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과 향기, 맛을 고루 갖춘 자오무야(糟母鴨)는 일찍이 과거에는 명절이 되어야만 먹을 수 있었던 큰 요리였다. 생활이 풍요해진 오늘날에 이르자 이 요리는 커자 사람들이 집단 거주하는 곳에서는 상당히 널리 볼 수 있는 보양 미식으로 탈바꿈했다.
자오무야(糟母鴨) ⓒ대만미식문화웹
「자오무(糟母)」는 쌀누룩을 원료로 만든 조미료의 일종인데, 홍자오(紅糟)라고도 불린다. 찹쌀과 홍취(紅麴, 붉은 쌀로 만든 효모), 미지우(米酒, 쌀로 빚은 술), 설탕, 소금 등을 함께 넣고 발효시켜 만든다. 자오무는 육류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방부제의 기능을 하는데, 요리에 넣으면 향기가 훨씬 강해진다. 커자 사람들은 오리와 닭 등 가금류를 자오무에 담가 절이곤 한다. 이런 방식을 통해 고기가 선홍색으로 아름다워지고 향기가 진하게 숙성되도록 만든 지우자오로우(酒糟肉)는 커자 요리 중에서도 최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농업사회에서는 설 명절의 휴가기간이 비교적 길었다. 이 기간이 되면 외지에서 열심히 일하던 자녀들은 고향으로 돌아와 온 가족이 함께 모이게 된다. 친척과 친구들이 모여 회식을 할 기회가 자연스레 빈번해지면 음식물 수요도 증가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냉장기술이 아직 보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육류 식품을 오래 보관하기가 어려웠다. 이에 커자 사람들은 설 명절이 되기 전에 닭과 오리, 돼지 등 육류를 홍자오에 담가 보존했다가 명절기간이 되면 꺼내어 손님을 대접했다.
서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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