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은 혁신학교를 정치적, 정략적인 잣대로 재단하지 마라
서울시교육청은 혁신학교를 정치적, 정략적인 잣대로 재단하지 마라
  • 대한뉴스
  • 승인 2013.09.1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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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정책자문위원이었고, 혁신학교 조례 공동발의자인 김형태(교육의원), 윤명화 의원(민주당, 중랑4)은 서울시교육청의‘혁신학교 조례’ 재의 요구에 대해 다음과 같은 소회와 의견을 밝힌다.

사람들이 문교육감을 왜 곰교육감이라고 하는지(‘문’을 거꾸로 하면 ‘곰’이 됨),‘명박산성’에 빗대어 왜 ‘용린산성’이라 하는지 알겠다. 문용린 교육감은 혁신학교와 무슨 원수라도 진 것일까? 교육감 취임이후, 진보보수를 아우르는 교육감이 되겠다고 해놓고는 그 말이 채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학교혁신과’를 ‘학교정책과’로 바꾸고, 학교 혁신과 공무원들을 100% 교체하고, 혁신학교정책자문위원회 위원들도 한 마디 협의 없이 전원 교체하고(김형태, 윤명화 의원까지 포함하여), 그것도 모자라 혁신학교에 대한 기획 감사(감사자문위에서 재고하라 만장일치로 자문했음에도), 정략적인 평가(혁신학교 관계자들이 강하게 반발했음에도)를 통해 거의 탄압수준으로 혁신학교 흠집내기, 혁신학교 죽이기에 골몰하였다.

어디 그것뿐인가? 서울교육의 양대 축인 서울시의회와 약속(교육위, 예결위, 본의회에서 동의)한 2개교 추가지정(우솔초, 천왕중 혁신학교 신설)도 무산시켰고, 혁신학교 설명회 등 혁신학교 홍보예산도 제대로 집행하지 않고 있다. 이상 열거한 것에서 보듯, 문용린 교육감은 혁신학교에 대해 지독한 편견과 선입관에 사로잡혀, 이성적으로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누가 봐도 과도한 행태를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일부에서는 곽노현 전 교육감의 흔적지우기라고 하는데, 혁신학교는 곽 전 교육감만의 공약이 아니다. 서울시의회 민주진보성향의 의원들의 공약이기도 하다. 또한 서울시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문교육감에게 왜 학생들도 좋아하고, 학부모들도 좋아하고, 교직원들도 좋아하는 혁신학교 확대를 하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궁색하게도 “정무적 판단”이라고 대답하였다. 개인적으로 하고 싶지만, 일부 보수단체의 눈치가 보여, 그들의 압력이 두려워 할 수 없다는 말로 들렸다. 문교육감은 일부 보수단체들만을 위한 교육감인가? 학교가 교장한 사람의 왕국인가? 학생들은 염두에 두지 않는가? 학교는 학생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도 모르는가? 문교육감은 일부 보수단체들에게 나를 성공하는 교육감 만들려면 그만 놔 달라 하여야 하고, 일부 보수단체도 문교육감이 교육적인 논리와 안목으로 교육감직을 수행하도록 놔주어야 옳았다.

그러나 문교육감도 일부 보수단체도 그렇게 하지 않았고 점점 혁신학교 흠집내기에 올인하다시피 하였다. 그래서 우리 의회가 할 수 없이 ‘혁신학교 조례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문교육감이 조금만 보수적인 사람들의 눈치에서 벗어나 교육논리로 접근했더라면 ‘혁신학교 조례’를 통과시키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학생들에게는 행복을, 학부모들에게는 만족을, 교직원들에게는 보람을 찾아주는 혁신학교 같은 좋은 정책이 교육감의 거취에 따라 그 생사를 오락가락하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해 이대영 부교육감(권행대행) 시절에 발의했던 혁신학교 조례안이었기에, 거의 일 년 가까운 기나긴 시간과 수많은 토론과 협의, 그리고 수정과 절충, 병합 과정을 거쳐 교육위원회 대안으로 지난달 27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다. 서울형 혁신학교가 3년째에 접어든 이 시점에서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교육정책의 연속성 차원에서, 혁신학교가 위축되고 중단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는 절박한 마음에서 뒤늦게 통과시킨 것이다. 이에 혁신학교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서울시민들이 환영의 박수를 보내주었다.

그러나, 재석의원 91명 중 61명의 찬성이라는 압도적인 의회의 결정이 나자마자 서울시교육청은 바로 ‘재의요구’ 운운하면서 물타기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추석 연휴 직전인 아주 미묘한 시점에 재의요구를 강행하는 꼼수를 부리고 말았다. 이는 서울시민에 대한 무례이고, 의회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처사라 아니할 수 없다.

혁신학교 조례안은, 이미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행복지수와 만족도가 매우 높은 혁신학교를, 4년간의 실험이 아니라 지속적인 운영과 지원을 위해 최소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교육감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학교의 운명이 왔다 갔다 해서는 절대 안될 것이다. 혁신학교 조례는 이를 위한 책임있는 조치이며, 그 어떠한 내용도 교육감의 고유 권한을 침해하지는 않는다.

서울시의회에서도 이미 수차례 법률자문 검토를 받아왔으며, 어떠한 법률위배도 없음을 재차 확인하였다. 서울시교육청의 재의요구는 누가 봐도 ‘시간 끌기’이며, 보수단체의 눈치 보기, 그리고 내년 선거를 앞둔 정치적, 정략적인 목적이 분명해 보인다.

문용린교육감은 교육자적 양심이 있다면 이제라도 신속히 재의요구를 철회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서울시의회에서는 혁신학교 조례안을 거뜬하게 재의결할 것이며, 서울시교육청의 비이성적인 행태에 대해서는 행정사무감사 등 의회의 모든 권한을 다해 원리원칙대로 대응을 할 것이다. 공교육의 대안으로 시작된 혁신학교는 이제 전국적으로 공교육의 표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미 거스를 수 없는 강물이 되었다. 이러한 혁신학교를 흑백논리와 진영논리로 재단하여 탄압하고 흠집내기를 계속한다면 아마 서울시민들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제발 오세훈 전임시장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기대한다. 일부 교장들의 이익을 위해, 학생과 학부모와 교직원들과 싸우는 교육감은 없기 때문이다.

문용린 교육감은 다중지능이론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다중지능이론이란 인간의 지능을 구성하는 언어, 논리-수리, 음악, 공간, 신체, 내면 성찰, 대인 관계, 자연 교감, 영성 등이 모두 상호 독립적이고 동등한 영역이라는 것이다. 이 중 어느 영역이 뛰어나다고 하여 다른 영역도 뛰어날 것이라는 법은 없다. 다시 말해 국영수 잘한다고 하여 모든 지능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이는 아홉 가지 지능 중 겨우 두 가지 경우에만 해당되며, 다른 일곱 개 지능 역시 국영수 못지않게 동등하고 독립된 능력들이라는 것이다.

교육 선진국 핀란드에서는 학생을 '학습이 빠른 아이와 더딘 아이'로 나눈다. 반면 우리는 너무 쉽게 '공부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로 나눈다. 국영수 잘하는 아이가 우수한 아이이고 우등생이고 모범생이다. 그러나 다중지능이론을 적용하면 이것은 심각한 편견이요 고정관념이다. 비록 국영수 성적은 부진해도 예체능 과목이 우수한 학생도 우등생이다. 심지어 교과 공부에서 부진하더라도 교우 관계가 좋거나, 내면 성찰, 자연 교감, 영성 능력이 뛰어나다면 그도 엄연한 모범생이다.

문용린 교육감은 자타가 공인하는 행복교육 주창자이다. 거의 매주 학교를 방문하여 학부모들을 모아놓고 특강을 한다. 주 내용은 말할 것도 없이 "꿈과 끼를 키워주는 행복교육"이다. 정리해보면 이런 내용이다. 첫째, 행복의 색깔은 저마다 다르다. 둘째, 감사하면 행복해진다. 셋째, 관점을 바꾸면 행복해진다. 넷째, 꿈이 있으면 행복하다. 다섯째, 몰입하면 행복하다. 여섯째, 행복은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일곱째, 가까운 곳에 행복이 있다. 여덟째, 행복은 나눌수록 커진다. 아홉째, 타인의 행복을 존중할수록 행복하다. 끝으로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

이렇게 다중지능이론과 행복교육으로 무장한 문용린 교육감, 특히 "걸음이 더딘 아이도 놓치지 않겠습니다"라는 선거공약을 서울시내 거리마다 크게 내걸었던, 교육학자 출신의 그는 당선되자마자 학생인권조례를 무력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다중지능이론과 행복교육을 학교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혁신학교에 대해서는 거의 '탄압' 수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 문 교육감과 가까운 사람을 만났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문용린 교육감이 그 문용린 교수가 맞는가? 혹시 동명이인이 아닐까? 아무리 이론 따로, 현실 따로라고 해도 그렇지 이 정도면 자기부정이 심해도 너무 심하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학자적 양심을 저버렸다며 '변절'이라는 단어를 조심스레 읊으며 탄식하고 있다.

서울시민 중 한 분이 문교육감에게 너무 큰 실망을 했다며, SNS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리고 직접 보내주기까지 하였다.

“<교육감선거에 나오기 전까지 문용린을 멘토 삼아 자녀교육 공부를 했었는데, 그 사람 책에서 그렇게도 강조하던 정약용 프로젝트(정직, 약속, 용서)과 다중지능이론은 모두 거짓이었음을 깨달아가는 매일입니다. 그 거짓말에 감동했던 제가 창피합니다.>

다음은 문교육감 후배와 제자들의 이야기이다.

“선거 과정에서, 또 당선 직후 보여준 문용린 교육감의 모습은 너무 달랐다. 혹시 동명이인을 잘못 뽑은 것이 아닐까 의심될 정도였다. 전교조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와 근거도 없이 거의 저주에 가까운 비난을 퍼붓는 모습은 그의 행복원리인 다양성의 존중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심지어 그의 행복교육론과 거의 다르지 않은 목표를 추구하고 있고, 어쩌면 그의 이상이 구현되고 있는 혁신학교를 전교조 소굴 등으로 표현하는 등의 모습은 훌륭한 교육학자로 쌓아 온 그의 명성을 매우 의심스럽게 만들었다.

그런 식의 표현들은 교육수준이 낮은 일부 우익 극렬주의자들이나 쓰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문용린 교육감이 전교조의 22년 전체를 싸잡아서 욕하는 것을 보고 크게 실망했다. 더구나 사실관계를 따져 보자면 문용린 교육감은 전교조와 교육부간의 역사적인 최초의 단체협약에 서명한 교육부장관이었다. 전교조가 22년 전부터 공교육을 휘저을 종북 좌파집단이라면, 그 전교조에 힘을 실어준 장본인인 것이다. 그러니 22년 전에 서명한 것이 잘못이거나, 아니면 지금 전교조에 대해 매카시즘적 선동을 하는 것이 잘못이거나 둘 중 하나다. 그리고 문용린 교육감이 예전에 훌륭한 교육학자였음을 감안한다면 아무래도 잘못 된 쪽은 지금이다.

훌륭한 학자는 이론적 완결성이 아니라 이론을 얼마나 구현했는가를 통해 평가받는다. 페스탈로치의 '라인하르트와 게르트루트', 듀이의 '민주주의와 교육' 같은 책들이 교육학의 명저로 꼽히는 까닭은 그들이 실제 그런 교육을 현실 속에 구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문용린 교육감에게 기회가 왔다. 부디 평생을 통해 닦아온 학문적 업적을 현실속에 구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과거 교육감님이 썼던 어떤 논문에도, 저서에도, 심지어 에세이에도 “좌파세력 몰아내고 교육계를 안정시켜야 한다”식의 주장은 없었다.

오히려 교육학자 문용린 교수의 주장은 한결같이 다양한 생각과 가치관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협력과 조화의 교육을 옹호하고 있었다. 잠깐의 권력을 위해 평생의 삶을 부정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모순 없는 마무리를 하기 바란다.


정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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