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체포왕) 코믹화한 경찰의 실적주의
(영화 체포왕) 코믹화한 경찰의 실적주의
  • 대한뉴스
  • 승인 2011.08.1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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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왕 포스터. ⓒ대한뉴스
관할 구역이 붙어 있는 마포서와 서대문서 간에 ‘밥그릇 싸움’이 치열하다. 마포서 강력팀장 황재성(박중훈)은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스리슬쩍 남의 사건을 가로챈다고 해서 ‘마포 황구렁이’라는 별명이 있다. 그는 슈퍼에서 커피 한 봉지를 훔친 여고생도 무작정 입건할 만큼 검거 실적을 올려 승진하는 데만 급급하다.

경찰대 출신으로 서대문서 강력팀장으로 부임한 정의찬(이선균)은 오자마자 운 좋게 날치기범을 잡지만 재성에게 공을 빼앗기고 이를 간다. 앙숙이 된 재성과 의찬은 초미의 관심사가 된 마포ㆍ서대문 연쇄 성폭행범을 서로 먼저 잡으려고 혈안이 된다. 학력도 높지 않고 빽도 없는 재성은 경감 승진을 위해, ‘속도 위반’으로 곧 아빠가 될 의찬은 포상금 때문에 반드시 검거실적을 쌓아 ‘체포왕’이 되어야 하는 절실한 상황이다.


박중훈과 이선균이 호흡을 맞춘 영화 ‘체포왕’은 형사가 주인공이지만 형사와 범인의 대결이 아닌 형사들끼리의 경쟁을 코믹하게 그려낸 영화다. 캐릭터의 대립구도를 분명하게 세우면서 위트 있는 대사로 웃음을 톡톡히 이끌어낸다. 경찰서장으로 나오는 이한위, 주진모와 형사 역의 이성민, 김정태 같은 조연들의 공이 컸다.


영화는 실적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는 경찰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당신 피해자가 점수로 보이지?”, “애초에 발바리에 관심 없었잖아. 실적에만 관심 있었지.” 같은 대사를 통해 치안보다는 실적 올리기에 눈먼 현실을 강하게 비판한다. 범인과의 치밀한 머리싸움 같은 것은 나오지 않아 긴장감은 별로 없지만 주택가의 좁은 골목과 옥상을 넘나드는 추격전은 볼만하다.

사진은 체포왕 한 장면. ⓒ대한뉴스


박중훈-이선균의 조합은 잘 어울리는 편이다. ‘투캅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 많은 영화에서 패기 넘치는 형사로 나왔던 박중훈이 출세에 눈이 먼 중견 형사를 맡아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며, 이선균은 잘 보여주지 않았던 ‘망가진’ 모습도 어색하지 않게 소화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나와 충무로 현장을 거친 임찬익 감독의 장편데뷔작이다. 경찰의 실적주의를 비판한 내용 때문에 경찰의 협조를 얻지 못해 경찰서가 아닌 구청이나 세트장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여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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