한 암세포 터졌다”


K리그가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승부조작 파문으로 리그 전체의 신뢰도에 금이 갔다. ‘짜고 차는 축구판’에 대한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유명 선수가 불법 사설 토토의 브로커로 암약한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민주신문
K리그가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승부조작 파문으로 리그 전체의 신뢰도에 금이 갔다. ‘짜고 차는 축구판’에 대한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유명 선수가 불법 사설 토토의 브로커로 암약한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창원지검은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선수 출신이 포함된 브로커 2명을 구속했고 이들에 매수된 광주 FC의 백업 골키퍼와 대전 시티즌의 후보 미드필더도 구속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때 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던 김동현(27·상주 상무)도 승부조작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밝혀져 충격파는 커지고 있다.


김동현이 승부조작에 연루돼 조사를 받으면서 축구계에서는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알만한 대표팀 출신 유명 선수가 승부조작에 깊이 연관돼 있다’는 소문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조직 폭력배의 자금으로 동료를 매수해 승부를 조작하는 ‘브로커’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동현은 최근 원정 경기를 치른 후 상대 팀 수비수와 술자리를 함께 한 장면이 일부 축구인들의 눈에 띄었다. 김동현이 승부조작 용의선상에 올랐다는 점에서 이 선수와 소속 팀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승부조작 몸통은 대체 누구?


현직 선수들이 잇달아 구속되고 급기야 자살하는 선수까지 나오는 등 프로축구 승부조작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까지 검찰은 브로커가 합법적인 스포츠토토 프로토에서 불법 고액 배당금을 챙기기 위해 대전 시티즌과 광주 FC 선수들을 매수해 경기를 일부러 지도록 한 혐의까지는 확인했다. 하지만 자금의 출처와 브로커를 움직인 윗선, 구체적인 승부조작 수법 등 사건 전모를 밝힐 수 있는 핵심 부분들은 여전히 확인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검찰이 수사를 통해 혐의를 확인한 브로커와 현역선수들은 ‘몸통’이 그려놓은 그림을 실행에 옮긴 이들에 불과하다. 승부조작을 기획하고 브로커 관리와 필요한 자금을 모을 뿐만 아니라 승부조작이 실패할 경우, 선수들을 협박하거나 입막음하는 등 뒷수습을 했을 또 다른 인물들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들 조직이 대포폰을 이용하는 등 철저하게 점조직으로 움직여 그동안 소문은 무성했으나 실체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프로축구 승부조작이 외부에 알려져 검찰이 수사에 나서게 된 것은 돈을 댄 전주 중 한 명이 승부조작이 예정된 경기에 베팅을 못한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커가 선수들을 매수했던 지난 4월 6일 러시앤캐시배 대전-포항, 광주-부산 2경기에 베팅금액이 너무 많이 몰리면서 이 전주가 베팅을 하지 못했고 승부조작을 기획한 조직에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검찰이 인지하게 됐다는 것이다. 스포츠 토토는 승·무·패 어느 한쪽에 10억원 이상의 돈이 몰리면 더 이상 베팅을 받지 않는 구조다. 검찰은 이 전주도 스포츠토토 불법 고액 베팅에 가담한 여러 명의 전주 중 한 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속된 브로커 중 한 명이 경남 창원시의 옛 마산권에서 활동하던 조직폭력배인 북마산파의 추종세력이고 복권방을 운영했다는 점등을 봤을 때 승부조작 전 과정에 조직폭력배가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검찰 역시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확인 중이다”라며 조직폭력배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


다만, 북마산파는 수년 전에 두목을 비롯한 구심점이 없어지면서 2∼3개의 계파로 나눠지는 등 겉으로는 활동하지 않아 경남지방경찰청의 범죄단체 관리대상에서 제외된 지 오래다. 이 때문에 또 다른 폭력조직이 개입했거나 북마산파의 분파 세력들이 활동영역을 기존 유흥가 중심에서 복권방 중심으로 옮겼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계기로 전·현직 축구선수들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승부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전국적으로 승부조작을 전문으로 하는 조직이 여러 곳일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구단들 알면서도 수수방관


K리그의 승부조작은 오랫동안 방치한 ‘암세포’가 터졌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구단 관계자나 동료들이 승부조작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 쉬쉬했다는 뜻이다. 만약 구단들이 적극적인 자세로 대처 방안을 찾았다면 축구선수들의 연이은 자살로까지 확대되는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팬들이 K리그를 믿지 못하게 돼버린 위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음이 분명하다.


그럼 왜 구단들은 승부조작과 관련된 소문을 알고 있었음에도 침묵해야만 했을까. 몇몇 구단은 승부조작 의심선수들의 ‘블랙리스트’를 갖고 있다. 이같은 리스트를 다른 구단들과 공유하진 않지만 알게 모르게 새어나가기 마련이다. 구단도 선수들이 승부조작을 했다는 완벽한 물증을 잡아내기 힘들지만 어느 정도 확신이 섰을 때 ‘퇴출 카드’를 꺼내든다. 시즌 중이나 리그가 끝난 후 계약을 포기하면서 물을 흐린 ‘미꾸라지’를 내보낸다.


A구단, B구단, C구단 소속 선수들이 승부조작을 의심받으며 K리그에서 쫓겨났다. 수비수 K는 창단 멤버임에도 재계약에 실패, 하위 단계인 N리그에서 새로운 둥지를 찾아야 했다. 또 다른 수비수 K는 한국에서 새 팀을 찾지 못해 외국 리그로 건너갔다. 그는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까지 소속팀의 주전으로 활약했던 D는 한창 뛰어야 할 나이에 소속팀을 찾지 못해 무적신세에 처해있다.


이 외 다수의 선수들도 구단에 찍혀 보따리를 싸야 했다. 구단들이 ‘블랙리스트’에 대한 소문을 감출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미지’ 때문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만약에 그런 일이 있다면 구단에선 쉬쉬하려 할 것이다. 다른 데로 소문이 새어나간다면 설사 그 일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구단의 이미지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승부조작에 대해 의심받기 시작하면 K리그에 다시는 발을 들여놓을 수 없게 된다. 한 관계자는 “확실한 물증 없이도 소문만으로도 해당 선수는 영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주민등록증에 빨간 줄이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다른 종목도 끊임없는 잡음


축구뿐 아니라 모든 경기에 승부조작의 가능성은 존재한다. 특히 아마추어 스포츠는 승부조작과 관련된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대체로 지도자나 학부모들이 심판을 매수해 승부에 영향을 주는 방식이다. 2005년 5월에는 모 지역 야구협회 관계자들이 승부조작과 관련해 무더기 징계를 받기도 했다. 감독이 상대가 이기도록 에이스를 기용하지 않거나 무리한 작전을 지시해 경기를 망치는 것도 일종의 승부조작으로 볼 수 있다.


선수들의 몸싸움이 치열한 농구도 승부조작 의혹이 빈번하게 제기되는 종목이다. 역시 대체로 심판을 매수하는 방식이다. 심판의 휘슬 하나에 경기 흐름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한 농구계 원로는 “아마추어 농구에서 심판을 매수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며 자신이 직접 돈을 건넨 사례까지 공개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프로농구도 승부조작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4월 플레이오프 때도 “일부 심판이 특정 고교를 졸업한 감독에 유리한 판정을 내린다”는 얘기가 떠돌았다. 최희암 전 전자랜드 감독은 2009년 KCC와의 6강 플레이오프 때 “전자랜드가 돈이 없는 건지, KCC가 돈이 많은 건지 모르겠지만 이래서 농구 발전이 있겠느냐”며 심판을 불신하는 발언을 해 벌금 1,0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2006년에는 동부 양경민이 자신이 뛰는 경기의 스포츠토토를 구입한 사실이 발각돼 법원에서 100만원 벌금형을 받고 한국농구연맹으로부터 36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300만원의 징계를 받았지만 승부조작 혐의는 입증하지 못했다. 국민체육진흥법은 승부조작을 막기 위해 경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선수와 감독, 심판은 스포츠토토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프로야구에서도 2008년 모 구단 감독이 “상대 타자에게 사인을 알려주는 선수가 꽤 있다고 들었다”며 특정 선수와 구단의 이름을 거론해 파문을 일으키는 등 승부조작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종목 특성상 선수 한두 명으로는 승부에 영향을 끼치기 힘들어 조직적인 세력이 개입하지 않는 한 승부조작이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근에는 특정 투수가 던지는 초구가 스트라이크냐 볼이냐로 거액의 내기를 한다는 소문도 들린다.


김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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