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위대한 냄비근성
한국인의 위대한 냄비근성
  • 대한뉴스
  • 승인 2007.11.0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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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냄비근성을 보인다고 일부 지식인들에 의해 곧잘 비방되고 있다. 여기서 냄비 근성이란, 어떤 일에 대해 냄비처럼 빨리 끓어올라 온통 법석을 떨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식어버리거나 아예 잊어버리는 성향이다. 특히 일부 무책임한 식자들은 이 같은 냄비현상으로 우리나라는 일본 등 이웃나라들에게 깔보임을 자초하고 있다고 탄식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이들 현학자들의 한탄 소리가 얼마나 집요했던지 냄비현상은 2004년부터 국립국어원 '신어'자료집에 “금세 끓었다 식는 일이나 그런 사물․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수록되기에 이르고 있다.

참으로 한심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왜냐하면 ‘냄비현상’은 긍정적으로 보면 한국인만이 갖고 있는 위대한 국민성이이기 때문이다. 지구상의 어떤 민족이나 국가도 배달민족과 같이 엄청난 에너지를 갖는 냄비현상을 보인적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몽고의 침입을 받자 고려인들은 엄청난 냄비현상(?)을 보이면서 이들과 40여 년간이나 싸웠다. 전 세계의 모든 왕국이 불과 몇 달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서 멸망했지만 유독 고려만이 반세기가 가깝게 항전하다가 왕조를 인정한다는 선에서 타협했던 것이다. 임진왜란도 마찬가지다. 당시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인 일본을 맞아 조선민중은 총궐기해서 육탄으로 총을 막아냈던 것이다. 총을 가진 수십만 명에 달하는 외국군에게 국가를 지킨 민족은 세계사적으로 조선인이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실례라고 생각된다. 마야문명은 2만여 명의 전사를 갖추고도 불과 180명의 스페인 군에게 속절없이 무너져, 찬란한 문명이 하루아침에 멸망했고, 인도를 비롯한 중국 등 수많은 국가들이 서양의 몇 명 되지도 않는 총을 가진 군대에 유린됐던 것이다. 이들 국민들은 냄비처럼 끓어오르는 역동성이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배달민족의 정치사를 살펴보면 거의 모든 왕들과 영웅들이 민심을 잡기위해 무던히도 애를 써왔고 민심을 두려워했던 것이다. 한국인의 민심은 냄비처럼 끓어오르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들처럼 잠복하다가 끝나버리는 민심이 아닌 것이다.

최근의 일로서는 독도문제를 둘러싸고 한국의 민심이 냄비 끓듯 하다가 금방 사그러든다고 아는 체하는 논객들도 많은데 이는 바보 같은 생각이다. 사그러들지 않으면 365일 독도 문제로만 부글부글 끓고 있으란 말인지 한심해서 하는 소리다. 세상에 냄비가 식지 않고 계속 끓기만 한다면 이것은 큰일 날 소리다. 민심은 그렇게 표출되었음으로 그 뒷일은 정부가 알아서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또 일본 측의 도발에 대해 민심이 이처럼 냄비처럼 분노로 끓지 않는다면 이는 배달민족의 위대한 민족혼도 아니다. 다른 약소민족들처럼 수백 년 전에 이미 우리민족은 세계사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냄비현상은 이제는 선거에서도 명확히 나타나고 있다. 3년 전 17대 총선에서 탄핵열풍으로 불어 닥친 ‘냄비현상’은 민주당을 거의 궤멸시켰고 열린 우리당에 과반수 의석을 몰아주었다. 그 후로부터 불과 2년 후인 2006년 5.31지방선거는 ‘냄비현상’이 반대로 방향을 바꿔 열린 우리당을 한마디로 초토화시켰다. 서울 경기지역의 기초단체장 56석 가운데 한나라당이 53곳에서 당선된 반면 여당은 단 1석에 불과했고, 광역의원 144석은 100% 한나라당이 차지했다. 한국사회의 ‘냄비현상’은 이처럼 오만으로 비춰질 때는 언제라도 역풍을 맞을 수 있으며, 소위 지역감정조차 그 위력 앞에 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이 얼마나 무섭게 끓어오른 민심의 태풍인가?

배달민족의 냄비현상은 이와 같이 국가적이거나 역사적인 사건에만 국한되는 현상은 아니다. 88올림픽이나 월드컵 축구에서는 체육에 문외한인 처녀들마저 거리에 쏟아져 나와 한마당 축제의 주인공으로 동참했으며, 개똥녀 사건에서 보여주듯이 아무리 사소한 사건이라도 냄비현상은 거국적인 반향을 일으킨다. 그리고 냄비현상은 언제나 정의로우며 국익에 부합된다. 왜냐하면 민중은 항상 자신의 이익과는 상관이 없는 입장에서 판단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지혜로운 정치인이라고 해도 민심보다 더 현명할 수 없는 것은 민심은 객관화를 전제로 하고 있지만, 정치인이 자기 자신과 자기 당에 객관적인 입장이 된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를 지나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사회의 냄비현상은 사실인 즉 여론 또는 민심과 다른 점은 하나도 없다고 본다. 이는 중대한 이야기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여론이 마치 한사람의 생각인 듯 일사분란하게 끓어오르는데, 뭐 좀 아는 체하는 일부 민족 자학논자들은 이를 냄비 근성이라고 폄훼하고 있는 것이다. 소위 한국사회의 엘리트라는 일부 인사들의 이와 같은 자학적인 견해는 어제 오늘에서 비롯되는 문제는 아니지만, 그들은 원래 사대주의적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견해가 자연스럽게 움트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즉 이들은 시대를 초월해서 북경과 동경과 뉴욕에 가서 공부하면서 그 같은 유학과 해외경험을 자랑하기위해 서울을 깔보게 된 사람으로 성장되기 쉽다는 것이다. “냄비근성”이란 말은 바로 이런 사람들이 만들어 낸 매국적인 단어다.

그러나 그들이 뭐라고 하던, 우리 민족은 수천 년 전부터 순국정신과 정의감을 바탕으로 민심을 천심(天心)으로 여기면서 마치 냄비처럼 일사분란하게 끓어오르는, 세계사적으로 볼때 불가사의 (不可思議) 민족혼을 보여 왔다. 제17대 대통령 선거가 막바지에 여러 가지 변수가 등장하면서 어느 쪽으로 끓어오를지 점입가경의 형세로 진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후보들과 직접 이해관계가 없다면 냄비가 끓어 넘침이 없도록 흥미를 갖는 선에서의 관전태도가 필요할 것 같다.

이해청(칼럼니스트)

1969년 한국경제신문사 사회부기자로 입사해서 18년간 일했으며, 이후 쉬핑가제트 편집국장, 토요신문 편집국장, 제일경제신문 편집국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세계의 진귀우표”와 “신한국인 날다” 등이 있으며, 일부 독자들로부터 앞으로 세계물리학계에 코페르니쿠스와 같은 변혁을 가져올 것이라고 평가되는 “절대우주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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