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멀쩡한 책을 버려야 하는 불편한 진실?
도서관에서 멀쩡한 책을 버려야 하는 불편한 진실?
지난 5년 간 서울시립도서관에서 무려 1,154,755권의 책이 감쪽같이 증발
  • 대한뉴스
  • 승인 2013.01.21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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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 간 22개 서울시립도서관(평생학습관 포함)에 투입된 도서구입비는 약 141억원. 그 돈으로 모두 1,548,313권의 장서를 구입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증가한 절대 장서 수는 고작 439,350권에 불과하다. 구입한 장서 수만큼 도서관의 장서 수가 증가해야 하는 것이 상식인데, 구입한 장서의 약 28%의 장서 수만 증가했다. 도대체 왜 이런 차이가 날까?

2012년 서울시립도서관에서는 253,819권의 책이 제적(처분)된 것을 포함 지난 5년간 무려 1,154,755권의 책이 감쪽같이 증발했다. 그 이유는 서울시립도서관에서 매년 장서를 처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서관리의 효율화를 꾀하기 위해 이용가치를 상실하거나 낡고 훼손된 책을 제적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렇게 정당한 사유로 제적되는 책은 기껏해야 20%(?)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나머지는 단지 책을 보관할 수 있는 자료실 공간(서고)이 없기 때문에 제적된다.

이와 같은 사실을 알 리 없는 서울 시민들은 왜 도서관에 꼭 있어야 할 책이 없느냐며 오늘도 자신이 원하는 책 한 권을 빌리기 위해 자치구를 넘나들며 이 도서관 저 도서관으로 발품을 팔고 있다. 많은 이들은 자료구입비의 증액이 답이라고 생각하고, 의회 의원들도 자료구입에 더 많은 예산을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연히 자료구입비가 많으면 더 많은 책을 살 수 있다. 하지만 늘어난 책만큼의 장서를 고스란히 버려야 한다는 사실은 놓치고 있었다.

문제는 자료구입비가 아니라 책을 놓을 공간이 없다는 데 있다. 물론 공간도 한계가 있다. 아무리 큰 도서관을 지어도 언젠가 책으로 가득 차면 구입하는 장서만큼 버려지는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이 여타 국가의 도서관과 다른 점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을 공부 시설로 여기고 열람실이라 부르는 공부방에서 개인공부를 한다. 바로 이러한 이용 행태가 도서관에서조차 책을 읽을 수 없는 나라를 만든 원인이다.

참고로 일본과 비교해 보자. 서울은 인구가 10,528,774명이고 일본 동경의 인구는 13,087,718이다. 공공도서관 수를 보면 서울이 101개 이고 동경이 380개의 공공도서관이 있다. 1개관당 인구수로는 서울이 104,245명이고 동경이 34,441명이다. 장서수를 보면 서울이 8,707,704권인 반면 동경은 46,329,918권이다. 연속간행물의 경우는 서울이 24,748종이고 동경이 80,403종이다. 연간 자료 대출은 서울이 19,965,666권이고 동경이 115,018,398권이 대출되고 있다. 1인당 연간 대출 수를 보면 서울이 1.9권인 반면 동경이 8.8권이다. 인구로 보면 일본 동경이 서울보다 조금 더 많다. 그러나 모든 면에서 서울은 일본을 따라가지 못 한다. 일본 도서관의 통계를 보면, 우리가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가가 보인다.

문제점은 더 있다. 여전히 이용자가 찾는 책의 상당수도 제적할 수밖에 없다보니 같은 책을 다시 구입하면서 예산 낭비가 뒤따른다. 책이 다시 도서관에 비치되는 기간(최소 2주에서 최대 60일)을 생각하면 이용자가 제 때 자료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야기되는 불편과 그로인한 사회적 손실은 헤아릴 수 없다.

도서관의 존재 이유는 자료의 수집과 제공, 보존에 있다. 양질의 자료를 수집하고, 시민들에게 제공하며 먼 훗날에도 유용할 지적 유산을 가급적 오래도록 보존하여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불과 15년도 안 돼 전체 장서가 물갈이되는 도서관이 무려 16개관에 이르렀다. 15년 이전에 출간된 책을 보려면 국립중앙도서관이나 국회도서관을 방문해야 한다. 물론 이곳의 장서들은 대출이 되지 않는다.

이에 김형태 교육의원은 “도서관은 공부방이 아닌 한 나라의 독서 문화를 떠받치는 본연의 역할에 매진하여 정신문화의 기둥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운을 띄우며 “도서관은 집에서 구하기 힘든 책을 빌려 보기 위해 가는 곳이고, 따라서 어지간한 책은 다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있어야 할 책이 없어 시민들은 이 도서관 저 도서관을 헤매고 있다.”며, “이제는 새 책을 많이 구입하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책을 꽂아놓을 장소 마련을 해야 한다. 장서공간이 부족하여 가치 있는 멀쩡한 책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이는 결국 책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혈세를 버리는 것이다.”라고 했으며, “어쩔 수 없이 책을 버려야 할 경우, 기준이 명확해야 하고, 폐기처분하기보다는 가급적 재활용차원에서 작은 도서관이나 학교 등 책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보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라며, 마지막으로 “이 문제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도록 2월 의회에서, 교육감과 시장에게 시정질문할 계획”이라고 하였다.

정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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