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하룻밤 꿈꾸다 ‘뜨겁게 당한다’
뜨거운 하룻밤 꿈꾸다 ‘뜨겁게 당한다’
아침되면 빈지갑만 덩그러니
  • 대한뉴스
  • 승인 2011.08.2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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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한여름을 맞아 전국각지의 사람들이 해수욕장·계곡 등 다양한 피서지를 찾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유난히 길었던 장마에 이어 태풍, 잦은 국지성 호우 등으로 예전 보다 해수욕장 등의 피서객들이 20~30%감소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피서지를 찾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에는 늘 사건사고가 따르는 법. 피서지에서 만나게 되는 남·녀 간의 사이에서도 사건은 발생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발생되고 있는 피서지 ‘즉석만남’의 사건사고들. 이에 본지에서는 다양한 피서지 ‘즉석만남’ 피해유형을 5가지로 분석했다.

해수욕장 ⓒ대한뉴스
여름은 무더위의 계절이자 휴가의 계절이다. 업무에 찌든 직장인, 학생 등 대다수의 젊은이들은 한번쯤은 해수욕장·계곡 등 전국각지의 다양한 피서지를 찾아 떠나게 된다. 특히 상당수 미혼남녀들은 피서지에서 펼쳐질 낯선 이성과의 달콤한 로맨스를 상상하며 휴가를 떠나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을 경우 자칫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6월간 강도사건이 월 평균 376건 발생했지만 7~8월에는 398건으로 집계됐다. 약 5.8% 가량 많이 발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절도사건은 10.6%, 강간은 34.2%나 높았다. 여름 휴가철 전반적인 범죄가 증가하지만 유달리 성범죄의 증가률은 높은 셈이다. 이에 본지에서 올해 들어 더욱더 다양해진 피서지의 각종 ‘즉석만남’유형과 그 피해 사례들을 5가지 유형으로 분석해 봤다.


‘스마트폰형’


첫 번째는 ‘스마트폰형’이다. 지난달까지 스마트폰 개통자가 1,500만명 이상으로 늘면서 스마트폰은 널리 보급되어 있다. ‘후즈 히어(Who’s here)’, ‘하이 데어(Hi there)’ 등 소셜 데이팅 앱(이하 앱)은 같은 앱에 가입된 이들끼리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반경 1km내에 있는 불특정 다수가 서로 쪽지를 주고받으며 교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를 이용해 건전한 만남이 이뤄지기도 하지만 현실은 대부분 부정적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회사원 이모(29·여·충남 청주) 씨는 이달 초 친구들과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에 놀러갔다가 기분 나쁜 일을 겪었다. 얼마 전 새로 장만한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다가 호기심에 데이팅 앱에 접속했다가 폭주하는 쪽지 공세에 화들짝 놀랐다. 주로 ‘같이 놀래요’라는 내용이 주를 이뤘지만 쪽지 중에는 “지금 해변가 벤치에 앉아있는 하얀색 비키니 섹시녀가 너 아니냐?”. “몸매가 더 섹시한데 왜 사진에는 얼굴만 올려놓았냐?” 등 낯뜨거운 성희롱 내용이 쏟아 진 것이다.

답장을 하지 않자 심지어 “어차피 한번 놀아보겠다고 가입했으면서 왜 답글도 없냐?”며 모욕적인 쪽지들도 날아들었다고 했다. 이씨는 황급히 앱을 종료해 피해를 벗어날 수 있었지만 지난달 해운대에서 데이팅 앱을 통해 즉석만남을 가졌던 30대 여성은 상대 남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피해 여성은 근거리 위치기반 서비스를 통해 이 남성과 만났기 때문에 자신의 정보를 상당부분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해 보복이 두려워 열흘 간 신고를 망설인 것으로 알려졌다.


‘꽃뱀형’


두 번째는 ‘꽃뱀형’이다. 피서지에서는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들이 피해를 겪는 경우도 있다. 30대 초반의 김모 씨는 지난달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았다가 S라인 미녀에게 봉변을 당했다. 밤바다 공기를 쐬며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 옆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여자들로 구성된 무리와 합석을 하게 된 게 화근이었다. 그렇게 마주 앉아 술잔을 부딪치면서 피서지의 밤은 깊어갔고, 새벽녘이 되면서 김씨를 포함한 친구들은 합석했던 여자들과 짝을 이뤄 모텔로 향했다.

그런데 다음날 오전 눈을 뜬 김씨의 옆에 여자는 없었고, 옷가지들만 방바닥에 어지럽게 던져져 있었다. 주섬주섬 옷가지를 챙기던 김씨는 이내 지갑이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김씨의 지갑에는 친구들과의 휴가경비로 각출했던 50만원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그제야 김씨는 어젯밤에 함께 했던 여성들이 말로만 듣던 ‘꽃뱀’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대한뉴스
‘늑대형’


세 번째는 ‘늑대형’이다.

지난달 중순 친구 2명과 함께 강릉 경포해수욕장에 피서를 다녀온 김모(21·여·원주) 씨가 3박4일 동안 해수욕장에서 받은 남성의 연락처는 10개가 넘는다. 이들은 모두 김씨 일행에게 ‘헌팅’을 시도한 남성들이다.

김씨는 “밤에 해수욕장 입구나 해변에 앉아 수다를 떨고 있으면 남자들이 알아서 접근해 술 한잔 하자고 한다”며 “즐겁게 놀러 온 만큼 마다할 이유도 없고, 돈도 굳어 웬만하면 응해준다”고 말했다.

술 한잔 하게 되는 건전한 만남에서 끝나면 다행이지만 술이 과할 경우 성범죄가 일어나기도 한다.

지난달 26일에는 해수욕장 관리를 하던 아르바이트 대학생 3명이 양양의 한 해수욕장에 피서를 온 여대생들에게 술을 먹인 후 숙소에서 번갈아가며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는 등 ‘헌팅’이 원치않는 성범죄로 이어지는 경우도 다반수다.


‘범죄형’


네 번째는 ‘범죄형’이다. 이들은 애초에 이성과의 만남의 목적을 ‘범죄 수단’으로 삼는 경우다. 강원 강릉경찰서는 휴가를 온 피서객들을 상대로 강도와 성폭행, 절도 행각을 벌인 주모(26) 씨 등 2명을 검거하고 달아난 공범 서모(18) 군을 뒤쫓고 있다.

교도소와 사회에서 알게 된 이들은 지난달 21일 새벽 2시께 피서지에서 만난 이모(23·여) 씨 등 2명을 모텔로 유인해 술을 함께 마신 뒤 잠이 든 이씨를 집단 성폭행하고 현금 30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5일 새벽에도 박모(19) 양을 같은 수법으로 성폭행하고 또 다른 여성 3명에게도 술을 먹여 절도 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6차례에 걸쳐 빼앗은 돈은 200만원 가량으로 대부분 술값 등 유흥비에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조사에서 이들은 피서지에 놀러온 일부 여성들이 접근하는 남성들에 대해 평소보다 거부감이 덜하다는 점을 노려 범행을 모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성년자형’


다섯 번째는 ‘미성년자형’이다. 즉석만남은 성인들만이 아니라 10대 소녀들의 경우도 해당된다.

기자가 방문한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바닷가 근처보다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횟집 사이에서 삐딱하게 서있는 소녀들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눈치였다. 당당하게 자신을 18살이라 밝힌 남모(18) 양은 “아까 헌팅당한 오빠들 기다린다. 한 시간 정도 돌았는데 괜찮은 애들이 없어 제일 처음 번호 받았던 오빠들한테 연락했다”며 “아무래도 그 오빠들은 돈이 없어 보여서 횟집보다는 숙소 가서 마셔야 할 것 같다”고 아쉬운 듯 말했다.

곧 남양의 ‘오빠’란 사람들이 왔다. 남양 일행보다 적어도 열 살은 많아 보이는 남자 3명이 남양 일행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했다. 남양의 예상대로 그들은 곧 해변 바로 근처에 위치한 남자들의 숙소로 향했다. 해변으로 들어서자 그들보다 더 안 어울리는 이상야릇한 커플들이 눈에 띄었다.

둥글게 모여 앉아 소주잔을 기울이는 어린 소녀들과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성들, 한편에서 주변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과감히 스킨십을 즐기는 남녀. 밤바다의 불꽃놀이를 구경하는 가족 단위의 피서객들이 있음에도 어린 소녀나 소녀 옆에 누워 스킨십을 즐기는 남자들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해변에서 만난 이모(17) 양은 “피서객들에게 공짜 술도 얻어 마시고 하룻밤 스트레스 쌓인 것도 풀고 재밌게 놀 수 있어서 나온다”며 “하루 잘 놀고 나면 또 연락하라고 용돈을 주는 오빠들도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양과 그녀의 친구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자칫 성매매나 제 2차 성폭행, 성추행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인지가 전혀 없어 보였다.

김해에서 왔다는 정모(27) 씨는 “일인당 20만원 선이면 여자들이랑 실컷 놀고 즐길 거 다 즐기고도 돈이 남는다. 웬만한 클럽이나 나이트보다 여기가 낫다”며 “매년 해운대나 광안리 해수욕장을 찾고 있고 그 때마다 즐겁게 놀고 간다”고 말했다. 이들의 목적은 바다가 아니라 어린 여성과의 하룻밤이었다.


외국인 성범죄 급증 추세


이러한 피서지의 ‘즉석만남’의 피해 사례들 외에도 몰래 여성들을 도촬하는 몰카족, 성추행범, 절도범 등 피서지에서 일어나는 피해 사례는 다양하다. 특이점은 최근에는 이러한 피서지 범죄에 외국인들도 가세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산 해운대 여름 해양경찰서는 지난 1일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혼잡한 틈을 타 여성 피서객을 성추행한 미얀마인 A(29)씨 등 외국인 4명을 강제추행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해경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4시 25분께 해운대해수욕장 8번 망루 앞 50m 해상에서 물놀이 중이던 B(25·여)씨의 몸을 더듬는 등 성추행했다. 파키스탄인 C(27)씨는 이날 오후 5시 30분께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물놀이 중이던 여중생(15)에게 접근해 1분간 쫓아다니며 성추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피서지에서 술을 마실 때는 기분에 취해 과음하지 말고 피서지를 정할 때 가족들에게 미리 행선지를 알리는 것이 좋다”며 “또한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한 즉석만남은 서로 검증되지 않은 이들이라 항상 범죄의 위험에 대비해야 하며, 가능하면 혼자 나가지 말고 여러명이 함께 만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경찰도 여름철 피서지의 증가하는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사복 경찰관을 잠복시키는 등 입체적 단속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김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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