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비준안 통과와 우리농업의 현주소
쌀 비준안 통과와 우리농업의 현주소
  • 김용진 newsboy@dhns.co.kr
  • 승인 2005.11.29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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앓고있는 農心

요즈음 이슈가 되고 있는 쌀 비준안 통과여부에 수많은 농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쌀 비준안 통과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이념을 가진 우리나라의 전통에 비추어 볼 때 쌀 문제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지만, 이번 국회의 쌀 비준안 통과에 따라 농민들의 희생이 또한번 강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회 앞을 비롯한 서울 시내 곳곳에서 쌀 비준안 통과반대를 위한 농민집회가 이어졌고 농민들은 자신이 생산한 쌀을 불태우는 등 이번 비준안 통과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으며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국회 로비에서 단식에 들어가기도 했다.


■무역시장 개방과 쌀문제

쌀문제에 관해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많은 논란과 협의가 있어왔다. 우리나라의 쌀문제는 이미 1995년 GATT체제하에서 마지막으로 개최된 우루과이라운드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문제시 되어왔다. 이는 WTO체제에 속한 각국들의 수입개방에 관한 내용인데 우리나라는 농산물에 대한, 특히 쌀시장에 관한 의제가 초유의 관심을 끌고 있다.

우루과이라운드는 DDA와 내용은 같으나 이름만 새로 바뀐 형식으로 계속 진행되어 왔다. DDA란 도하개발어젠다(Doha Development Agenda)의 약자로서 2001년 11월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서 열린 다자간 무역협상을 말한다.

당시 DDA에서 우리나라는 협상 초안에 관세감축 폭 최소화, 민감품목 및 특별품목에 대한 신축성 확보를 위해 노력했으며, 공산품 관세 인하 등의 부문에서는 수출에 도움이 될만한 결과를 도출하였으나 농산물 등에 관한 품목에 대해서는 수입개방을 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OECD에 가입해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국제사회에서 분류됨과 동시에 개발도상국이 가지는 각종 무역특혜를 누릴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장개방의 결과로 우리나라의 농업은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어왔던 것이다.

■농업환경의 근본적인 체질개선 필요

이같은 국제환경의 변화에 대비한 근본적 대책에 미흡했던 정부와 개방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농촌현실이 오늘날과 같은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물론 정부는 농민생활 안정에 따른 지원조치를 취해 왔지만 1995년 우루과이라운드 이후 10여 년간 순간의 미봉책만 내놓을 뿐 농업환경의 근본적인 체질개선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10월 29일 발표한 자료에서 농업정책자금 금리인하, 농지구입자금 금리인하, 쌀 추가매입, 식량자급률 목표치 법제화와

식품산업발전 대책수립, 불법 수입쌀 단속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대책 안을 내놓았으나 이는 현재 분노한 농민들의 기대에 미흡한 것이다.

산업의 모든 부문이 그렇듯이 농업도 이제는 세계화와 개방화의 대세를 거스를 수가 없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개발도상국 시절에 호황을 누렸던 일부 업종들도 세계화를 거치면서 도태되는 등 국제화라는 조류속에 사양화 되는 분야는 농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모든 산업부문이 당면한 위험이다.

다만 농업부문에 있어서 정부는 쌀을 사들여 되파는, 시장원리와는 약간 다른 추곡수매정책을 운영하였다. 하지만 정책적으로 농민을 보호하고 물가안정의 취지로 시작됐던 추곡수매는 오히려 농업의 체질을 약하게 만들어 현재의 농촌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있다.


■특화된 작물, 품종 연구해야

세계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세계경제는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그러한 재편 속에서 과거 지속성을 가지던 산업들은 생산의 목표를 재정비하여야 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연구와 신기술 개발이 관건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박리다매식의 산업 시대는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 따라서 농산물의 ‘특화‘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각 지역과 출하상품을 브랜드화 하여 지방특산물로서 기존의 농산물과는 다른 차별성을 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례로 골드키위는 남제주군이 전략적으로 뉴질랜드의 제스프리 인터내셔널과 협력하여 키위나무 묘목을 들여와 재배하여 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골드키위의 가격은 일반 감귤보다 7~8배 수익이 높다고 한다. 따라서 남제주군은 감귤의 과잉재배에 따른 가격폭락과 높은 수익률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또한 과거 섬유산업은 수출량, 고용규모 등에서 볼 때 한국의 핵심 산업이었지만 현재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에게 잠식당하고 있는 형편이다. 따라서 섬유산업은 최근 한지를 이용한 신소재 개발 등 연구개발에 집중투자하여 새로운 판로를 찾고 있는 중이다.

이와 같은 노력은 산업내 종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몫이다. 특화된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을 장려하며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정부의 해야 할 일일 것이다. 또한 세계화에 따른 시장개방에 대한 계도와 식품소비변화에 따른 농가의 탄력적인 대응책을 함께 강구해 주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회의 쌀 비준안이 지연됨으로써, 국제적인 약속의 이행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국제적 협상력에 있어서나 대내적 여론에 있어서 불리한 조건에 처해 있다. 따라서 정부는 쌀 생산을 종래 생산자 위주, 증산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생산을 품질향상 및 소비자 위주로 바꿀 필요가 있으며 농업상품의 창의성과 특화성을 살려 농업이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취재_김용진기자(newsboy@d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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